정부는 지난달 31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된 시행령은 대통령 재가 후 공포되는 즉시 시행된다.
◆개정 시행령 주요내용= 개정 시행령은 수도권 내 대학과 전문대학 간 통·폐합을 2009년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지방 4년제 대학은 수도권 전문대학을 통합한 후 이를 수도권 분교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수도권 전문대는 지방 4년제 대학과의 통합을 통해 4년제 대학으로 전환할 수 있다.
그러나 서울시 밖에 있는 4년제 대학과 서울시 안에 있는 전문대와의 통·폐합은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또 통합 시 전문대 정원을 반드시 줄여야 하며 관할 시·도지사의 의견과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수도권 밖에 있던 대학본부를 수도권으로 옮겨서도 안 된다.
통·폐합으로 줄어든 입학정원만큼 수도권 입학정원 총량도 줄인다. 지금까지는 통·폐합으로 정원을 감축해도 수도권 전체 입학정원 자체는 줄이지 않았다. 개정 시행령의 취지가 대학 구조개혁을 지원하기 위해서인 만큼 수도권 학생정원 증원의 여지를 없애겠다는 의미이다.
◆동일권역 제한 사실상 풀려= 시행령 개정으로 교육부는 그동안 법적 규제에 묶여 어려움을 겪어 온 사립대간 통·폐합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한다. 을지학원의 경우 지난 6월 을지의대(대전)와 서울보건대학(성남)의 통·폐합 신청을 했지만 권역이 달라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동일법인·동일권역 안에서만 대학 간 통·폐합이 허용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는 그동안 수도권정비계획법 상의 과밀억제·성장관리·자연보전 등을 위해 권역이 다른 대학 간 통합이나 지방대학과의 통·폐합으로 수도권 전문대가 4년제 대학으로 전환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해 왔다.
그러나 시행령 개정으로 ‘동일권역’ 조항은 사실상 의미를 잃게 됐다. 교육부는 개정 시행령이 공포되는 즉시 두 대학 통·폐합 심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법인이 다른 지방 4년제 대학과 수도권 전문대 간 통합도 기대된다. 먼저 법인끼리 통합한 후 대학을 통합하면 되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26개 법인이 4년제 일반대학과 전문대를, 3개 법인은 산업대학과 전문대를, 1개 법인이 2개 전문대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을지학원처럼 서로 다른 권역에 대학을 운영하는 법인은 명지학원(명지대, 관동대, 명지전문대), LG연암학원(천안연암대학, 연암공업대학)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