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지원액 준 대신 서울 주요사립대 늘어= 1단계 때 전체 지원금액의 40% 이상을 차지했던 서울대의 비중이 눈에 띄게 줄었다. 44개 사업단(팀)에 4백97억2천8백만원이 올 한해 지원된다. 총 지원금액 2천9백억원의 약 17%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그러나 서울대는 과학기술 15개, 인문사회 10개 등 대형사업단 25개와 전문서비스 3개 등 신청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선정돼 강세를 이어갔다.
대신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서울지역 주요 사립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가장 덩치가 큰 과학기술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연세대의 경우 13개 대형 사업단이 한해 1백66억원을 지원받는다. 1단계에서는 2개 분야가 주관사업단으로, 1개 분야가 참여사업단으로 선정돼 한해 53억원을 지원받았다. 1백13억원이 늘었다.
한양대는 한해 지원받는 금액이 1단계 19억원(3개 참여)에서 1백13억원(9개 사업단)으로 94억원이 늘었다. 고려대도 1단계 50억원(1개 주관, 4개 참여)보다 80억원이 늘어난 1백30억원(11개 사업단)을 한해 지원받는다.
성균관대도 1단계 12억원(3개 참여)에서 79억원이 늘어난 91억원(10개 사업단)을 매년 지원받게 됐다. 성균관대는 특히 과학기술, 인문사회, 전문서비스 분야 등 대형 사업단에 지원한 20개 사업단이 모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부산대·경북대·전남대 등 지방대 약진 두드러져= 경북대 부산대 전남대 등 지방거점 국립대의 약진도 눈에 띈다. 대학별 지원액 순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지역인재 양성을 위해 지역 라운드를 신설한 탓이다. 연간 지원액 2천9백억 가운데 37%에 해당하는 7백25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이 때문에 수도권 대비 지방대 선정 비율이 1단계 4% 수준에서 24%로 뛰어올랐다.
부산대는 19개 대형 사업단과 14개 소형 핵심사업팀 등 28개 사업단(팀)이 한 해 1백58억7천4백만원을 지원받는다. 대학별 지원액 순위 5위다. 경북대도 10개 대형 사업단과 5개 소형 핵심 사업팀이 선정돼 연간 1백19억3천9백만원(지원액 순위 8위)을 지원받는다. 경북대는 특히 지역 라운드가 아닌 전국 라운드에서도 생물, 수학, 기계 분야 등 3개 사업단이 선정되는 기쁨을 맛봤다.
전남대도 대학별 지원액 순위 10에 올랐다. 13개 대형 사업단과 14개 소형 핵심 사업팀이 선정됐다. 연간 지원금액은 88억2천2백만원이다. 엄상현 교육부 BK21기획단장은 “지역의 경우 통·폐합 등 구조개혁 실적이 좋은 부산대와 전남대가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역에 있으면서도 전국 라운드에 도전한 포항공대 역시 8개 대형 사업단이 과학기술 분야에 선정돼 ‘전국구’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 9개 사업단(팀)이 연간 1백19억3천9백만원을 지원받아 지원액 순위 7위를 차지했다. KAIST 역시 전국 라운드 과학기술 분야 8개 사업단과 인문사회 1개 사업단 등 16개 사업단(팀)이 1백6억1천9백만원을 지원받아 8위에 랭크됐다.
◆대학 서열화 고착화냐 과감한 투자 덕분이냐= 2단계 BK21사업 선정 결과 대학서열화가 고착화되어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 소재 한 사립대 관계자는 “선정 결과를 보면 우리가 선입견으로 알고 있는 대학서열과 비슷하다. 그것을 무시하지 못한 느낌이 든다”라고 말했다.
대학별 지원액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대학을 보면 그런 편중 현상이 두드러진다. 서울대를 이어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서울 주요 사립대가 10위 안에 포진했다. 서울대에 지원되는 금액이 줄면서 서울지역 주요 사립대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5개 대학에 한해에 지원되는 금액은 1천2백66억7천3백만으로, 전체 지원금액의 약 44%를 차지한다.(부산대, 포항공대, 경북대 전남대가 약진했지만 포항공대를 제외하고 나머지 대학들은 지역라운드와 국립대 통폐합 등의 프리미엄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치할 수밖에 없지 않냐고 처음부터 생각했다”고 엄 단장은 밝혔다. 엄 단장은 “대학의 명성이라는 것은 교육과 연구 여건, 특성화 등이 어울려서 나오는 것인데, 이런 것들은 평가지표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엄 단장은 또 “이번에 크게 약진한 서울지역 모 대학의 경우 엄청난 약진을 했는데, 교수 채용 때부터 우수인력을 스카우트하는 등 대학 차원에서 사생결단을 냈다고 들었다”며 투자를 많이 한 대학이 결국 좋은 평가를 받는 것 아니겠느냐는 취지로 말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학내 문제로 침체기를 겪었던 서강대의 경우 8개 대형 사업단이 신청했으나 과학기술 분야 2개 사업단만이 선정돼 체면을 구겼다. ‘서강학파’라고까지 불리며 명성을 자랑했던 경제학 분야가 탈락하는 등 인문사회 분야가 전멸했다.
2단계 BK21사업은 정부가 밝힌 세계 수준의 대학원 육성과도 연결돼 있어 선정 대학과 탈락 대학 간 격차는 앞으로도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