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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화, 총장 리더십이 중요해"
바바 아키라 도쿄외국어대학 부총장 인터뷰
"법인화이후 일본에서 교수되기 쉽지 않다"
대학 전원 입학시대, 구조조정 압력, 법인화…. 이웃나라 일본 대학들이 현재 겪고 있는 문제들이다. 특히 대학 법인화는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앞서 도입돼 일본 국립대 사례는 현재 법인화를 모색중인 우리나라 국립대의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국내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일본 국립대학 역시 현재 경기 불황과 저출산에 따른 구조개혁 압력을 받고 있다.

이렇듯 구조개혁 태풍 속에 놓인 일본 국립대학 중 어학교육에서 대표적인 명문학교로 유명한 도쿄외국어대학의 바바 아키라 부총장이 지난 23일 숙명여대에서 열린 '21세기 리더십포럼' 에 참석했다.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는 바바 아키라 부총장은 우리나라 대학이 현재 처한 상황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비슷한 상황에 놓인 한국과 일본, 양국 대학이 서로 협동해 난관을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바바 아키라 부총장과의 일문일답.

-도쿄외국어대학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도쿄외국어대학은 1873년 도쿄외국어학교로 출발했다. 당시 일본에 몰려들기 시작한 외국인과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외국어 전문가를 양성하고자 설립됐다. 1949년 4년제 대학으로 개편되면서 지금의 도쿄외국어대학 명칭을 가지게 됐다. 현재 50개 언어전공을 설치 운영 중이며 그 중 50%는 아시아 국가 언어들이다. 그러나 도쿄외국어대학은 단순히 언어만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기관은 아니다. 1,2학년 때는 집중적으로 언어능력을 향상시키고 3,4학년 때는 주로 전공 언어 지역의 역사와 사회, 문화를 배우도록 해 각 국가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오사카에 위치한 오사카외국어대학이 2007년 오사카대학에 통합되면서 내년에는 유일한 국립 외국어대학으로 남게 됐는데.

"오사카외국어대학과는 오랜 관계를 맺어왔다. 특히 우리는 매년 오사카외국어대학과 스포츠행사를 마련해왔다. 최근 5년 동안 오사카외국어대학에 지기만 했다. 학교통합으로 이런 전통적 행사가 내년부터는 어려워질 것 같아 서운하다.

오사카외국어대학과 오사카대학 합병은 두가지 큰 의미가 있다. 하나는 우리 대학이 유일한 국립 외국어대학으로 남게 됐다는 점이다. 우리 대학 입장에서는 기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 우리 대학과 오사카외국어대학이 도쿄와 오사카 지역에서 각각 '거점대학'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두번째는 오사카외국어대학이 오사카대학과 통합, 인문학 등에서 더욱 활발한 연구를 펼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오사카대학에 있어 이번 통합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 대학은 바짝 긴장해야 한다. 현재 두 대학간 통합이 합의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이들 대학 통합이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아직은 모르겠다.”

-한국 대학들의 주요 화제는 구조개혁이다. 일본 대학도 구조개혁 바람이 거센 것으로 보인다.

"일본 대학들도 정부로부터 구조개혁 압력을 받고 있다. 경기 불황 등으로 일부 작은 대학들은 이미 문을 닫았다. 알다시피 현재 일본 국립대학들은 매년 1%씩 예산을 감액하고 있다. 이는 법인화 이후 일본 국립대학이 모두 매년 1% 예산을 감액하는데 동의한 때문이다. 따라서 부족해진 예산 대신 외부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대학들은 서로 경쟁하고 있다. 지금의 구조개혁 경쟁은 그야말로 치열하다. 구조개혁 때문에 일본에서는 교수가 되기도 어려워졌다. 국립대학은 물론 사립대학에서도 교수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일본은 내년부터 '전원입학시대(수험생과 입학정원이 똑같아지는 것을 일컫는 일본의 시사용어)'에 들어간다고 알고 있다.

"누구나 대학에 갈 수 있는 시대가 되더라도 일부 유명 국립대학의 입학 경쟁률은 여전히 치열할 것이다. 하지만 학생 부족에 시달릴 작은 대학의 경우는 다르다. 학생 부족은 대학의 재정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 교육의 질은 곧 대학 생존의 관건이다. 대학들이 많은 학생들을 끌어들일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대학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닌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대학을 포함해 많은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한국 국립대학들도 법인화에 대한 압력을 받고 있다. 이미 법인화가 된 도쿄외국어대학 입장에서 국내 대학들에 조언한다면.

"법인화 장점 중 하나는 대학 구성원들이 위기감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우리 대학도 교수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잠을 편히 잘 수 없을 정도가 됐다. 법인화 이후 스스로 높은 수준의 연구와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경쟁한다. 법인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각자 얼마나 좋은 연구결과를 내놓고 얼마나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느냐이다. 법인화의 진실은 바로 대학이 공부와 연구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란 것이다.

법인화를 앞둔 대학의 미래는 총장의 리더십에 달려있다. 총장의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으면 법인화는 오히려 대학 발전의 장애물이 될 뿐이다."

최혜영 기자 (news@unn.net) | 입력 : 06-05-24 오후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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