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평생교육원의 효자 역할을 하는 것은 단연 자격증 취득 강좌다. 배움의 욕구도 해결하고, 실생활에서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자격증도 취득하자는 취지에서다. 대학평생교육원협의회 이영동 자격증관리국장은 “각 대학들이 한 두 강좌는 꼭 자격증 취득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며 “2~3년 전보다 20~30%정도 자격증 강좌가 늘었다”고 말했다.
◆자격증·재테크 등 실용강좌 인기=현재 대학의 평생교육원을 통해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은 무려 80여종에 이른다. 이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강좌는 단연 아동교육 관련 강좌다. 이영동 국장은 “논술, 독서, 어린이 미술·영어지도, 방과 후 아동지도 등 아동교육 파트가 강세를 띠고 있다”며 “교육에 열의가 있는 학부모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의 숙제를 돕는 일에서 가벼운 지도까지 학부모가 직접 챙기기 위해서 수강한다는 말이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평생교육원의 키워드로 ‘재테크’와 ‘창업’도 빼놓을 수 없다. 연세대는 '부동산 컨설팅과 투자전망(입문, 고급)', '부동산경매 투자분석' 강좌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연세대 사회교육원 임호용 연구원은 “최근 부동산을 재테크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부동산 컨설팅과 투자전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직장인들까지 퇴근 후 강의를 들으러 오는 경우도 많을 정도”라고 말했다. 동국대 사회교육원도 최근 부동산 재테크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점을 고려해 2년 전부터 16주 과정의 ‘부동산 투자 전문가 과정’을 마련했고, 건국대도 ‘부동산 투자분석사’ 과정 등을 강의하고 있다.
창업과 취업관련 강좌들도 인기를 얻고 있다. 숭실대 평생교육원에서는 판매·유통 전문가를 양성하는 유통관리사 2급 과정을 개설, 직장인과 일반인에게 자격증 취득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숙명여대 평생교육원은 주5일제 확대로 외식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을 반영해 2004년부터 ‘외식산업 경영 컨설턴트 과정’ 을 개설, 외식업체 창업과 경영 노하우를 가르치고 있다.
◆‘학원화’냐 ‘전문화’냐=대학 평생교육원이 실용·전문 강좌 위주로 개편되는 추세에 대한 평가는 대학 내에서도 긍정과 부정으로 엇갈리고 있다. ‘평생 교육의 실현’이라는 애초의 목적에서 벗어나 ‘학원화’하고 있다는 우려와, 대학에서 설치한 평생교육 시설답게 세분화·전문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교차하고 있는 것. 한 대학 평생교육원 관계자는 “평생교육에 대한 근본취지는 운영주체에 따라 바뀔 수 있다”라며 “재정적인 수익이 나는 쪽으로 평생교육원을 운영하는 대학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각 지방자치단체에까지 평생교육 시설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대학 평생교육원이 나갈 방향은 ‘전문화’와 ‘특성화’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교육부가 2001년부터 ‘평생학습도시’를 선정하는 등 전국적으로 평생교육을 장려하면서 자치단체들마다 평생교육 시설을 개설, 저렴한 수강료로 주민들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한서대 평생교육원 차경문 주임은 “초기 평생교육원이 백화점의 문화센터처럼 주부들을 상대로 교양과 취미에 주력했다면 최근에는 전문 자격증, 학점은행제, 최고경영자 과정 등으로 차별화, 전문화되고 있다”라며 “이는 각 지자체마다 평생교육 시설을 개설하는 상황에서 전문화, 특성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숭실대가 음악교육 분야에서, 중앙대가 전산교육 쪽으로, 세종대가 호텔관광 분야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등 적지 않은 대학들이 평생교육원에서도 특성화를 꾀하고 있다.
차영호 아주대 평생교육팀장도 시청과 구청 등 지자체들이 잇따라 평생교육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살길은 ‘전문화’에 있다는 견해다. 그는 “비교적 가벼운 취미·교양강좌는 지자체 등이 개설한 교육기관에 맡기고 대학은 깊이 있는 교육을 담당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평생교육원이 ‘한직’?= 현재 대학의 평생교육원은 대학 내에서 ‘한직’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학의 부속기관으로 설치된 탓에 정책순위에서 밀려나고 있고, 대학본부에서 평생교육원으로 인사이동을 받을 경우 “좌천됐다”는 평가를 듣기도 한다. 한서대 최경문 주임도 처음 평생교육원으로 발령받았을 때 그런 생각을 가졌다. 그는 “4년 전 이곳으로 왔는데 처음에는 좌천됐다는 실망감이 들었다”면서 “그러나 4년 동안 일하면서 많은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향후 고령화 가속화되면 노인 인력개발 분야가 각광을 받게 될 것이고, 평생교육원이 그 몫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또 주5일제 실시 등으로 삶의 질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평생교육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갖고 있다.
그러나 대학의 평생교육원이 이러한 인식을 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학 측의 정책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한 대학의 평생교육원 관계자는 “부속기관이기 때문에 지원이나 정책순위에서 밀리고 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정책변화가 필요하다”며 “80년대 중반 ‘사회기여’를 지향하며 설립하기 시작한 만큼 이익도 중요하지만, 명분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