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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한국외대 파업]④배경은
한국외대 파업은 표면적으로 인사·징계위원회 노사 구성비,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이 쟁점으로 부각돼 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여기에는 그동안 강화된 직원 위상에 대한 구성원들의 불신과 견제가 배경이 됐다. 이는 외대의 '공영재단'이 '강력한 구심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교수 또는 대학 본부와 직원 등 구성원간 주도권 다툼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노사의 불협화음은 지난 2월 박철 신임 총장이 취임을 앞두고 단행한 인사에서 10년 이상 직원으로 보임해 온 총무처장직을 교수에게 넘기면서 촉발됐다. 이어 노사는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교섭에 돌입했으나 2차 교섭 이후 대학측이 노조에 단협 해지를 통보하면서 사태가 악화됐다. 이후 한달도 채 못된 4월 6일 노조는 총파업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윤병호 노조 선전홍보국장은 "2월 초 보직인사에서 총장이 직원 총무처장을 직위해제하고 그 자리에 교수를 임명했을 때 직원들이 술렁였다"며 "특히 학교측의 일방적인 단협 해지는 정상적 노사관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라고 말했다.

이정철 노조 지부장은 "학교측이 노조를 무시하고 말살하려 한다"며 "지난 총장선거에서 민주적 총장선출을 요구했던 직원들에 대한 보복 행위"라고 주장했다.

학교측은 노조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김춘식 홍보실장은 "총무처장을 교수로 임명한 것은 법인 정관 92조에 의거한 적법한 조치"라며 "직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이해하지만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단협해지와 관련, 학교측 교섭위원인 김동훈 대학원 교학처장은 "기존 단협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으면 노조가 단협 갱신을 위해 협상에 적극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기존 단협 해지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종전 단협이 지난 2월말 기간 만료했지만 '효력기간이 경과해도 협약이 갱신 체결될 때까지 기존 협약의 효력이 지속된다'는 특약조항이 기존 합의내용에 포함된 데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국외대 장기 파업의 이면에는 최근 몇년간 지속된 대외 경쟁력 하락에 따른 위기위식도 일부 작용하고 있다.

외대 동문 출신인 신임 총장 등 본부 보직자들은 행정개혁 등 문제점을 시급히 바로잡지 않으면 더이상 도약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 따라 '원칙 없이 타협하지 않는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외대 노조는 대학가에서 대표적인 강성 노조로 분류되고 있다. 노조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학교 내외부에서는 학교 직원(조합원)들이 대학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직원들이 대학을 망가뜨리고 있다"며 "직원들이 학교의 주인인양 행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교수, 학생들을 대하는 직원들의 서비스 질은 다른 대학에 비해서도 크게 낮다"고 말했다.

노조는 대학 경쟁력 하락의 주범으로 지목된데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최근 대학의 경쟁력 하락을 직원 탓으로 돌리는 것은 잘못"이라며 "학생 1인당 교수 비율 등 낙후한 교육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외대는 최근 몇년간 급속한 대외 경쟁력 하락을 경험했다. 외대가 이번 일을 지혜롭게 극복하고 제2의 도약기를 맞을 수 있지, 공멸의 나락으로 추락할지 주목되고 있다.

김은영 기자 (news@unn.net) | 입력 : 06-08-14 오후 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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