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재직 시절엔 피부로 느낄 수 없었던 어려움을 체험하고 있다. 와서 보니 지방대학이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주저앉을 수는 없다. 위기는 기회다. 이를 ‘극복’하는데만 그치지 않고 더 높이 도약하겠다.”
취임한지 3개월,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느냐고 물었다. 대답 대신 정 총장이 보인 것은 양복 안주머니에서 꺼낸 종이 쪽지 한 장. 학과 순방 일정을 적은 시간표였다. 정 총장은 취임 직후 단과대학을 순방하면서 업무 보고를 받는 등 현황 파악에 나섰다.
이어 지난달 말에는 학과탐방을 시작했다. 교수·학생들에게서 직접 학과의 애로사항과 대학운영에 대한 아이디어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것. 현장의 상황이 녹록치 않은 만큼 ‘적확한 진단’이 먼저라는 판단에서다.
얼마 전에는 생물자원산업센터에 방문, 셔틀버스를 운행해달라는 학생들의 건의를 받고 당장 내년부터 실시하라고 조치했다. 상담심리학과에는 다음 학기에 2~3명의 교수를 추가 충원할 것을 지시했다. 이 학과는 편제 완성이 덜 돼 교수가 3명 뿐이었지만 이들이 학부 강의 외에 특수대학원 강의도 맡는 등 업무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한 조처였다. 이밖에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은 모아 종합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다.
‘제 2 창학’도 준비 중이다. 정 총장은 “동신대는 내년 개교 20주년을 맞아 ‘성년’이 된다”면서 “내년 4월 개교기념일에 맞춰 2020년 완성을 목표로 하는 장단기발전계획을 수립하는 등 ‘제 2 창학’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최근 정 총장은 장단기발전계획위원회를 가동시켰다. 교수 등 구성원 30여명이 참여하며 위원회가 안을 마련하면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어 숙성시키고 외부 전문가의 자문도 받을 예정이다.
제 2 창학을 위한 자신의 복안도 공개했다. △문화관광콘텐츠 △생물산업 △한방복지 3개 분야를 중심으로 한 특성화에 이어 2단계로 공과대학 에너지 분야를 특성화한다는 계획. 2007년까지 나주시에 한국전력 등 에너지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한 혁신도시가 들어서면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한 2단계 특성화가 주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동신대는 나주시에서 가장 큰 규모의 대학이다.
조직개편과 직원능력개발을 통해 대학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이에 따라 동신대는 최근 국제교류 강화에 따라 기획처 산하의 국제교류과를 별도 처로 독립시키고 행정 효율성 확보를 위한 팀제 도입을 타진하고 있다. 정 총장은 “팀제 도입 등 내용에 대해 구성원이 반대하면 도입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대학이 효율적이고 탄력적인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 중심”이라고 말했다.
행정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직원능력향상프로그램도 가동할 방침이다. 정 총장은 이를 가칭 ‘동신아카데미’로 소개했다. 당장 이번 주부터 12월 말까지 매주 한 차례 1시간 30분씩 내·외부 인사를 초청해 직원 전문성 향상을 위한 강의를 마련할 계획. 첫 강의는 정 총장이 직접 맡는다. 이어 내년부터는 매달 한번씩 외부 강사 초청 특강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공유할 생각이다.
다양한 대학 발전 구상을 밝히면서 정 총장은 특히 구성원의 참여를 누누히 강조했다. “개혁은 하나의 결과물일 뿐,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이다. 대학의 발전 과정에서 우리는 탑-다운(Top-down) 방식을 지양하고 아래로부터 시작되는 변화를 중시할 것이다.”
30여년 교육부 경력의 백그라운드를 가진 정 총장. 교육 정책과 이론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의 경험이 위기의 지방 사립대학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4년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정 총장은 중앙고,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출신. 행정고시 19회 합격 이후 30여년 동안 교육부에서 잔뼈가 굵은 교육관료로 충북대 사무국장, 교육부 국제교육협력관, 서울대 사무국장, 대통령 교육비서관, 교육부 차관보, 서울시 부교육감을 거쳤다.
한편 동신대는 문화관광대학, 보건복지대학, 한의과대학 등을 중심으로 특성화를 추진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문화관광인력양성사업(2005년, 대형), 농어촌건강복지서비스전문인력양성사업(2006년, 중형) 등 누리사업에 선정돼 4년간 각각 278억원, 75억원을 지원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