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원래 ‘경(?)이란 ‘얼굴에 자자(刺字)한다’는 뜻을 지녔다. 따라서 ‘경’이란 그 뜻대로 과거에 범죄자의 몸에다 전과자라는 사실을 문신해 치욕을 주는 형벌인 것이다.
영조 이전에는 나랏돈이나 세금을 횡령한 관리 즉 세금 도둑에게는 오른쪽 팔뚝에 그 경을 쳐서 죽을 때까지 지울 수 없게 했다. 가로 세로 1치 5푼 크기의 글자를 문신이라고 하는데 횡령한 종류에 따라 도관전(盜官錢: 관청 돈을 도둑질한 사람), 도관량(盜官糧: 관청 양곡을 도둑질한 사람), 도관물(盜官物: 관청 물건을 도둑질한 사람) 등으로 분류하여 새겼다.
영조시대에 이르러 이 제도가 가혹하다는 여론에 따라 폐지되었지만, 고려조에는 팔뚝이 아닌 이마나 얼굴에 새김으로써 종신토록 망신을 시켰던 것이다.
이렇게 이마나 얼굴에 바늘을 찌르고 먹물을 넣어 영원히 변하지 않게 하는 이른바 자자형(刺字刑), 즉 문신을 하였으니 포교들이 자주 이들을 찾아와 괴롭게 감시를 하였을 뿐 아니라 얼굴에 문신이 있기 때문에 전과자라는 것이 표시가 나서 함부로 백주에 대로를 활보하고 다닐 수가 없었다.
당시는 체면이 제일로 삼던 시대이었으므로 조상의 제사는 물론 친족간에도 왕래를 꺼렸다. 그들은 아무리 문신을 가리려 해도 남들이 먼저 죄인임을 알아보기 때문에 거리에 함부로 나돌아다닐 수도 없었다. 설사 함부로 거리에 나갔다가는 동네 사람들의 지탄은 물론 심지어 동네 어린 아이들까지도 “저 이는 경을 친 사람이야!”하고 침을 뱉고 지나갔으며 그 집 아이들까지도 “저 놈은 경친 놈의 자식이니 같이 놀지 말자.”하고 따돌림을 했다.
이처럼 경을 친 죄인은 그 자식에게까지 대물림을 하여 고통을 당했던 것이다.
이러한 뼈아픈 내력을 지닌 ‘경을 치다’는 말이 지금은 그 뜻이 많이 변해서 자식들이 약간의 실수를 했을 경우도 ‘경을 칠 녀석’이라고 사용하기에 이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