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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총리 자진사퇴해야"(상보)
"학자는 양심으로 사는데"..학계·정계 '사퇴' 촉구 잇따라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논문표절 의혹에 이어 연구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확산되면서 각계에서 김 부총리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8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소속된 국민대 연구팀은 두뇌한국(BK)21 사업비를 받은 뒤 과거 논문을 재탕한 김 부총리 논문을 BK21 연구실적인 것처럼 보고한 사실이 추가 확인됐다.

김 부총리는 국민대 교수 재직 때인 1998년 8월 한국지방정치학회보에 '공익적 시민단체의 정책적 영향력에 관한 연구:지방자치제도 관련 활동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을 실었다. 이어 1999년 12월 이 논문을 국민대 사회과학연구소에 제목을 '정책결정과정에 있어서 시민단체의 영향력:지방자치 관련 제도개혁을 중심으로'로 바꿔 게재했다.

두번째 논문(1999년 12월)은 BK21사업 지원금을 받기 이전인 1998년 논문과 동일한 내용이지만 BK21 사업 실적으로 보고됐다.

장수영 포스텍 교수(전 포항공대 총장)는 "다른 부처 장관이라면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지만 교육 책임자로서는 옳은 일이 아니다”며 김 부총리의 자진사퇴 결단을 촉구했다. 장 교수는 “학계 관행이었다는 말도 있지만 대학개혁을 이끌어가야 할 사람이 자기는 관행이었다고 말하고 넘어간다면 다른 사람들도 이런 비슷한 문제가 생겼을 때 그렇게 말하면 그만이냐는 거냐”며 “교육의 책임자로서 오래 견디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50년대에는 초등학교에서 수학여행 가다 사고가 생겨 인명사고가 나도 교육부장관이 바로 사표를 냈다”며 “예전에는 윗사람이 책임지는 풍토가 있었는데, 그 풍토가 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유제구 서울산업대 교수도 “학자가 양심 가지고 사는 건데, 어떤 방법이든 정의롭지 못한 일이 있었다면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김 부총리가 자진사퇴해야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유 교수는 “요즘도 대학원생 등쳐서 논문 쓰고, 연구실적 발표하는 경우가 많은데, 말도 안 되는 일이다”며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게 비정상이 됐고, 비정상이 정상인 사회에서 일일이 대꾸할 가치조차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학계의 성명서도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이하 민교협)는 "제자 논문 표절 의혹 등은 단순히 장관직 사퇴로 끝날 일이 아니다"며 김 부총리에게 교수직까지 내려놓을 것을 촉구했다. 민교협은 "학자적인 양심 회복만이 아니라 교육행정의 정상적인 운용을 위해서라도 김 부총리에게 자진해서 사퇴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한다"고 밝혔다.

전국교수노동조합(이하 교수노조)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사퇴를 요구했다.

교수노조는 "상당한 연구비가 걸린 과제에 대해 제목까지 바꿔가면서 보고한 것이 제자의 단순한 실수였다는 해명을 믿을 수 없다"며 "그는 이미 도덕적으로나 교육적으로 학생들의 교육을 지휘 감독하고 교수들의 연구를 촉진시켜야 할 교육부총리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김 부총리의 '논문 부풀리기 논란' 등 자격 시비를 두고 정가에서도 파문이 일고 있다.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여당 일각에서도 '사퇴 불가피론'에 대한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야당이 전날에 이어 김 부총리의 즉각 사퇴를 거듭 촉구한데 맞서 지금까지 사퇴론 불가라는 공식 입장을 보여온 여당 일각에서 김 부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전여옥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김 부총리가 제자의 논문을 베꼈다는 의혹을 들으면서 더이상 교육부총리를 할 수 있겠느냐"며 "공직자의 도리를 넘어서 어떤 원칙을 갖고 살아온 사람인가 회의하게 된다"고 비난했다.

이주호 의원도 "김 부총리가 교육정책에서 전문성과 경험이 없다는 것은 인사청문회에서 밝혀졌고 이번에는 도덕성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면서 "이쯤에서 사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본인이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 공인으로서 당연한 도리"라고 가세했으며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도 "교육부 수장의 도덕적 문제가 교육행정을 마비시키는 치명적 문제로 될 수도 있다"면서 "청와대와 당사자의 현명한 판단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우리당 일각에서는 김 부총리의 거취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지도부 책임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교육위 소속의 한 의원은 "지금까지 불거진 논란을 학계의 관행이라고 치부 하기에는 교육부총리라는 자리가 너무나 엄중하다"며 "본인이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에 스스로 거취를 판단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사퇴 불가피론을 주장했다.

한 초선의원은 "김근태 의장이 김 부총리의 지명이 부적절하다는 당내기류를 청와대에 정확히 전달했어야 한다"며 "당청관계가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청와대 뜻을 따랐다가 결국 당이 패대기쳐진 상황 아니냐. 지도부도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 "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상호 대변인은 "논문 중복 제출에 약간의 실수가 있긴 하지만 부총리 직에서 물러날 사안은 아니다"며 "정략적인 이유로 김 부총리를 흔들겠다는 판단에 근거해 벌이는 '먼지떨이식' 정치 공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날로 확산되자 청와대도 당혹스러운 분위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는 일단 김 부총리의 해명 등 표절논란에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이병완 비서실잘 주재로 이날 아침 열린 일일상황점검회의에서도 김 부총리의 '표절 논란'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밝히기는 꺼리지만 "김 부총리 논문 문제는 당시 대학 교수들 사이의 관행이고 있을 수 있는 일 아닌가"라는 인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교육부총리 인선 검증 과정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결격 사유'로 점검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권형진·이경탑 기자 jinny·hangang@unn.net

관리자 기자 (news@unn.net) | 입력 : 06-07-28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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