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1부 ‘도서관의 세계화, 지식의 세계화로’
2부 ‘이제는 마케팅 시대’
3부 ‘전문화 바람, 어디까지 왔나’
4부 ‘블루오션을 찾다, 다기능복합화’
5부 ‘첨단화, 유비쿼터스로 승부한다’
◆문화를 알고 즐기게 하라
“처음에는 학생들의 문화교육 차원에서 기획한 것인데 수천명의 지역주민들까지 폭발적 반응을 보여 깜짝 놀랐습니다.”
인제대 백인제기념도서관에서는 지난 3월 13일부터 25일까지 재팬위크를 마련했다. 대학으로서는 최초로 재부산일본국총영사관과 공동주최한 일본 문화전시회를 비롯해 일본 현지에서 초청한 공연단의 춤과 무용, 라쿠고 공연, 다도시연, 전통복장체험 등 다양한 행사들로 꾸며졌다. 5월에는 몽골위크가 이어졌다. 몽골영화제와 몽골음식체험, 후핼대이 춤, 야트그와 호치르, 샨즈 연주 등의 몽골민속예술공연이 마련됐고 행사가 끝난 후 박재섭 도서관장은 몽골 내무장관의 초청을 받아 몽골 대통령궁을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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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서관이 이용자들의 삶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다양한 노력을 보이고 있다. 시민들 스스로 알지 못했던 문화적 욕구를 일깨우는 동시에 이를 충족시키는 삶의 공간으로서의 도서관이 갖는 블루오션의 가능성이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
오는 11월에는 인디아위크가 마련될 예정이다. 인도정부와 대사관이 비용의 일부를 자진해서 부담하겠다고 나설 정도도 적극적이다. 인도 전통인형전과 인형극, 전통공연단의 무대공연 등이 준비될 예정이다. 이번에 초청되는 인도 전통인형극 공연단은 지난해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으로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들이 우리나라를 찾게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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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학은 도서관 관내에 ‘문화기획팀’이라는 TF팀을 만들어 지난해부터 각종 문화 행사와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호응은 기획자들 스스로가 놀랄 정도. 지난해 닥종이 인형전은 3일간 예정이었으나 연장개관 요청으로 5일간으로 늘여 행사를 진행했으며 밤 8시가 되서야 문을 닫을 수 있을 만큼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이 인형전을 보기 위해 지역주민 7,000여명이 인제대 도서관을 찾았다.
문화이벤트는 대학 밖으로까지 뻗어나간다. 지난 4월 29일에는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과 보성다원 등을 방문하는 1차 문화탐방이 진행됐으며 이달 16일에는 백두대간의 중심인 문경을 찾는 2차 탐방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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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팀장은 “지금은 도서관 관내 문화기획팀이 아니라 대학 전체의 문화기획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제대 도서관의 경우처럼 적극적인 문화행사나 기획에 나서는 대학 도서관은 별로 없었다. 심지어 대학 차원에서도 이같은 적극성을 보이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래서인지 인근의 부산대가 벤치마킹에 적극 나섰고 서울 소재 일명 주요 대학들에서도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멀티 유저들의 다양한 욕구 충족
대구대 도서관은 지난 6월 4개의 전시관으로 꾸며진 월드컵 축구 코너를 운영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본선 진출국 유니폼과 축구스타들의 미니어처, 월드컵 공인구 등의 축구용품을 전시했다. '월드컵 및 축구자료 열람 코너‘는 월드컵과 축구 관련 단행본이나 잡지 등이 비치됐고 월드컵 축구 영상물 코너에서는 2002년 월드컵 명장면과 축구를 주제로 한 영화 등을 DVD로 볼 수 있도록 했다. 대구대는 대학 도서관이 문화 아이콘인 월드컵의 흥분과 감동을 공유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같은 행사를 마련했다.
그보다 앞서 지난 4월 26일 동서대 중앙도서관은 한세대 겸임교수이자 ‘땅끝에서 오다’, ‘땅끝의 시계탑’ 등의 작가 김성일씨를 초청해 작가와의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동서대가 진행하는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은 이번이 열아홉번째. 한양대도 지난 5월 25일 작가 공지영씨를 초청해 강연과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다. 연세대 중앙도서관은 이달 23일부터 이틀간 고려초조대장경, 고려재조대장경, 고려사경을 비롯해 조선 초기 활자본 등 보물급 귀중자료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같은 다양하고 유익한 프로그램들은 대학 도서관만이 아니라 공공 도서관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여름방학 청소년들을 위해 마련된 체험 프로그램 중 하나가 수원 선경도서관의 ‘세계문화유산 화성행궁을 알자’. 문화유산 해설사가 어린이들의 화성행궁 답사에 동행해 화성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줬다.
밤하늘의 별자리와 태양의 흑점을 천체망원경으로 직접 관측하는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누리 천문대가 설치된 군포 대야도서관이 천문학, 우주항공에 대한 호기심을 일깨우고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것. 따로 독서캠프 프로그램을 통해 충남 청양에서 도미노 게임과 갯벌 체험을 준비하기도 했다.
김포 시립도서관에서는 월드컵의 상징 ‘붉은 악마, 도깨비 문양에 대해 알려드려요’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실존인물인 치우천왕 이야기는 물론 일상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역사 학습 놀이를 마련한 바 있다.
이 달에도 도서관 관련 행사가 풍성하게 이어진다. 성남 중앙문화정보센터는 초보 부모들을 위해 매주 1회씩 ‘유아 동화읽어주기’, ‘유아를 위한 동화구연’을 열고 있다. 도봉도서관도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양강좌 ‘우리 아이 발표력 기르기’, 해설이 있는 실내악 음악회, 세밀화 전시회 등을 마련한다.
◆‘블루오션, 도서관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대학 도서관이나 공공 도서관이 진행하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가히 폭발적인 호응은 결과적으로 문화적 욕구가 그만큼 컸으나 욕구를 충족시켜줄만한 도구나 기회가 없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한국도서관마케팅연구소 이우정 소장은 “이용자들과의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도서관은 이용자들의 문화적 욕구 충족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찾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도서관은 교양을 쌓고 학습을 하고 삶의 여유를 주고 생활을 풍부하게 하는 곳”이라며 “그러한 역할을 해내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이 지원과 열의”라고 말했다.
도서관이 나서야 하는 이유는 도서관이 그같은 역할을 해낼 기반을 충분히 갖출 수 있는 역량과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이나 구성원들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장소의 역할, 누구나 언제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갈 수 있는 문화전도사의 역할을 기꺼이 맡아야 한다.
도서관이 단순한 자료 찾기나 도서 대출의 장소에서 머물던 시대는 갔다. 도서관이 종전의 단순한 서고의 역할에 그친다면 도서관의 설 자리는 점점 더 좁아져갈 수 밖에 없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도서관이 문화를 배우는 가장 찾기 쉽고 부담없으며 가깝고 편안한 장소가 된다면 도서관의 무한한 블루오션은 눈앞에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