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이사 선임 현황과 주요 경력
임시이사는 임원 취임 승인이 취소되거나 학교법인이 이사의 결원을 보충하지 않아 학교법인의 고유 목적을 달성할 수 없거나 손해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될 때, 교육부장관이 선임한 이사로 정부가 인선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는 점에서 관선 이사로 지칭돼왔다.
13개 사학법인 관선 이사
2006년 7월 현재 교육부에서 임시이사가 파견된 4년제 대학법인은 지난 88년 처음 제도가 시행된 이후 올해까지 모두 19개. 연도별로는 지난 19년 동안 거의 매년 한 대학 이상 임시이사가 파견됐다. <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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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상지대, 한성대, 한국외대, 단국대, 서원대, 극동대 등 6개 법인은 정이사체제로 전환했고 현재는 13개 학교법인 이사회에 97명의 임시이사가 참여하고 있는 상태다.
본지가 최근 임시이사가 파견된 4년제 사학법인의 이사장과 이사 주요 경력을 분석한 결과 이사장 13명 가운데 전 현직 총장이나 교수 등 교육계 인사가 6명으로 전체의 46.2%를 차지했으며, 교육계 및 법조계 관료가 4명, 기업체나 시민단체, 종교계 인사가 각각 1명씩으로 나타났다. <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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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전체를 포함할 경우 대상 폭은 좀 더 확대돼 전체 임시이사진 가운데 전 현직 대학 총장이나 교수 경력자가 46명으로 46.4%를 차지했으며, 교육 관료나 정치인이 16명으로 16.5%, 판사, 변호사, 회계사 등 관련 분야 전문직 종사자가 14명 14.4%의 분포를 보였다.
이밖에 임시이사가 파견된 대학의 동창회장이나 시민단체 인사가 9명으로 9.3%, 언론기관 종사자가 7명으로 7.2%를 나타냈으며, 기업체 임원이나 관련 종교계 인사도 5명으로 5.2%를 나타냈다.
임시이사제 실효성 논란 증폭
법인 이사회의 임원 취임 승인이 취소되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학교법인 이사가 △사립학교법이나 시행령의 규정을 위반한 때, △임원간 분쟁이나 회계부정 등 현저한 부당행위로 인해 학교법인의 설립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한 때, △학사행정에 관해 학교장의 권한을 침해하였을 때 교육부장관이 그 사유를 들어 시정을 요구해도 응하지 않을 때 등이다.
그러나 정치권과 교육계 일각에서는 교육부 임시이사 선임 제도를 두고 정책의 실효성이나 대학벌전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아왔다.
설립자와 갈등, 재정 확보 어려움
괸선이사가 파견된 대학법인의 경우 학교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지만 내부의 파벌과 법인 설립자나 후손들과의 갈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재정여건과 수익사업의 한계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당시 대구외대 이사장으로 선임됐던 이영조 현 대구외대 총장은 이사장 재임시 재단의 정상화를 위해 신입생 모집을 확대하고 교직원의 인건비를 줄여 대학을 운영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했으나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거액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설립자 측의 투자 없이 학교가 정이사체제로 전환되기는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른바 관선이사체제 하에선 별도의 수익사업도 할 수 없어 정이사체제로의 전환을 더욱 힘들게 한다는 주장이다.
조무성 전 총장의 입시부정과 이사정족수 부족으로 1997년 임시이사체제가 된 광운대의 강문규 법인 이사장도 재단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설립자 2세간 갈등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교육계 주변의 시각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은 지난 3월 2002~2004년 임시이사 파견 대학의 교육현황 자료 분석을 토대로 "임시이사 파견대학의 경우 경영성과는 악화된 반면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은 오히려 높아지는 등 부작용이 많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주관적 선임 방식도 걸림돌로 지적
이밖에도 교육계에서는 교육부의 주관적인 임시이사 선임과 원칙 없는 정이사체제 전환 유도도 임시이사 제도 실효성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상존해왔다.
이는 그간 교육부의 임시이사 선임 기준이 해당 대학이나 법인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적임자를 찾기 보다는 교육부 주변의 전직 관료들이나 사회적 명망가 중심으로 선임해 임시이사의 독자적인 활동을 제한해왔다는 비판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교육부총리의 개인적 이해관계에 있는 인맥이나 코드가 맞는 정치권 인사 인선으로 임시이사 선임 대학에 정부의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려 한다는 시비가 많았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교육부가 지난달 13일 임시이사 선임 규정을 마련, ‘임시이사 후보자 심의위원회’의 심의와 추천을 받되 교육부 지명 임시이사의 범위를 3분의 1 이하로 제한키로 명문화한 것도 이런 비판을 의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학가 일각에서는 대학 분규해결과 안정적 운영에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관선이사의 역할을 폄하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학교 민주화 정상화 기여 시각도
관선이사로 참여하는 인사들이 대체로 지역이나 사회에서 인정받아온 인물로 객관적인 일처리가 가능하고 문제가 있던 법인으로부터 대학을 보호하는 역할과 함께 학교의 자율성과 자립성을 보장하는 등 정상화 노력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것.
오랜 기간 관선 이사체제로 유지되어온 영남대와 조선대의 경우 대학 의사결정구조를 교수·직원·학생이 참여하는 자율적 3자 협의기구로 만들거나 대학 교원 중심의 총장 선출과 교원 임용의 자율권 행사 등으로 학내 민주화를 이뤘다는 평가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부패재단 복귀저지와 학교정상화를 위한 임시이사 파견학교 공동대책위원회'는 "대학의 과거 소유자들이 사유재산쯤으로만 간주하고 있는 학교를 영원히 빼앗길지 모른다는 강박관념에서 임시이사 체제가 학교 정상화의 걸림돌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반박했다.
교육부가 최근 대구대, 영남대, 조선대, 덕성여대, 세종대, 광운대, 탐라대 등 7개 대학에 대해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정상화 추진계획을 받고 추진 내용에 따라 연말까지 정이사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히고 나선 것도 임시이사제 선임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정병걸 사립대학지원과장은 "임시이사를 선임할 당시의 파견 사유가 해소된 대학을 정이사 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이 교육부의 기본 방침"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법인· 교수ㆍ학생 등 구성원들의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바람직한 사학은 구성원 사이에 신뢰관계가 확보되고 서로 인정하며 공동의 발전을 모색할 때 나온다는 평범한 진리가 관선이사제 선임 논란의 갈등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