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대학의 갖가지 부조리와 비효율, 사회적 요구에 대한 둔감함, 도덕성과 권위의 상실, 무기력의 만연 등 대학사회의 어두운 그림자와 문제의 뿌리를 깊이 들추어보면 대학사회의 총체적인 리더십 부재와 취약성이 드러난다. 더 큰 문제는 대학사회의 리더십 위기의 실상을 애써 외면하거나 아예 느끼지도 못하는 불감증 현상이다.
우리 대학의 리더십 발휘와 책무는 대학사회의 구성원과 정치경제적 압력, 제도 시스템과 같은 상황적 요소들이 작용하고 있으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정당성의 파워와 정책 결정의 권한을 가진 총장의 리더십이야말로 대학조직 전체 리더십의 핵심요소이자 촉매체다. 리더십은 조직의 모든 계층이 공유하고 분담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직의 비전과 정책, 전략 등 대학 운영 기조와 방향의 설정과 조직 관리의 최고, 최종 책임자는 대학 총장의 리더십의 몫이다.
대학총장의 리더십은 최근 논문 표절 시비와 중복 게재 논란 등으로 땅에 떨어진 대학에 대한 국민적 신뢰와 권위의 회복이라는 가장 무거운 책무성까지 안고 있다. 대학총장 뿐만 아니라 주요 보직교수 등 대학 정책, 의사결정자를 비롯한 모든 교직원들이 리더십의 모범을 보여줄 수 있는 리더십 혁신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 됐다. 총장이나 교직원들이 보여주는 리더십의 모습이 학생들에게 리더십에 대한 그 어떤 명강의나 고급지식보다도 더 생생한 모델링 학습이 된다.
우리 대학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대학 총장이 먼저 학교의 변화와 혁신 그리고 교육개혁의 출발점이자 전제요소가 다름 아닌 총장의 리더십이라는 확고한 인식을 바탕으로 학교의 모든 구성원이 공유할 수 있는 협력적이고 수평적인 21세기 리더십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립하고 실천해야 한다. 대학은 그 어떤 사회나 조직보다도 자체적인 리더십 발휘나 교육의 우월한 조건과 환경을 갖추고 있다. 총장의 리더십은 대학 사회의 연구원들과 교수인력 등 갖가지 구슬을 꿰어내어 보배로 만들 수 있는 끈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내야 하며 대학 사회의 잠자고 있는 구성원들의 잠재적 리더십을 깨우는 역할이 중심과제로 부각된다.
물론 대학 안팎으로 대학총장의 리더십 발휘의 도정에 넘어서야 하는 무수한 벽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프랑스의 속담처럼 변화의 문은 안에서만 열리는 법이다. 대학의 변화와 혁신 그리고 교육의 개혁은 대학 조직의 리더십 공유에 있고 그 견인차가 총장의 리더십 발휘다.
대학 총장의 리더십은 그러나 홀로 발휘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학 공동체의 아낌없는 참여와 협력이 요청될 뿐 아니라 정치지도자, 관료를 비롯한 사회 지도층들도 대학 총장의 리더십을 존중하고 발휘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조성에 후원자가 돼야 할 것이다. 우리 대학 총장들의 리더십의 질은 대학 운영의 질이고 경쟁력의 수준이며 미래 세대 주역들의 리더십의 질로 이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