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대학행정

목록
프린트 스크랩
국립대 법인화 논란 갈수록 확산
교직원 반발에 ‘법인화 Yes, 국고지원 No’ 주장 가세
교육부, 연내 법안 제출…국회서 또 한 번 충돌 예상
국립대 법인화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는 경찰의 삼엄한 경호 속에 지난 6일 공청회를 치러 한숨 돌렸다. 그러나 국·공립대 교수·직원들은 본격적인 법인화 반대 투쟁에 들어갔다. 법안 자체의 문제점이 불거지는 가운데 ‘국립대 무용론’까지 등장하는 등 상황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경찰까지 동원해 공청회 개최= 교육부는 두 번째 시도 끝에, 지난 6일 공청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교육현안을 둘러싼 최근의 갈등 양상이 그대로 재현됐다. 이번에도 경찰이 등장했다. 경찰 600여명이 공청회장 안팎을 봉쇄했다. 소지품과 신분증 검사 끝에 명찰을 발급해 들여보냈다.

게다가 공청회 개최 세 시간 전, 같은 장소에서 전국 국·공립대 총무과장 등을 대상으로 회의를 열었다. 전체 460여 좌석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이들로 미리 채운 셈이다. 법인화를 반대하는 국립대 교수·직원 500여명이 몰려들었지만 이 때문에 150여명만이 공청회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대학노조 관계자는 “이런 비민주적이고 치졸한 공청회가 어디 있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정해룡 전국국공립대교수회연합회장(부경대 교수)은 “입법을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고, 토론자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여하는 것을 거부한다”며 공청회장을 나왔다. 법인화를 반대하는 교수·직원 150여명도 함께 퇴장해 공청회는 결국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갈등 확산 조짐= 공청회 개최로 교육부는 한숨 돌렸지만 국립대 법인화를 둘러싼 논란은 이제 시작이다. 국교련과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교육기관본부, 전국대학노동조합 등 4개 단체는 ‘국립대 법인화 저지와 교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위원회’(이하 공투위)를 결성하고 본격적인 반대 투쟁에 들어갔다.

정해룡 국교련 회장은 “국립대가 법인화되면 기초학문이 붕괴되고 대학 서열화가 심화되며 국민의 교육비 부담이 늘어난다”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국립대 법인화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달 중 독자적인 공청회를 개최하고 1인 시위, 서명 운동 등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국립대 법인화의 문제점을 본격적으로 공론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유주의운동연합’ ‘학벌 없는 사회 만들기’(학사만) 등 중도보수 성향의 교육단체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두 단체는 지난 8일 독자적인 세미나를 개최해 여론몰이에 나섰다. 이공훈 학사만 상임운영위원은 “국립대 법인화는 찬성하지만 국고지원을 계속 하면서 자율성을 행사하게 한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자율성 확대를 위해 법인화를 추진한다면 국고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법안 미비점도 드러나= 정부가 국립대 법인화를 추진하는 것은 국립대에 자율성과 책임감을 줘서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이다. 그러나 법인화를 한다고 자율성과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데에는 찬성하는 쪽도 회의적이다. 법안 자체의 문제점도 적잖다.

오대영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지난 6일 교육부 공청회에서 “이사회의 이사를 대부분 외부인사로 구성토록 했는데 외부인사로만 구성될 경우 학내의 다양한 의견이 반영될 길이 위축될 수 있다”며 “이사의 3분의 2 정도는 외부 인사로 구성하는 방안은 어떤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김재형 서울대 법대 교수는 △이사회 구성 등 법안에 명시된 교육부장관의 권한이 너무 크고 △대학평의원회의 구성과 권한이 명확하지 않아 총·학장과 이사회, 대학평의원회의 권한배분이 불분명한 점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김 교수는 “법인화한다고 해서 자율성이 증진된다고 보기 어렵고 국립대의 당면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의 법안에서 교육부의 권한이 매우 커 오히려 국가의 통제와 책임은 그대로 남을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교육부는 부처 협의를 거쳐 조만간 ‘국립대 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입법예고한 뒤 올해 안에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방침이어서 또 한 번 충돌이 예상된다.

국회 교육위원회 열린우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유기홍 의원실 관계자는 “교수·직원단체들 반대가 워낙 심한데다 공청회도 뜻을 모으기보다 일방적으로 된 측면이 있어 교육위 차원에서 별도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news@unn.net) | 입력 : 06-11-10 오후 3:28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