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는 17일 금오공대와의 통합과 관련된 구체적인 연구를 위해 내부 인사로 구성된 위원회를 내주 중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금오공대에 두 대학 통합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병한 경북대 기획처장은 “금오공대가 원하는 조건은 다 들어주겠다는 마음으로 두 대학 통합을 추진 중”이라며 “필요하면 대학본부를 구미로 이전할 각오까지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통·폐합 등 구조개혁 부문에서 뒤쳐져서 탈락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의학전문대학원 심사 평가에서 경북대는, 총점에서 부산대에 20점 정도 뒤져 고배를 마셨다. 심사위원 11명 가운데 최고와 최저 점수를 제외한 9명의 평가점수를 더해 순위를 가렸기 때문에 평균 2점 정도 모자랐다는 뜻이다. 부산대가 의대교수 지지율이 월등히 높기도 했지만 밀양대와의 통·폐합 점수 4점을 안고 출발했던 점에 비춰보면 상당히 아쉬운 결과이다.
경북대는 지난해 상주대와의 통합 계획서를 교육부에 제출하는 등 통합 논의를 진행했지만 끝내 실패했다. 올 초 발표된 2단계 BK21사업에서는 통합에 성공한 부산대, 전남대에 비해 재미를 못 봤다. 게다가 경북대는 올해 구조개혁 선도대학 신청서를 제출했다가 내부 반발로 철회해 당분간 교수 정원 확보는 물론 정부 재정을 받는데도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의학전문대학원 선정결과 발표 이후 경북대 게시판에는 “통합 못한 것, 정말 아쉽다” “설마, 로스쿨까지 잃진 않겠죠?” “통합이 되어야 로스쿨이라도 바라보죠”라는 글들이 올라오는 등 대학 간 경쟁에서 뒤쳐질지 모른다며 초조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로스쿨 등 거의 모든 국책사업에 구조개혁 점수가 들어가는 이상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통합만이 살길이다’라고 느끼기 시작한 것.
금오공대와의 통합은 산학협력 제고,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명분도 크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대구·경북지역의 경제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데, 경제 통합을 위한 한 축인 교육·연구 통합을 경북대가 맡을 수 있다는 구상이다.
배병한 기획처장은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교수진 확보와 재정지원이 필수적이다. 앞으로 모든 정부재정지원사업에 통·폐합 점수가 들어가는 이상 여러 국책사업에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내부 여건을 먼저 다진 뒤 금오공대에 통합을 공식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북대-금오공대 통합 논의가 올 들어 ‘말’만 무성하고 실적은 저조한 국립대 통·폐합에 새로운 활기를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