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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3인이 추천하는 '책읽기'- 김우종(문학평론가)
박원순 <내 목은 매우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게>
박원순 변호사의 <내 목은 매우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게>는 이 세상에서 어떤 드라마도 따를 수 없는 가장 감동적인 드라마가 법정에서 벌어진 양심수들의 재판과정임을 말해 주고 있다.

작자는 “수많은 희극과 비극이 법정에서 탄생되었으며, 정의와 불의, 진실과 허위, 무고와 희생, 억압과 저항이 당대 법정에서 불꽃 튀는 각축을 벌였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그 드라마를 소크라테스 재판에서부터 시작하여 예수, 잔 다르크, 토마스 모어, 마녀들, 갈릴레오 갈릴레이, 드레퓌스 등으로 이어 나가고 있다. 작자는 이를 인류가 몽매와 무지, 악의와 복수심에 의해 저지른 엄청난 재앙으로 진단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죄인으로 낙인찍혀 억울한 죽음을 당한 이들은 훗날 모두 역사의 법정에서 복권되기 일쑤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

이 책이 지닌 뛰어난 가치는 다음 몇 가지다.

첫째, 철저하고 광범위한 자료의 수집과 비교 분석을 통해서 객관적 판단을 내리고 있는 점이다. 2천년 전에 피고인 나자렛 예수가 신성모독과 반역죄 혐의로 로마 법정에 서게 되는 기록부터 2차대전 후 이스라엘 법정에 그에 대한 재심 청구가 있기까지 작자는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며 이 사건이 세계에 미쳐 나간 영향과 함께 전체를 매우 흥미있는 드라마처럼 재구성해 나가고 있다.

둘째로 법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을 통해서 우리들에게 법과 재판 절차의 진실과 허구를 철저히 밝혀주고 인류 역사를 바로 보는 명석한 투시력을 제공해 주고 있는 점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양심수들은 모두 법의 이름으로 그 학살이 정당화된 것이다. 마녀재판은 양심 표현과는 관계없이 희생된 경우가 많더라도 모두 법정에서 기소되고 마녀 증거가 채택되어 유죄가 확정된 것이다.

이것은 분단 이후 우리 독재정권의 법정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숱한 희생자들을 연상시킨다.

이런 사실 때문에 작자는 소크라테스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악법도 법’이라는 법언(法諺)을 고교 교과서에서도 배우게 된 모든 법률가들은 이를 금과옥조로 삼고 있고 시민도 이를 기본 의무로 알게 되고, 이 때문에 모든 사람들은 법실증주의자가 되고, 그래서 한국의 현대사를 지배한 독재자들은 소크라테스 덕을 톡톡히 보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서울대 법대생 때의 시위야 그렇다 치라도 참여연대를 이끌며 선거 때 낙선운동으로 민주화에 적극 기여하고 선거법위반으로 기소된 것도 이 같은 신념 때문이었을 것이다.

셋째로 이 책은 인류를 위해 참담한 길을 걷고 자신들을 희생시킨 양심수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인간인지를 매우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지금도 법이라는 이름으로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권력자의 음모에 대하여 우리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분명히 말해 주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6-11-20 오전 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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