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권력이 아무리 힘이 세다한들 가임여성의 사적 출산욕구나 내밀한 성적 욕구까지 침투해 갈 수는 없다. 60년대 이야기지만 인도 정부는 정관수술을 한 남성들에게는 트랜지스터 소형 라디오 하나씩을 선물함으로서 인구조절에 성공한 적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젊은 여성들은 그들과 생각부터가 다르다. 그런 '허접스런' 보상책으로 여성들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할 수는 없다.
출산 감소는 학교교육과 교사감축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여성들의 출산기피 불똥은 이미 초등뿐 아니라 중등교원에게까지 확산됐다. 저출산으로 초등학생수가 감소하고 있어 교육부가 교원 양성을 줄이기로 결정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교육부는 현재 교대와 지방 국립 사범대간의 통폐합도 추진중이다. 교육당국이 저출산 실태를 감안하지 않고, 초등학교를 너무 많이 짓고 초등교원을 과잉 배출해 예산을 낭비했다는 감사원 지적 때문이다. 교육부는 2007학년도부터 교대 입학정원을 35% 감축하라는 감사원 권고를 수용했다. 교사가 되려는 부푼 꿈에 젖어있는 교대생들에게는 분통이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교대생들은 집단 탄원에서부터 극렬 시위까지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인구감소는 사회적으로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지금과 같은 한국사회의 인구과잉환경을 고려할 때 자연적 인구감소는 오히려 다음세대를 위해서는 바람직한 일이다. 쾌적한 사회, 살아줄만한 사회, 공부해볼 만한 교실환경을 후세들에게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시설과 문화환경의 사회적 양극화현상을 제대로 조절할 수 만 있다면 도시인구 감소는 오히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바람직하다.
난제였던 대도시 콩나물시루 교실은 배워볼만한 쾌적한 학습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 실제 이같은 조짐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콩나물 교실의 대명사인 인천이나 수도권 교실의 경우 학급당 학생 수는 평균 32명 정도. OECD 평균 24명보다 10명이나 더 많다. 그래도 10년 전에 비해서는 상당히 개선된 모습이다. 지금 같은 출산추세라면 대도시 교실도 향후 15년 이내 OECD 수준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인구감소에 따른 학교환경 변화가 불가피하다면 교사가 먼저 이에 적응해야 한다. 교사 수급 문제를 교대생 당사자들의 문제라는 단순한 이해관계의 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교사도 살고 교육도 사는 상생의 교직문화로 진화해야 한다. 새로운 교직문화의 시발점은 교사평가제의 정착이다. 교사평가제가 정착되면 지금과 같은 교사 중심의 교직문화는 한층 더 학생친화적이고, 학습친화적 교직문화로 진화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교수학습 중심의 교직교육 프로그램도 바뀌어야 한다. 더이상 교사자격증만으로 교육을 책임질 수는 없다. 폐교나, 빈 교실이 날로 늘고 있다. 미래의 학교는 지역사회 평생교육센터로써 교사가 지역사회의 평생교육까지 책임져야 한다. 지역사회의 모든 교육적 환경을 하나의 교육자본으로 만드는 일에 교사가 앞장서야 한다.
경직된 입시훈련교직문화에서 벗어나 평생교육, 평생학습도시운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교직문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교원정책은 교육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문광부나 행자부, 여성부와도 맞불려 있는 쟁점사안으로 공론화 시켜야 한다. 교사의 직급이나 직제도 과감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 인턴제, 계약제 교사, 혹은 수습교사와 같은 다양한 신규 교직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교실에 한 명의 교사만이 상주해야 한다는 생각부터 바꿔보자. 교대나 교육부 모두 새로운 교직문화를 위해 노력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