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RAE(Research Assessment Exercise) 보고서의 세계 각국 연구업적평가 현황을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아시아권에서는 상대적으로 SCI급 학술지 및 관련 계량적 측정방법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정성적 방법을 적용하는 국가의 경우 평가위원회(Committee) 구성 기준이 매우 까다로운 것이 특징이다. 또 연구업적평가의 목적은 순위부여가 아니라 연구업적의 질에 대한 인증의 형태, 즉 일정 기준에 대한 통과 여부(Pass/Fail)를 가름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국가기관의 연구지원금 책정 기준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청화대학은 승진과 연차별 업적평가 목적으로 자체적으로 개발한 연구업적평가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평가 대상은 학술논문 및 단행본이 중심이며, 학술논문의 평가 항목 및 배점 특징은 SCI/SSCI/A&HCI 뿐 아니라 ISTP/ISSHP와 같은 기준도 병행하고 있다. 권위 있는 국내학술지와 SCI급 학술지에 동일한 배점을 부여하여, 국내학술활동 및 학술지 출판을 장려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대학기준협회가 설립되면서 대학 평가가 구체화되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연구자 개개인 및 대학의 연구업적평가로 특화된 평가체제를 마련하고 있지는 못하다. 여전히 동료교수들에 의한 자체적 평가에 의존하고 있다. ‘팔은 안으로 굽기 마련’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지만 아직까지는 큰 무리 없이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성적 평가와 함께 정량적 평가 역시 고려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CiNii’라는 인용색인 데이터베이스 통합검색 시스템을 개발, 사용하고 있다. ‘CiNii’는 일본국립정보학연구소(NII)에서 개발한 시스템으로, 일본 국내저널의 인용색인 뿐 아니라 해외 인용색인 데이터베이스까지 통합적으로 검색하여 결과를 다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도구이다.
유럽의 경우를 보자. 네덜란드는 연구업적평가에 있어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네덜란드 연구업적평가의 주체는 VSNU(The Netherlands Universities)라는 대학협의체이며, 평가방법은 정성적 평가와 정량적 평가를 혼용해 사용하고 있다.
정성적 평가에서는 해당 분야 전문가로 평가위원회를 구성할 때 반드시 해당 분야 해외 전문가를 포함하여 구성하도록 하는 등 그 조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정량적 평가의 경우, 단순히 기존에 개발된 인용색인 데이터베이스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 저널의 해당학문분야에서의 평균 인용률, 대상논문이 속한 학문분야에서의 평균 인용률과 같은 국제비교가 가능한 척도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개발하여 활용중인 평가지표를 몇 가지 살펴보면, 조사 대상기간 동안 출판된 논문이 게재된 저널의 평균 인용률, 해당 기간에 출판된 논문이 속한 과학분야의 평균 인용률, 논문의 평균 피인용횟수와 과학분야별 평균 피인용횟수와의 비교, 조사 대상 기간 동안 논문이 출판된 저널의 평균 피인용횟수와 해당 과학분야에서의 전세계 평균 피인용횟수 비교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다각적 평가지표를 개발하여 적용한 결과는 기초과학분야에서 네덜란드의 국제적 위상으로 연결된다. 국가에서 장려하는 분야의 경우, 논문 피인용률에서 동일분야 상위 1%에 속한 국가의 논문 피인용률보다 30% 가량 높은 피인용률을 나타낸 것이다.
이러한 네덜란드의 연구업적평가 체제는 시사점이 크다. 국가에서 중점 육성하려는 분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평가지표의 개발, 정량적 및 정성적 평가를 적절하게 활용한 방법 등은 현재 국내의 대학평가체제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보완해 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