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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지문, 교과서 출제비율 높여달라"(상보)
고려대 논술간담회서 고교 교사들 고충 토로
논술 문제 유형 제각각 "학생지도 어려워"
고려대, "논술 실효성 확신·교사 연수 긍정적"
"교과서 내 지문 출제 비율을 높여 달라." 고려대가 지난달 28일 하나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개최한 '고교-대학 논술 간담회'에서 일선 교사들이 학생 지도에 따른 고충을 토로했다.

전국의 시도교육청이 추천한 14명의 교사들은 논술 비중 강화에 따른 학생 논술지도의 어려움과 사교육 시장 확대 등을 우려했다. 또 교사들은 일선 고교에서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면서 논술에 대비할 수 있도록 △논술 지문의 교과서 내 출제 △논술 시험시간 연장 △대학의 교사 연수 실시 등을 주문했다.

강화고 육우균 교사는 "문항당 글자수 제한 완화와 답안 작성 시간을 늘리고, 논술 지문의 교과서 내 출제 비율을 높여 사교육을 받은 학생이 유리하지 않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풍암고 이봉현 교사는 "내년에 40여개 대학이 논술고사를 치르는데 학교마다 문제 유형이 제각각"이라며 "현장 교사들이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대학별로 논술 문제의 형식을 통일해 달라"고 제안했다.

울산 삼산고 허남술 교사는 "일선 교사들의 입장에서는 대학의 논술고사가 한정식집에서 돈가스를 만들어달라는 요구처럼 터무니없게 들린다"며 "교육 현장의 분위기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일방적으로 (대학의 입시정책을) 따라오기만을 바라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예산여고 윤기훈 교사는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논술 경향을 바꿔 현장에서 논술지도 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술 시험의 실효와 채점 과정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경복고 최윤정 교사는 "논술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과연 논술이 학생 선발에서 최적의 시험 형태인가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용인고 박만제 교사는 "수험생의 수가 많아 채점이 꼼꼼히 이뤄지는지 걱정이 된다"면서, "출제자와 채점자 사이의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인묵 고려대 입학관리처장은 이에 대해 "고려대가 논술고사를 통해 평가하려는 것은 학생들이 고등학교 과정 동안 배운 것을 토대로 문제를 풀 수 있는가 하는 종합적 사고능력"이라며 "채점 과정에서 모범답안을 그대로 암기해 쓴 학생은 절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또 "교사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채점에 대한 기준을 더 세분화해 채점 절차를 강화할 것"이라며 "시험시간을 늘리거나 교사들이 논술 지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30일, 이날 있었던 간담회를 토대로 전국 고교 교사 200여명을 대상으로 '논술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재훈 논술 출제위원장은 "수시 모집에서는 통합논술을 시행했지만, 이번 정시 모집에서는 기존방식으로 출제한다"며 "자연계 지원학생은 논술을 치르지 않고, 인문계 지원학생만 통합논술이 아닌 언어논술 방식으로 시험을 치른다"고 밝혔다. 단 "2008학년도부터는 내신과 수능이 모두 등급화되기 때문에 출제유형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채점기준에 대해서 "독창성보다 논리적 타당성을 최우선시 한다"며 "언어 논술의 경우 △이해력 △논리적 사고력 △표현력 등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고려대측은 특히 논술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질문은 일축했다. "사교육 열풍까지 감수하면서 실효성이 의심되는 논술을 실시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김인묵 입학처장은 "세계 유수 대학이 기본 소양으로 요구하는 독서와 작문 능력은 논술제도를 통해 대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경영대 입시설명을 위해 참석한 장하성 경영대학장도 "고교 학과 공부를 잘 한 학생보다 논술 성적이 좋은 학생이 더 우수했던 사례를 많이 봤다"며 논술의 실효성을 강조했다.

'교과서 내 지문 출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장하성 학장은 "사교육을 받아야 할 만큼의 사전지식을 요구하지 않는 평이한 형태로 제시문을 제시할 것"이라면서도, "교과서 지문을 그대로 갖다 쓰자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연수 과정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에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장하성 학장은 "출제위원들이 고교 교사들을 초청해 통합논술에 대해 설명하고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김인묵 입학처장은 "일선 교사들의 통합논술 지도가 용이하도록 최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방안에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6-12-01 오전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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