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점 평에 따르면, 주어진 제시문과 논제의 조건을 충실히 이행한 답안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논제와 조건에 상관없이 일반론적인 이야기를 기술한 답안 낮은 평가를 받았다.
공개된 우수답안과 낮은 평가를 받은 '미흡' 답안은 인문계열 문항 4의 답안이었다.
논제 1은 개화기 직전 조선사회의 상황을 제시한 지문과 오늘의 세계화 상황을 기술한 제시문을 비교해 두 상황의 유사점과 차이를 400자 이내로 설명하도록 했다.
논제 2는 오늘의 세계화 상황을 알고 있는 입장에서 제시문(다)를 참고해 당시 조선 사회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대책을 1,000자 이내로 마련하라고 요구했다.(단, 자신이 마련한 대책에 대해 예상되는 반론과 이에 대한 자신의 재반론을 포함하시오)
채점자는 우수답안에 대해 "전체적으로 볼 때 각 논제에 주어진 조건과 맥락을 충실히 따라가면서 작성해 구조적으로 안정되어 있으며, 따라서 마지막 부분에서 확실한 견해와 이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후속조치가 취해져야 할 필요까지 지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흡한 답안에 대해서는 "주어진 요구조건 또는 질문하는 맥락을 거의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논제 2에 대한 답을 기술할 때 논제 1의 답안을 다시 한번 부연함으로써 허용된 지면의 상당 부분을 낭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논제 2에서 가장 중요하게 요구되는 제시문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채 곧장 세계화에 대한 일반론으로 나아갔다. 이 때문에 깊이 있는 검토와 대처 방식에 대한 기술이 거의 없으며, 논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론적인 이야기를 마음대로 기술한 답안이 되어 버렸다"고 덧붙였다.
자연계열에서는 서로 상반된 전제로 다른 결론을 주장하더라도 주장에 대한 논거가 정당하고 논리 전개 과정에 문제가 없으면 좋은 점수를 줬다.
특히 자연계 논술의 특성상 문제 해결 과정을 도표나 모형, 그림이나 수식 등으로 표현해 시각화하는 능력과 문장을 간결하게 쓰는 표현의 적절성 등이 주요 평가 요소였다.
다음은 인문계열 우수답안과 '미흡 답안', 채점자의 총평이다.
<논제1 우수답안>
"제시문 (가)는 매우 궁핍한 생활을 했던 때에 외세의 개방 압력을 받았던 조선 개화기 직전의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제시문 (나)는 세계화의 논란이 팽배한 가운데 FTA를 체결하여 세계화에 적극 동참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런 두 상황은 모두 개방을 앞두고 갈등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점이 있다. 그러나 개방을 대하는 태도는 다르다. 제시문 (가)는 외세의 침략에 반감을 나타내고 있으며 제시문 (나)는 개방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제시문 (가)에서는 자국이 아닌 외세가 개방을 무력으로 강요하고 있지만 제시문 (나)에서는 우리나라 스스로 개방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제시문 (가)에서는 나라 사정으로 보아 약소국의 위치에 있었지만 제시문 (나)에서는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할 정도로 나라가 성장하였다."
<논제 2 우수답안>
"한 나라가 외세에 대처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제시문 (다)에 나온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과 같이 개방을 거부하는 것이 있다. 다른 하나는 제시문 (다)의 중국의 사례와 같이 외세는 받아들이되 그들의 물질문명만 받아들이는 방안이 있다. 마지막으로 제시문 (다)의 일본과 같이 외세의 물질과 정신문명 모두를 받아들여 개화하는 방안이 있다. 이런 개화정책의 결과는 일본의 급속한 근대화와 조선, 중국의 식민지화로 나타났다. 이는 당시 조선이 당면한 문제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당시 조선은 개방 압력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개방을 포기한 흥선대원군과 미진했던 온건개화파에 의해 근대화가 늦어지면서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였다. 이는 당시 조선의 대외 개방 정책이 실패했으며 일본과 같은 적극적 개방 정책이 필요했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자면 그 당시 조선은 물질문명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면까지 수용하여 근대화를 하루빨리 이뤘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동도서기론을 주장한 온건개화파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은 물질문명만 받아들이자고 주장했지만 결국 미진한 개방정책을 실시하여 근대화에 실패하고 말았다. 여기서 정신문화까지 받아들이면 조선의 고유한 가치관과 미풍양속을 해칠 수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신문화를 수용하지 않고서는 물질문명을 수용하기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모든 물질에는 각 나라의 생활양식이나 가치관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물질만 받아들이자는 주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오늘날의 세계화를 비추어 볼 때 다른 나라의 생활양식이나 가치관 등이 유입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새로 유입된 가치관과 전통적인 가치관을 조화시켜 얼마나 창조적으로 발전시키느냐가 세계화에서 성패를 좌우한다. 그 당시의 조선도 정신문화의 유입을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우리의 전통과 조화시키고 발전시켜야 한다. 그리하여 물질적으로 발전을 이루고 정신적으로도 한층 성숙해 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우수답안에 대한 채점평>
"전체적으로 볼 때에 각 논제에서 주어진 조건과 맥락을 충실히 따라가면서 작성한 답안이라고 생각된다. 이 답안은 구조적으로 안정되어 있으며, 그래서 마지막 부분에서 확실한 견해, 즉 전면적인 개방이 필요했으며 그것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후속조치가 취해져야 할 필요까지 지적하고 있다. 논제 (1)에 대한 답안에서는 제시문의 내용을 압축하여 요약하면서 유사점과 차이점을 기술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였다. 주어진 분량이 무척 짧음에도 불구하고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었다고 생각된다. 논제 (2)에 대해서도 우선 제시문 (다)에 나타난 세 가지 견해를 요약하면서 그 중에서 후쿠자와의 견해를 채택하였다. 이렇게 요약한 후에 한 가지 견해를 채택한다는 것은 제시문의 내용을 거의 완벽하게 이해하고, 각 견해를 분석할 능력이 있음을 증명한다. 논제 (2)에 대한 기술에서 대원군과 온건개화파의 노력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지적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후쿠자와의 견해를 채용하여 적극적인 개방정책을 펴야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한 것은 논증의 능력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물론 결과적인 상황을 논증의 근거로 사용한 점이 문제로 지적될 수 있을 것이나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수준에서 본다면 나름대로 재치 있는 방법이라 생각된다. 또 조건으로 주어진 반론과 재반론의 과정을 보면 오늘날의 세계화라는 상황에 비추어 볼 때에 개화기 직전에도 전면적인 개방, 즉 정신과 물질을 모두 이해하고 수용하는 개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은 상당한 논리적 능력을 보여준다고 생각된다. 이 학생도 다른 학생과 마찬가지로 고유한 가치관과 미풍양속의 붕괴를 논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극복하는 방안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이 학생은 어느 정도의 피해는 감수해야만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으며, 마지막에는 새로운 가치관을 전통적인 것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가 더 중요한 숙제로 남는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전형적인 절충주의라고 할 수도 있으나, 기술된 맥락을 볼 때에 상당한 설득력을 지닌다. 이것은 전면적인 개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일관적으로 작용하면서, 그 일관성에 의한 부분적 피해를 방지하면 일관성 자체를 수정할 필요는 없다는 논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문장을 적절하게 끊고 이어 쓸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어서, 답안 전체가 유연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논제 1 '미흡' 답안>
" 제시문 (가)에서 묘사하는 개화기 직전의 조선 사회와 제시문 (나)에서 드러나는 오늘의 세계화 상황은 많은 점에서 유사하다. 두 상황 모두 강대국이 주도적으로 약소국에게 개방을 요구하고 있으며 국내의 불안한 상황, 특히 경제난이 기존 체계를 불안하게 하고 개방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두 상황 사이에는 다른 점도 많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큰 차이점은 개방에 대한 이해정도와 그 성격이다. (가)에 묘사된 조선은 외부세계에 대해 무지하다.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서는 인식하고 있으나 그 근본 원인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다. 이러한 이해의 부족은 개방에 대한 바른 이해를 힘들게 하고 개방을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없게 만든다."
<논제 2 '미흡' 답안>
"개화기 직전, 조선 사회에 오늘날의 세계화 상황을 비유하는 사람이 많다. 세계의 큰 흐름에 수동적으로 내던져져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의 여러 위기 상황으로 인해 통일된 합의점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도 유사하다. 그러나 한 번 개방을 통해, 긍정적인 점이 많았든 적었든 간에, 세계의 흐름에 대한 이해가 넓어진 오늘의 관점에서 보면 다른 대책이 떠오른다. 개방, 혹은 세계화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권력관계에의 눈뜸이다. 익숙하지 않은 것끼리는 마찰이 생기는 법이고 긴장이 생긴다. 그 당시 조선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조심스러운 개방으로 가능한 자국과 타국의 성찰이었다. 또한 그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과 동등해질 필요도 있다. 제시문 (다)의 첫 번째 주장처럼 주도적으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다. 물론 무분별한 개방은 우리의 정체성을 파괴시켜 알맹이는 잃고 겁데기만 보존하게 된다는 반론도 충분히 타당하다. 그러나 서로에 대해 무지한 상태에서 상대방이 우리의 주체성을 배려해 줄 거라는 생각도 옳지 못하며 (다)의 흥선대원군과 같이 현실에서의 관계를 오판하는 것도 위험하다. 우리의 주체성을 위해서도 세계에 대한 성찰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빠른 대응이 조선에게 요구된다."
<'미흡' 답안에 대한 채점 평>
"이 답안은 문제에서 주어진 요구조건, 또는 질문하는 맥락을 거의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논제 (1)에 대한 답안은 무난한 편이나 논제 (2)에 관해서는 거의 이해를 하지 못했다고 생각된다. 특히 논제 (2)가 요구하는 조건을 거의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논제 (2)에 대한 답을 기술할 때 이 학생은 논제 (1)의 답을 다시 한번 부연함으로써 허용된 지면의 상당 부분을 낭비하였다. 또한 논제 (2)에서 가장 중요하게 요구되는 제시문 (다)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곧장 세계화에 대한 일반론으로 나아갔다. 그렇기 때문에 개화기 직전의 상황에 대한 깊이 있는 검토와 그에 대한 대처 방식에 대한 기술이 거의 없으며, 특히 논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론적인 이야기를 마음대로 기술한 답안이 되어 버렸다. 이 답안은 단순히 주체성의 확립이라는 상투적인 주장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못했다. 외부세계를 알고 그래서 힘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 이외에는 다른 주장을 찾기 어려웠다. 이 문제는 전체적으로 1,400자의 기술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 답안은 그 분량이 이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특히 논제 (2)에 대한 답에서 논제 (1)에 대한 답이 중복된 점을 감안하면, 이 답안은 전체적으로 800자 정도에 지나지 않는 답안이 된다. 그리고 기술방식에 있어서도 문장과 문장, 단락과 단락 사이의 연결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