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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인상근거 이해하기 쉽게 제시해야”
“학부모도 등록금 책정과정에 참여케 해 달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가 지난 15일 여의도 렉싱턴호텔 2층 회의실에서 ‘대학등록금 실태조사 및 책정모형 연구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논의된 내용은 내년 1월 중순께 모습을 드러낼 ‘대교협 보고서’ 에 반영될 예정이다.

김병주 영남대 교수가 사회를 맡은 이날 간담회에는 대교협 연구진으로 나민주 충북대 교수, 이석열 남서울대 교수, 강병운 대교협 대학지원본부장, 강낙원 대교협 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또 본지 이경탑 취재부장, 강윤봉 인간실현학부모연대 운영위원장, 윤태영 연세대 전 총학생회장, 한국주택금융공사 류기운 신용보증팀장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할 때 인상근거를 투명하고도, 이해하기 쉽게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태영씨(연세대)는 “등록금을 인상하는 데에 대한 근거를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윤봉 인간실현학부모연대 운영위원장은 “ 인상 근거가 명확하다면 반대할 사람이 없다”며 “대학들이 어느 정도 깍일 것을 예상하고 인상률을 높게 부르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이 공개하는 예결산서나 대학 재정운영에 관해 쉽게 (학부모들에게)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학에 등록금 책정에 관한 자율권을 줄 필요성도 제기됐다. 본지 이경탑 취재부장은 “정부가 대학 설립을 자율화하면서 너무 많은 대학이 생겼고, 대학 진학률도 87%에 달하고 있다”며 “대학교육을 대중화시키겠다면 등록금 문제까지도 완전하게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병운 대교협 대학지원본부장도 “정부지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각 대학들이 필요한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데 자율권은 안 주고 등록금 인상을 막으니까 사학들이 돌파구가 없다”며 “등록금을 올리면서 장학금 혜택을 확대하면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간담회 주요발언 요지.

▲ 김병주 영남대 교수

사회: 대학마다 핫이슈가 되고 있는 등록금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합리적으로 책정할 것인가에 대해 자리를 마련했다. 대학 등록금 책정방법이든 등록금 정책 방향에 대해서든 폭넓게 논의해 주길 바란다.

"등록금 한번 인상되면 재조정 어렵다"

윤태영 연세대 학생: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 등을 지내며 2년 동안 등록금 심의기구에 참여해 일한 바 있다. 매년 등록금이 학내 갈등의 원인이 되는 이유는 등록금을 인상하는 데에 대한 근거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대학의 경우, 올해 총학생회에서 원가를 분석해보자고 제의했지만, 학교 측에서는 전례가 없고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과거 10년 동안 등록금이 2배가 올랐다. 이제는 개인이 부담할 수 있는 규모를 초과했다고 본다. 등록금은 한 번 인상되면 재조정되기가 어렵기 때문에 학생들은 인상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 대학교육이라는 것은 수요공급 원리나 비용부담의 원리로 생각하면 해결이 불가능하다.

강윤봉 인간실현학부모연대 운영위원장 : 학교에서 등록금 책정 심의제를 운영하면, 등록금을 어느 정도 인상할 것인지에 대해 같이 논의하지 않는가.

윤태영 : 의결기구가 아닌 심의기구 이기 때문에 인상을 막는데 한계가 있다.

사회 : 그렇다면 학생측에서는 얼마 정도가 적당하다고 보나.

▲ 윤태영 연세대 학생

윤태영 : 학교도 경제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무작정 동결만을 주장하진 않는다. 다만 우리 대학의 경우 적립금이 수천억원나 되고, 이월금이 매학기 120억 정도 된다. 이월되는 금액을 연말 정산하는 것처럼 등록금도 5%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교측에서는 다른 경쟁 사립대에 비해 등록금이 싸기 때문에 20%는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장차가 커 심의가 결렬됐고, 학교측이 일방적으로 12% 인상을 고지했다.

"등록금 분할납부제 ·카드납부제 시행해야"

강윤봉 : 인상 근거가 명확하다면 반대할 사람이 없다. 그러나 대학들이 어느 정도 깍일 것을 예상하고 인상률을 높게 부르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시끄러우면 깍아주는 경우도 있다. 이는 대학의 신뢰를 갉아먹는 행위이다.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 근거를 홈페이지에서 자유롭게 볼 수 있게 한다면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어려운 계층에 있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확충이나 대학 장기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등록금을 인상한다고 설득해 나간다면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학부모들은 등록금 납부는 왜 카드사용이 안되는지 궁금해한다. 카드를 사용하면 할부로 납부할 수도 있다. 만약 카드 사용이 안된다면 분할지불제 같은 제도를 도입하면 어떻겠느냐는 주장도 있다.

사회 : 각 대학마다 등록금 조절위원회가 있다. 대부분 대학본부, 학생, 교수협의회 등이 참여하는데 인상에 대한 근거자료를 완벽하게 만들고 학생들을 납득하고 끝내면 이 학생들이 학생회로 돌아가 거기서 설득을 하지 못해 뒤집어지는 경우가 많다. 등록금 책정보고도 명확하고 꼭 필요한 부분만 쓰겠다고 해도 뒤집어지는 것이다. 카드문제는 카드사와의 수수료 문제가 있다. 대학들은 수수료가 1%만 되도 도입하겠다고 하지만, 카드사는 최소한 3%를 돼야 한다는 입장이라 안되는 것이다.

이경탑 한국대학신문 취재부장: 올해 연세대 교직원들이 급여를 동결하고 보직교수들은 보직수당을 반납했다. 연세대는 등록금이 다른 대학에 비해 비교적 싼 것으로 알고 있다. 학교측은 악화된 재정상태를 이유로 등록금 인상론을 펴고 있던데...

윤태영 : (다른 대학과) 비교해보았는데 대학을 운영하는데 있어 연세대의 재정상태가 어렵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회계자료를 분석해 보니, 재단에서 학교로 들어오는 돈 보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 등의 수익이 학교로 들어가는 게 더 많았다. 재단에서 학교운영에 대한 책임에 소홀하다고 생각한다.

"고등교육 대중화 정책 문제 없나"

이경탑 : 연세대는 학교 기업과 병원, 기부금, 연구비 수주 등에서 매년 일정한 수입이 들어온다. 이런 대학들과 지방대를 같이 보면 안 된다. 통합적인 모형을 만들기 보다는 각 대학의 5년간의 분석을 통해 등록금을 책정해야 한다. 대학도 기업의 일종이다. 비전을 가지고 투자를 위해 적립할 부분도 있다. 문제해결을 위해 내부 구성원간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있어야 한다. 전체적인 해법 만들기 위해서는 개별 대학마다 달라야 한다. 통일은 불가능하다. 또 정치권에서 얘기 나오는 대학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재, 등록금 후불제 등은 인기영합적인 법안일 뿐 현실성은 떨어진다. 일례로 등록금 후불제를 한다는데 당장 대학의 예산에 대한 공백은 어떻게 할 것인가. 90년대 대학 자율화시키면서 너무 많은 대학이 생겼고, 대학 진학률도 87%에 달하고 있다. 대학교육을 대중화시키겠다면 등록금 문제까지도 완전하게 풀어서 학력이 아닌 자신의 형편에 따라서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만들든지 했어야 했다.

"고등교육 정부 재정 늘려야"

강병운 대교협 대학지원본부장 : 우리나라의 경우 등록금 의존률이 70% 이상으로 미국의 대학들보다 20%나 많다. 미국의 대학들은 주정부나 연방정부에서 15%를 지원하고 나머지는 기부금으로 충당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결국 국가에서 고등교육에 투자를 안 하니까 등록금이 높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정부가 고등교육에 투자 비율은 GDP의 0.4%정도로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 1.3%에 많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정부가 우선 자신의 몫을 다해야 한다.

▲ 강윤봉 인간실현학부모연대 운영위원장

강윤봉 :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은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의무교육으로 되어 있는 초중등교육에 쓸 수 밖에 없다. 대학 스스로 경쟁력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고 초중등교육도 어려운 상황에서 그쪽으로 가야할 예산을 달라고 하면 안 된다.

강병운 : 사립대에서는 재원확충방안을 마련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 정부가 재정지원을 할 수 없다면 각 대학들이 재원을 마련하는데 자율권을 줘야 한다. 그러지 않고 무조건 등록금 인상을 막으니까 사학들이 돌파구가 없다. 등록금을 올리면서 장학금 혜택을 확대하면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부모에 능력에 따라 공부를 못하는 학생도 줄어들 것이다.

이경탑 : 사실 정부예산을 늘리는 방법도 좋으나, 한계가 있고, 지금 현재의 예산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대학 스스로도 과잉 투자된 부분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이런 부분의 구조조정이 추진한다면 대교협과 대학은 받아들일 수 있는가.

"등록금 문제, 개별 대학 차원 접근으로 해결 못한다"

강병운 : 개별적으로 보면 재정 투명성에 문제가 있거나, 대학 모집인원이 많다는 문제점이 있다. 대학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데에 우리(대교협)도 공감한다. 그러나 대학의 구조조정도 비용이 들어가는 문제다. 중요한 건 등록금 문제를 개별 대학들의 문제로 보면 해결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강윤봉 : 신입생 때 등록금 액수를 합의하고 졸업 때까지 그 액수로 가는 등록금 예비제가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 케이스가 학교 나름대로의 해법을 찾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의 재정 상태를 투명하게 제시하고 학교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는 것이 옳다.

▲ 강병운 대교협 대학지원본부장

강병운 : 절차를 투명하게 진행해도 구성원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으면 갈등이 발생하게 된다. 모 대학의 경우 교육 개방이나 대학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특성화나 구조개혁, 학과개편 등에 쓰기 위해 필요한 재원이 있지만, 학생들은 이월금에 대해서 얘기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대학들의 재원마현 방안이 다원화돼야 한다.

"등록금 협상에 학부모 참여 고려해달라"

강윤봉 : 등록금 협상 과정에 학부모도 참여했으면 좋겠다. 실질적으로 돈을 내는 입장에서 등록금 인상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학교 발전에 기여한다는 차원에서 수긍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 : 학부모는 대표성을 가진 기구가 없어서 그 문제는 어렵다.

강윤봉 : 대표기구가 없어도 의견을 수렴하는 방법은 있을 것이다.

이경탑 : 대학이 사실 등록금 문제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 학부모까지 포함해 공론화시키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사회 : 사실 학생들은 실질적으로 4년만 대학에 다니기 때문에 시각이 단기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학 등록금 수준이 대학교육의 질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 그러나 학생들은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는 문제나 장기발전계획에는 별 관심이 없다. 단지 현재의 등록금이 싸길 바라고 있다.

류기윤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팀장 : 대학마다 인풋과 아웃풋이 다른 상황에서 전체적인 등록금 책정 모형을 만든다는 것은 무리다. 대학에서 원가를 공개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것과 같다.

사회 : 예결산서를 공개하고 있다. 만약 등록금 책정모형을 만든다면 등록금이 대학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그룹과 낮은 그룹을 나눠서 해야 할 것이다.

강윤봉 : 예결산서가 공개돼 있지만, 분석하기가 어렵다. 얼마전 고려대가 전형료 수입으로 몇억을 벌어들였다고 하는데 정보공개가 잘 되지 않으면 그 돈으로 교직원들이 잔치를 하는 게 아닌가 하고 의심한다. 예결산서나 대학 재정운영에 관해 쉽게 (학부모들에게)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

사회 : 입시 전형료는 수입대체경비라고 해서 입시 경비로만 나가게 되어 있다.

강병운 : 대학들도 입시에 돈이 많이 든다. 서울대만 해도 대학입학사정관 8명 정도를 채용하고 있다. 또 나름대로 입학 선발제도를 연구하고 분석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강 선생의 말씀은 신뢰의 문제로 이해가 간다. 예산 쓰는 내용 등 사소한 것이라고 대학이 신뢰를 얻는 게 중요하다.

▲ 이석열 남서울대 교수

이석열 남서울대 교수: 등록금과 관련해 학교에서 갈등이 생기니까 정부에서도 인상률 제한하는 방법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학내에서 등록금과 관련된 소요가 해소된다면 정부차원에서 나서지 않아도 될 것이다. 아까 학생 대표가 등록금 책정에 대한 기준이나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을 보고 하는 말인가.

윤태영 : 매년 (등록금 심의에)들어가 주로 예결산액의 차이를 본다. 예산보다 집행된 게 작을 때가 많다. 또 쓰지 말아야할 부분을 쓴 경우와 예산을 과다 책정한 부분을 많이 본다. 그래도 요즘은 서로 이런 문제에 관해 얘길 많이 하고 실제로 경비를 삭감한 적도 있다. 재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집행률을 높여서 정교하게 쓰길 바란다. 대학이 장기발전을 위해 건물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 실제 학생들이 직접 수업환경이 개선되는 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강윤봉 : 장기발전계획에 대해서 동의하지 못하기 때문에 등록금 인상을 반대한다고 생각한다. 세종대는 재단에 관선이사가 파견돼 예산 공개해 보니까 학교가 돈이 부족해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에 동의한 바 있다.

윤태영 : 대학평의원회가 구성돼 장기발전계획이나 등록금 정책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가 많아지면 오해가 풀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장기발전계획에 대해 이해하고 좋은 계획이라고 인정해도 자신이 참여해 결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신하는 경우가 있다.

이경탑 : 정부예산 증액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고, 등록금 후불제의 경우 대학의 결손 부분을 어떻게 매꿀 것이냐의 문제가 생긴다. 차라리 학자금 대출하면서 이자 차입을 받는 금융권에서 대학에 투자할 생각은 없는지 묻고 싶다.

"금융권, 학자금 대출 수익성 'ㅇ'원(?)"

류기윤 : 실질적으로 학자금 대출은 금리가 낮다. 지금 현재 학자금 대출 금리가 6%정도인데, 정부재정이 아닌 시중자금으로 대출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것은 원가에 가깝다. 다만 대학이 가진 여유자금 유치와 미래의 고객인 대학생들을 생각해 거래하는 것이지 실제 발생하는 이익은 없다.

이경탑 : 금융권에서는 예대마진을 높게 챙기고 있고, 해마다 몇천억씩 이익을 남기고 있지 않은가.

류기윤 : 고려대나 인하대의 경우 학자금 대출 이자를 학교에서 장학금의 형식으로 대신 내주고 있다. 그런 방도를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사회 : 고려해볼만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하고 더 하실 말씀은 강낙원 연구원에게 이메일로 해주길 바란다. 오늘 말씀을 토대로 좀 더 발전된 안을 만들어 보겠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6-12-18 오후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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