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의예과를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고 서울 병원을 신축하는 등 의대 발전에 힘써 온 건국대는 올해 의사 국가시험 합격률이 91% 정도였던 지난해에 비해 무려 14% 가까이 떨어진데다 전국 41개 대학중 최하위를 기록해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건국대의학전문대학원 관계자는 "결과가 발표되고 우리도 깜짝 놀랐다"며 "국가시험을 앞두고 모의고사를 실시해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게 한 관행을 바꿔 모든 학생들에게 기회를 준 점이 합격률 하락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건국대는 3년 전 의예과 체제에서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로 전환한 뒤부터 유급 학생의 적체 해소에 골몰해 왔다. 이일근 교무부장은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로 전환하면서 기존 체제에서 학업 부진 학생들의 적체 문제가 학사운영에 악영향을 미쳐, 상급 학년으로의 진급이나 졸업기준을 완화해 줬다"며 "교수들이 나름대로 학생들의 성적향상을 위해 독려도 하고 정규 수업 외 강좌를 마련해 시험 대비를 했지만,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한 건국대 학생은 65명. 이중 2명이 결시해 공식적으로는 63명 중 48명만이 합격했다. 교무부장의 말에 따르면 정원 40명 중 15명은 그동안 성적 부진으로 적체된 학생이란 얘기다. 여기에는 복수유급으로 재적을 당했다가 재입학한 학생, 특별전형으로 비교적 낮은 성적으로 입학한 학생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의예과로 입학한 학생과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적용받는 학칙 등이 달라, 과거 의예과 입학생 중 유급되는 학생들의 적체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됐고,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진급·졸업기준 완화를 적용했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국가시험 전에 모의고사를 실시해 성적이 부진한 학생은 응시를 못하게 하는 관례도 폐지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합격률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고, 내년 시험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 이일근 교무부장은 "시험 직전 교수들이 시험 대비수업을 진행했는데 이 수업에 성실히 출석한 학생들의 성적이 좋았다"며 "내년부터는 학생들에게 강제성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신 건국대는 의학전문대학원 전환 이후의 학생들의 성적에 대해서는 낙관하는 모습이다. 의학전문대학원 행정실 김보중 과장은 "3년 전 선도적으로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로 전환하면서 좋은 학생들이 입학하고 있다"며 "1학년의 경우 전체 장학금(50%는 전액, 50%는 반액)을 주고, 2학년부터는 학생 55%에게 장학금을 수여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