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중국이 물가가 싸다고 해도 그것도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인 일본의 유학생이 한국돈으로 5만원도 되지 않는 월 400위안(약4만7천원)으로 생활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중국 선양(瀋陽)의 랴오닝(遼寧)대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는 일본인 키요세 아츠시(淸瀨敦史.20)는 이를 현실로 만들어낸 '짠돌이' 유학생이다.
선양지역 외국인 유학생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인 유학생의 월 평균 생활비는 학비와 기숙사비를 제외하고 2,500위안(약30만원) 안팎. 최근 중국인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월 용돈으로 3천위안 이상을 사용하는 중국 대학생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는 추세에서 그의 자린고비 정신은 주의를 끌기에 충분했다.
고등학교 시절 중국 영화를 보다가 문득 중국을 알고 싶다는 생각에 유학을 결심했던 키요세가 선양에 들어온 것은 재작년 8월. 학교를 갓 졸업한 키요세를 위해 부모님이 1년치 학비와 기숙사비를 대신 내준 것을 제외하고 그가 가지고 들어온 돈은 아르바이트로 모은 2만위안(약350만원)이 전부였다.
이때부터 키요세의 짠돌이 유학생활이 시작됐다. 그는 생활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식비를 아끼려 외국인 유학생 전용식당이 아니라 중국 학생이 이용하는 학교 구내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식비는 한 끼에 2.5위안(약300원) 정도. 원래 아침은 거르는 편이라 한국 돈으로 600원 정도면 하루 두 끼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다.
일본 고베(神戶)에 거주하는 부모님과 전화통화를 할 때도 먼저 전화를 하지 않았다. 이메일로 먼저 부모님께 전화를 부탁하고 기숙사로 걸려온 전화를 받는 방법으로 통신비를 아꼈다. 물론 휴대폰도 구입하지 않았다. 학용품이나 교재 구입 등 목돈이 들어가는 경우가 없다면 월 생활비가 심지어 300위안에 그칠 때도 있었다.
취미생활이 있다면 DVD를 구해 영화를 보거나 가끔 먹을 것을 사들고 자신의 방으로 찾아오는 다른 유학생들과 수다를 떠는 게 고작.
키요세는 '짠돌이' 생활에 대해 "돈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중국의 평범한 학생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직접 체험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8월부터 기숙사를 떠나 학교 주변에 월세 600위안짜리 방을 얻어 자취생활을 시작했다. 1년 더 중국에서 유학을 하겠다고 결심하면서 월 900위안인 기숙사비도 아끼고 좀 더 많은 중국인들과 부대끼기 위해서였다.
기숙사를 나오면서 그는 더욱 독한 '짠돌이' 기질을 발휘했다.
100위안 정도면 살 수 있는 전기밥솥도 마다하고 그는 압력밥솥에다 쌀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밥을 해먹는다. 변변한 반찬도 없이 일본에서 가져온 양념가루를 뿌려 만든 '오차쓰케(녹차에 밥을 만 일본요리)'가 그의 주식이다. 이런 식으로 키요세는 하루 식비를 종전과 비슷한 5위안대에 묶을 수 있었다.
그가 밥을 해먹는 장면을 직접 지켜봤다는 한 한국인 유학생은 "사실상 쌀을 익히는 게 아니라 불려서 먹는 셈인데 그 딱딱한 것을 어떻게 먹는지 놀라웠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키요세는 "직접 먹어보면 아주 맛있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키요세의 새해 희망은 올해 8월 학업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가 중국과 관련된 직장을 얻는 것이다. 그는 "중국에 공장을 갖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아주 많은 데 그런 회사에 직장을 구해 중국에서 배운 실력을 활용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