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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응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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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응 본지 전문위원,

한양대 전 기획조정처장,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
[오재응 칼럼] 한양대 전 기획조정처장,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
되돌아봐야 할 ‘공학교육인증제도’
오재응 (본지 전문위원/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
세계는 개방의 물결에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WTO와 FTA 협상이 진행되면서 교육현장은 피할 수 없는 도전과 저항에 맞닥뜨릴 태세다. 이에 우리의 교육열에 걸 맞는 교육환경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고민하고 노력할 때다.

특히 공학분야는 교육환경 인프라 미비 등에 따른 젊은이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공계의 우수한 인재들도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는 현 시점에서 최근 한국공학인증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공학교육인증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산업계와 교육부, 산자부, 정통부 등 관계기관의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공학분야의 교육인증제도는 국제화를 위한 표준화 된 교육과정을 요구하는 것이다. 국가의 장래를 이끌어갈 산업 일꾼을 양성하는 대학의 공학교육에 대한 관심과 이러한 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한다데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공학교육인증제도의 도입에 대해서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은 관심 속에 공학교육인증을 받기 위해서 신청하는 대학이 쇄도하는 것으로 보아 얼마나 공학교육인증제도의 도입이 중요한 가를 짐작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은 공학교육인증제도 도입에 대해서 과연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번 생각해 보아야한다.

1999년에 창립된 한국공학인증원의 공학교육인증제도는 이제 과연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지를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여러 대학이 앞 다투어 공학교육인증을 받기 위해 신청하니까 한국공학인증원의 위상은 더욱 높아가고 있다. 공학교육인증제도를 시작한 선진국에서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 제도는 참으로 필요하고 중요한 것임을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과 국내 사정은 과연 어떻게 다른지를 잘 통찰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공학교육 인프라 즉 여건이 다르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학생 대 교수비가 절대적으로 열악한 한국의 실정은 과연 이 시스템을 어떻게 적용 할 것인 가를 깊이 생각해야한다. 가령 ‘각 교수가 담당하는 과목이 과연 한 과목만 담당하는지?’, ‘수강 학생 수는 몇 명이나 되는지’를 생각해보면 공학교육인증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교수의 업무량이 얼마나 많은지를 짐작 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교수가 작성하는 강의계획서의 수업목표에는 인증원이 요구하는 전공기반과 기본소양의 12개 항목, 각 전공과목별 교육 목표와 항목별 평가 기준 등이 포함돼야한다. 물론 이는 한번 작성해두면 강의를 반복하면서 나오는 문제점을 통해 개선하면 된다.

그러나 한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보통 50~60명 정도이거나 더 많은 학생이 수강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만만한 일은 아니다. 학생들의 학습성과와 교육목표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매년 시험문제를 출제해 결과를 평가하고 분석한 것을 기초로 개별 수강 학생들과 상담하여야한다. 이를 토대로 학습성과와 교육목표를 수정하고 개선하는 등의 일련의 과정을 수행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이런 일들을 수행하는 교수 입장에서는 말 할 필요 없이 무척 많은 시간이 요구되기에 이 프로그램을 추진해 가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교수의 기본 사명이 교육 이라고 하지만 현재 한국대학의 여건이 매우 열학한 점을 감안한다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뿐 만 아니라 이렇게 많은 학생들과 일일이 상담하기위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상담을 하는 것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혹자는 컴퓨터로 하니까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학생 수가 많을 경우에는 자칫 형식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이는 오히려 학생과 교수 사이에 불신만 조장하는 것이 될지도 모른다.

교수의 책임과 임무는 교육과 연구 그리고 봉사라고 말한다. 과연 요즘 대학에서 교수는 교육만 잘하면 되는 것일까? 대학당국에서는 학교의 위상과 경쟁력을 평가 받는 잣대로 교육에 대한 평가는 정량적 평가가 어렵기 때문에 교수들에게 우수한 연구 논문과 산학협동에 의한 특허 등을 요구한다.

따라서 교수는 승진 및 승급을 위해 교육보다는 연구를 더 중요시하는 환경에서 공학교육인증제도를 추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교수가 만능이 아니기에 공학교육인증제도를 성공적으로 잘 정착하기위해서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공학교육인증제도는 교육, 관찰, 평가, 상담을 하는 ‘순환자율개선형 공학교육’이다. 대학이 교수의 평가방법을 교육 중심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연구 중심으로 할 것인지를 분명히 방향을 정하고 이에 따른 교수 업적 평가 제도를 개선해야한다.

또한 한국대학의 현실을 직시하고 열악한 교육 인프라를 고려하여 유연성 있게 공학교육인증제도를 적용 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공학교육인증제도가 지나치게 형식에 구애 되지 말고 각 대학 별 창의성이 있는 공학교육모델을 구축해 나가도록 선도해야한다.

또한 많은 대학이 신청하고 있으니까 문제가 없다는 식의 도도한 자세보다는 대학당국의 행정과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될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한다. 이에 따라 각 대학별, 공학프로그램별 특성을 고려하여 창의적 교육과 산업계에서 필요한 인재가 배출 될 수 있도록 선도해야 한다. 한국공학인증원과 각 대학이 나서서 공학교육인증제도 도입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점을 분석하고 평가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오재응 칼럼 | 입력 : 07-03-02 오전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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