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대학원 에코과학부 '행동 및 생태 연구실' 연구원인 표트르씨는 이화여대로 옮긴 최재천 교수의 빈 자리를 메워 3월부터 강단에 서게 된다.
서울대 자연대에 외국인 교수가 임용된 것은 처음이다.
표트르씨가 한국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2004년 유럽에서 열린 생태학회에서 최 교수의 제자 이모씨를 만나면서부터.
그는 이듬해 한국에 들어와 연구와 사랑을 병행하다가 결혼식을 치르고 아예 한국에 뿌리를 내렸다.
표트르씨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아내만이 아니었다.
다양한 조류와 곤충 등 한국의 생태계에 푹 빠진 표트르씨는 전임강사로 있던 폴란드 과학원에 휴직서를 내고 이화여대에서 연구원 생활을 시작했다.
비무장지대(DMZ)에 서식하는 두루미와 까치 등 한국 조류의 행동과 소금쟁이 같은 곤충의 생태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2004년 폴란드에서 받은 대학교수 자격증(Habilitation:독일ㆍ폴란드에서 대학교수가 될 수 있는 자격증)을 과감히 던져 버리고 한국행을 택했을 만큼 그의 한국 생태계에 대한 애착은 한국인 못지 않다.
표트르씨가 서울대 출신 3명을 제치고 서울대 교수가 될 수 있었던 데는 이런 학문적 열정과 빈틈 없는 강의계획, 세계 곳곳에서 연구활동을 한 경력 등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학교 쪽 설명이다.
생명과학부 강사욱 학부장은 "표트르씨는 자신의 연구 프로젝트를 교육과 긴밀히 연계하겠다는 치밀한 교육계획을 제시했다"며 "서울대가 국제화를 지향하려면 외국인 교수의 강의가 꼭 필요하고 표트르씨의 뛰어난 연구업적과 실력이 인정돼 임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표트르 교수와 같은 외국인 교수 임용이 확대되면 '순혈주의' , '학문 동종교배'란 지적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