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교육연구소(소장 박거용·이하 연구소)가 내놓은 ‘대학총장 선출현황과 개선방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임명권자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한국의 총장 선출방식과 달리 외국 대학들은 구성원 다수 의견을 반영하는 경향이 강하다.
미국·프랑스를 비롯한 OECD 회원국 14개 대학총장 선임제도를 살펴보면 선거제와 임명제가 50%씩이었지만, 임명제의 경우에도 평의회·감독위원회·대학위원회를 통해 구성원 의견을 적극수렴했다.
일본의 경우 국립대는 법인에서 ‘학장(총장)심사회의’를 구성해 관련 전형에 따라 학장을 선임, 문부과학대신이 임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립대는 총장 임면에 관한 사학법 규정이 없어 대학 자체 선임규정을 마련해 선출하는데, 일반적으로 총장선출 추천위원회 추천에 따라 구성원 심사·투표를 거쳐 임명하고 있다.
국립대학이면서 ‘공(公)시설법인’을 갖는 프랑스 대학들은 총장을 대학협의회 선거로 선출한다. 관리평의회·학술연구평의회·교육대학생활평의회 전 위원이 참석한 총회에서 재적인원 과반수의 득표를 얻어 선임되는 것. 미국은 주마다 대학 특성이 달라 총장선거방식이 제각각이다. 대체로 이사회 주관으로 총장 선임위원회를 구성해 간선제로 선출된다.
독일은 국립대 형태를 띠고 있지만 대학 자치권을 보장하고 있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대학이 자체적으로 총장을 선출하면, 주 정부는 선출과정에 하자가 없는 한 이를 인정·임명해 국가 개입을 최소화한다. 영국은 총장이 명예직에 가깝다. 따라서 실질적 대학행정 총 책임자인 부총장을 평의회에서 선출하되, 이사회의 동의를 얻는 절차를 택하고 있다.
이같은 외국 사례를 볼 때 대학 내·외부적 자율성 확보가 중요함을 알 수 있다. 한국 대학의 경우 최근 사학법 재개정 논란에서 정부로부터의 자율성을 요구하는 반면, 총장선거를 진행하는 데 있어 내부적 자율성은 미흡하다는 평가. 연구소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교수·직원·학생 참여비율 확대 △선거 전담기구 법정화·정착화 △교육부 개입자제 및 지원책 강구가 필요하다고 꼽았다.
국내 대학들은 총장직선제가 잡음을 일으킬 가능성을 우려, ‘대학경쟁력’과 반비례한다고 판단내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실제로 국내 대학들이 모델로 삼고 있는 외국 대학들은 구성원들의 총장선거 참여를 중시하고 있다. 총장 리더십의 정당성·민주성이 공인될 때 장기적인 대학교육 발전이 가능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