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오영교 동국대 총장의 취임식을 앞둔 시점에서 한 대학 법인 관계자가 내뱉은 말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행정자치부 장관 등을 거치며 '혁신 전도사'로서 명성을 쌓아온 오영교 총장이 대학 경영에서도 놀랄만한 혁신을 이끌 것이란 암시이기도 하다.
오 총장은 7일 교육부 출입기자들과 함께 한 오찬에서 "작년 12월 12일 총장에 선임되고 나서 준비사무실을 꾸려 3개월 넘게 인수 작업을 해왔다"며 "그 결과 108번뇌하는 심정으로 108가지 발전방안을 담은 '108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이며 오는 13일 이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오 총장이 오는 13일 발표하겠다고 밝힌 '108프로젝트'는 동국대가 '최고의 명문 사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108가지 발전방안이 담겨있다. 5대 혁신과제를 주축으로 108가지 발전방안을 추진해 올해부터 2010년까지 대학경영의 주요 지침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5대 혁신과제는 ▲신 경영 시스템 창출 ▲교육연구 시스템 혁신 ▲최적의 교육연구환경 구축 ▲재정확충 및 건전화 ▲의학교육 및 병원, 경영 혁신이다. 조의연 경영관리실장은 "산자부 차관, KOTRA 사장, 행자부 장관 등을 역임해 오면서 고민한 결과가 담겨져 있다"고 말했다.
오 총장이 구상하는 '108프로젝트'의 키워드는 '고객', '성과', '효율'이다. 수요자 중심의 교육, 연구, 대학환경을 지향하고 효율과 성과중심의 시스템경영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총장 직속 기관으로 마련된 경영관리실이 좋은 예다. 경영관리실은 고객만족 경영팀, 혁신관리팀으로 나뉘어져 있다. 고객만족경영팀은 대학의 내외부 고객인 학생과 수험생, 학부모, 기업 등의 만족도 향상을 위해 신설됐다. 오 총장은 이에 대해 "학생 주인이 되는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만족도를 수시로 체크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처럼 고객만족도를 조사해 교육·연구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뜻인데,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보다 재정확충이다.
오총장은 취임사에서 "1,600만평의 토지 등 학교가 소유한 모든 재산을 재정확충과 교육환경혁신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국대는 지난달 16일 직제개편을 통해 사업개발부서를 만들었다. 사업개발부서의 역할은 바로 재정확충에 관한 것으로 캠퍼스마스터플랜 기획과 실현을 위한 자금조달 계획을 수립하고 각종 수익사업을 기획한다.
동국대 관계자는 "1,600만평의 토지 중 1400만평이 수익용 재산인데, 이중 120만평만 운영되고 있다"며 "나머지 부분에 대한 활용방안을 사업개발부서에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개발부서에서는 대학의 기금을 모으고 운영하는 기능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대외협력처가 사업개발부서로 통합되고 기금 모금·운영의 기능을 이 부서에서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동국대 관계자는 "기금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그것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이번 조직개편은 앞으로 기금을 관리하고 운영하는데도 신경을 쓰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학 경영에 있어서는 서울, 경주, 의료원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3원 체제를 확립하고 단과대 중심의 분권화가 이뤄진다. 이에 따라 캠퍼스의 특성을 최대한 반영한 발전계획의 수립이 가능해 지고, 단과대 경영에서 학장의 권한이 커진다.
분권화를 통한 자율경영에는 책임이 따르게 마련이다. 동국대도 캠퍼스와 병원 운영의 안정을 위해 책임경영시스템을 도입할 방침이다. 조의연 실장은 "총장과 단과대 학장이 직접 경영계약서를 쓰게 될 것"이라며 "예를 들어 한 단과대에서 전년과 대비해 연구논문 수를 몇 편 이상 증가시키겠다고 계약해 이를 달성하면 성과급 등 당근을 주고, 미달했을 경우에는 예산 축소 같은 채찍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계획들을 실천하기 위한 조직개편의 윤곽도 드러났다. 지난달 16일 개정된 정관에 따르면, 동국대는 경영부총장을 도입할 계획이다. 기존 부총장의 역할이었던 교무·학사 업무를 학사 부총장에게 맡기고, 사업개발 등 경영부분은 경영부총장이 책임지게 된다는 것이다. 경영부총장은 외부 영입이 점쳐지고 있다. 조 실장은 "외부에서 전문성을 갖춘 영입대상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앙조직에 본부제를 도입해 기존의 7개 처에서 4개 본부 1개 처로 슬림화된다. 동국대는 본부제 도입으로 신속한 의사결정과 업무처리가 가능해 지고, 수평적 팀제가 활성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대 관계자는 "기존의 '처'가 수직적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면, '본부'는 수평적이면서 업무 완결형의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오영교 총장은 최근 총장실을 '일하는 집무실'로 바꾸었다. 기존의 소파를 15인석의 회의탁자로 대신하고, 프리젠테이션이 가능한 환경으로 바꾸었다는 얘기다.
오 총장은 이 모든 혁신의 목표를 "국내 최고의 사립대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설정하고, "제가 추진하려는 대학경영 모델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다른 대학은 물론 민간기업에서도 배워가는 우수한 혁신경영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취임 초기부터 '강력한 혁신'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강력한 혁신'은 학내 구성원들로부터 얼마나 지지를 얻을 지가 성공의 관건이다. 오 총장은 "대화와 설득을 통해 간극은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그가 구상하는 '강력한 혁신'들이 '총장실의 변화' 처럼 확 바뀌어질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