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는 어윤대 전 총장이 취임한 지난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외국인 학부생 유치를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해까지 외국인 학부생 비율은 0.6%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교무처 학적팀에 따르면 2006학년도 2학기 현재, 외국인 학부생은 모두 151명으로 전체 재학생(서창캠퍼스 포함) 2만4,346명 중 약 0.6%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입학한 43명까지 포함하면 178명으로 0.7%정도로 비율이 소폭 상승한다. 외국인 학부생은 한 학기나 일년 단위로 오는 교환학생은 제외한 숫자다.
서울대의 외국인 학부생 비율이 1% 정도이고, 연세대(원주캠퍼스 제외)가 올해 입학정원 3,494명 중 79명이 외국인 학부생인 것에 비춰보면 그리 높은 비율은 아니다.
이렇듯 어윤대 총장 이후 국제화를 강조한 고려대가 생각보다 낮은 외국인 학부생 비율을 보이고 있는 점은 무엇일까?
김숭진 고려대 입시전문위원은 "아무리 글로벌화가 중요하다 해도 자질이나 수학능력이 모자라는 학생을 무분별하게 뽑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2003년부터 외국인 학부생 유치에 문호를 넓혀 시행해 보았더니 일부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이 있어 엄격한 합격기준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외국인 학생들의 합격률이 20~30%이기 때문에 비율을 늘리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며 "학교나 외국인 학생 개인으로서도 걸러주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고려대는 2005년부터 외국인 학생 입학 조건을 상대적으로 엄격하게 적용했다. 이로 인해 2003년 24명, 2004년 73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던 외국인 입학생의 숫자가 2005년을 기준으로 다시 낮아졌다. 입학처에 따르면 2005년 입학생 중 외국인 학생은 20명이었고, 2007년에는 18명이 입학했다.
고려대는 2010년 외국인 학부생의 비율을 1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외국인 학생 비율이 20%에 달하는 싱가폴 국립대(NUS) 등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싱가폴 국립대에 해외 탐방을 다녀온 임영주(경영대)씨 등 3명의 학생들이 써낸 보고서가 고려대 내부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은 해외 탐방을 통해 고려대와 NUS의 외국인 학생 유치전략을 비교한 보고서를 제출해 12개의 탐방단 보고서 중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7일 안암 캠퍼스와 서창 캠퍼스 내 모든 행정부서에 배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양교는 유학 비용에서부터 차이가 났다. NUS의 경우 한 학기 수학비용이 305만원~560만원이 드는 반면 고려대의 경우 620~970만원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고려대가 NUS에 비해 외국인 학생 지원이 상대적으로 미비하기 때문.
김숭진 위원은 " 학부 입학생의 경우 등록금의 35%를 대학원 입학생의 경우 75%를 감면해주고, 매달 숙식비 명목으로 16만원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는 외국인 학생 유치가 걸음마 단계인 국내 사립대 중 높은 지원 수준이지만, 2010년까지 10%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장학금의 대폭 확충과 영어강의 비율 확대, 마케팅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NUS와 유사한 외국인 학부생 대상 생활비용 대출제도 신설 ▲외국인 장학금 확충 ▲외국인 인력이 필요한 곳의 아르바이트 개설 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또 NUS가 각 나라별로 입시전형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최소요구 수준을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외국인 학생 유치를 위한 입시전형을 따로 운영하는 데 반해 고려대는 나라별로 다양한 입학전형 내용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입학처 관계자는 "나라마다 다양하게 전형 방법을 제시하는 게 맞는 이야기"라며 "현재 평가 방법을 나라별로 세분화하기 위한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