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서울의 한 디자인회사에 다니고 있는 박마리아씨는 지난 2004년 한국기술교육대 디자인공학과 재학 당시, 수업시간에 신발청소로봇 ‘솔리’를 만들어 의장등록까지 했다. 그녀는 “과제로 제작한 캐릭터 로봇이 2년 후 의장등록까지 되는 것을 보면서 신기했다”며 “그 때의 일로 특허나 의장을 등록하는 일이 그렇게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나도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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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발청소로봇 ‘솔리’ |
한국기술교육대 디자인공학과는 지난 2004년부터 누리사업인 ‘캐릭터제조 및 인력양성 사업단’(이하 CIMD센터)을 운영하고 있다. 디자인공학과 학생들은 전공수업과 실습을 통해 누리사업에 참여하고, 실무경험도 쌓고 있다. 의장출원에서부터 제품을 상품화하는 것까지 교육을 받는 것이다. 정광태 CIMD센터 단장은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낸 아이디어에 대해 의장등록이나 상품화, 창업을 독려하고 있다”며 “산업재산권 교육도 병행해 디자인 전공학생들이 특허 내는 절차나 방법을 습득하게 해 나중에 전공분야에서 일을 할 때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 제작부터 상품화까지=누리사업 2차년도인 2005년 10월에는 디자인공학과 학생들이 중심이 돼 ‘디자인C’라는 회사도 설립했다. CIMD센터(http://cimd.kut.ac.kr)가 창업을 지원한 이 회사는 학교측의 의뢰를 받아 캐릭터손난로, USB메모리, 핸드폰고리 등을 제작해 상품화했다. 회사 설립 초기 대표를 맡았던 강규태씨(디자인공학과 졸업)는 “디자인C에서 캐릭터를 제작하고 상품화해 보았던 경험이 회사 생활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며 “디자인 작업만이 아니라 클라이언트의 주문을 받아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상품화하는 과정을 학교에서 미리 경험하고 오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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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릭터 손난로 |
문화관광부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하 진흥원)이 2005년 8월에 발간한 ‘2005 캐릭터산업백서’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산업의 2004년 전체 시장 규모는 4조 2,193억 원으로 2000년부터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캐릭터상품보유율은 2004년 66%로 2002년( 52.3%), 2003년(63.5%)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캐릭터 라이선스 시장도 2003년에 비해 16.8%가 성장한 2,588억 원을 기록했다.
캐릭터 시장 규모가 매년 성장하는데 반해, 관련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진흥원이 낸 캐릭터산업백서에 따르면, 캐릭터 산업 경영자의 31.4%가 인력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기술교육대가 속한 충청남도가 문화콘텐츠와 영상미디어 산업을 키우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실제 상품을 제작할 전문 인력은 부족하다는 얘기다.
◆캐릭터산업의 인력부족 해결 기대=따라서 CIMD센터를 통해 배출되는 인력은 충남의 문화콘텐츠·영상미디어 산업을 키우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 단장은 “충청남도가 영상미디어 분야를 지역 특화사업으로 채택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캐릭터 제조 산업은 활성화되지 못했다”며 “이는 캐릭터를 직접 제조, 상품화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CIMD센터는 디자인공학과의 교육과정을 ‘캐릭터를 직접 제작해 상품화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디자인공학과가 2차년도부터 △캐릭터 상품기획 △캐릭터 디자인 △캐릭터 제조기법 △동작표현 실습 △캐릭터 마케팅 △산업재산권 등 과목을 신설한 것은 학생들에게 ‘동작이 가능한 캐릭터를 구상하고 제작해 상품화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서다.
정 단장은 “커다란 시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인력 부족으로 열악한 상태에 있는 캐릭터 산업 시장을 CIMD센터에서 배출한 우수 인력들이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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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광태 CIMD 센터 단장이 학생들이 만든 캐릭터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누리사업은 ‘지방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일차 목표로 두고 있지만, 이를 통해 지역발전을 모색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사업단은 캐릭터 전문 인력을 양성해 관련 산업 발달의 첨병 역할을 함과 동시에 지역의 문화산업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순신 장군, 유관순 열사, 박문수 어사 등 천안·아산 출신 인물들과 병천순대 등 지역 특산물을 캐릭터로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산학협력과 인재양성을 통해 수도권 기업을 유치(다림 콘텐츠, 세모로직 등)했고, ‘캐릭터 만들기 체험교실’을 열어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캐릭터 제작 교육도 실시했다.
◆지역과 학과가 ‘윈-윈’하는 성과=CIMD센터 오는 6~7월 중 누리사업에 대한 중간평가를 받게 된다. 이미 디자인공학과는 누리사업을 통해 학과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특성화된 분야(캐릭터 제조·인력양성)에 맞게 교육 커리큘럼을 개선하고, 장학사업과 기자재 확보를 통해 교육환경도 제고시켰다. 이러한 노력은 신입생 유치와 졸업생 취업에 순영향을 줬다. 디자인공학과의 2006학년도 신입생 충원율은 102.3%(전년도 미등록자 포함)에 달했고, 교원확보율은 사업시작 4년 후의 목표였던 79%를 이미 달성한 상태다. 신입생 수능성적 평균도 상위 21.2%에서 17%로 향상됐고, 자발적 미취업자 1명을 제외한 졸업생 전원이 취업에 성공했다.
CIMD센터는 약 3개월 뒤에 받게 될 누리사업 중간평가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정 단장은 “매년 지원받은 국고지원금(연간 6억7,200만원)을 알차게 활용해 왔다”며 “관련 산업 인프라가 미비한 상황에서도 우수 인력을 배출해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학생들 교육에도 내실을 기해왔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오는 5월 끝나는 ‘누리사업 3차년도’ 까지를 씨를 뿌리는 ‘파종 시기’로 보고 있다. 4차년도부터는 지금까지 뿌린 노력에 대한 열매를 수학할 단계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CIMD센터는 지난해 천안시내 백화점에서 열었던 전시행사를 서울로 확대해 사업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캐릭터 상품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정 단장은 또 “지방자치단체나 지역단체와의 연계를 통해 지역문화 캐릭터 발굴에도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오는 5월, 파종시기를 마치는 CIMD센터가 앞으로 어떤 열매를 거두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