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이 필요하다’는 대전제에는 이견이 없다. 입학자원 급감으로 인한 위기의식 확산이 통합 추진의 주요 요인. 이희연 군산대 총장은 “대학간 중복투자와 출혈적 경쟁관계를 타파해야 한다”며 대학 구조개혁 정책 동참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서거석 전북대 총장도 “자율적 변화와 혁신 노력이 뒷받침 된 대학경쟁력 제고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전북지역 국립대 통합 논의가 급진전될 기미는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다. 각 대학들이 구성원 의견 수렴과 공감대 형성을 선결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군산대는 통합의 기본원칙으로 ‘교직원 신분보장’을 명시하고 있다. 통합대학 간 합의한 임용·승진 기준에 의해 신분을 결정하더라도 “가장 유리한 직급과 승진 연한을 부여하도록 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 익산대의 경우 학문영역별 캠퍼스 특성화·중복학과 통폐합을 통한 대학특성화와 대학경영 합리화 방침에는 동조하고 있다. 그러나 신분보장 또는 평가기준 적용 문제를 안 짚고 넘어갈 수는 없다.
결국 교직원 신분보장 및 평가기준 적용에 대한 의견차 조율이 통합의 성패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대 관계자는 “예전의 군산대·익산대 통합 논의 불발은 정보 부족으로 인해 협의·조율이 되지 않은 결과”라며 “통합 논의를 조심스레 추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평가기준에 대한 대학간 입장차가 여과되지 않은 채 흘러들어갈 경우, 통합 대상대학을 건드리는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전북대는 조만간 통합대학의 교수 승진요건·평가기준 및 학생 졸업요건에 관한 구체적 안을 정리해 논의 테이블에 제출할 계획. 군산대·익산대의 중지가 어느정도 모아진 상황에서 사실상 통합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전북대가 어떤 안을 제시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4월 중 통합계획서를 수정·보완해 5월께 통합 여부를 결정하는 촉박한 일정임에도, 이에 대한 합의 없이는 통합 일정이 급물살을 타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북대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구성원 동의에 바탕한 통합이 제 1원칙”임을 재차 확인했다. 군산대·익산대와의 통합에 따른 내·외부적 마찰 가능성에 대한 부담이 다분히 배었다. 전북지역 국립대 통합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