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계 여성으로 태어나 미국 콜럼비아大에서 인문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서구·남성 중심의 철학 담론에 균열을 내고 그것을 해체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가야트리 스피박을 소개하는 수식어다. 전남대 이경순 교수(영문학)가 최근 번역·출간한 ‘스피박의 대담’은 그녀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좋은 책이라 할 만하다.
마르크스·데리다·푸코·프로이트·라깡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지식인들의 지적 전통에 대해 날카로운 메스를 가하는 스피박의 이론은 난해하기로 유명하다. 스피박의 입을 통해 설명되는 ‘스피박의 대담’은 그래서 스피박을 알고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필독서로 일컬어진다.
이 책은 1984년부터 88년 사이에 여러나라에서 이뤄진 12건의 대담식 토론을 통해, 광범위한 정치적 논제에 관한 스피박 사상의 진화과정과 정수를 담아냈다. △제3세계 여성과 서구 페미니즘 △포스트식민주의와 문학텍스트 △해체이론·다문화주의의 정치성 △포스트식민주의 비평가의 상황·책임·전략 등에 대한 저자의 간명한 주장을 접할 수 있다.
번역자인 이경순 교수는 “스피박은 해체론을 활용해 식민주의의 유산을 뛰어넘으려 하는데, 이의 궁극적인 목표는 일반화·단일화하려는 인식론·거대담론·지배담론·주류 페미니즘 등 모든 것에 저항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론과 지식의 철저한 자기성찰이 필요한 한국사회에 필요한 책”으로 소개했다.
380면, 갈무리, 가격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