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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총장 "국내 최고 국제화 대학 만들 것"
[인터뷰]한림대 총장, '교육 소비자론' 역설
김중수 한림대 신임총장은 한림대를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키워나갈 것이라 다짐했다. 한림대를 ‘한국에서 국제화가 가장 잘 된 대학’으로 손꼽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김 총장은 “학생들이 학습·생활을 함께 해나갈 수 있는 ‘캠퍼스 라이프’ 구축을 통해 한림대만의 특화된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캠퍼스 라이프’는 미국 등 선진 대학들이 운영중인 ‘레지던셜 칼리지’ 개념을 일부 도입한 것이다. 교외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는 놀이문화를 교내로 끌어들여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를 제고하겠다는 내용이다.

김 총장은 교육 소비자인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강조했다. 그는 “대학이 배출한 인재가 사회에서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대학 교육은 실패”라며, "사회와 학생이 요구하는 교육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교 졸업생의 83~84%가 대학에 진학하는 ‘대중교육시대’의 고등교육은 더이상 ‘투자재’가 아닌 ‘소비재’로 성격이 바뀌었다는 주장이다. 그는 우리 교육의 당면 과제로 ‘개방’과 ‘자율화’를 꼽았다. 국제 경쟁력을 갖추려면 국제 기준에 걸맞은 수준의 교육환경이 필요한데, 우리나라 대학의 경우 정부 규제가 지나치다는 설명이다.

김 총장은 “사전 규제의 강화는 정당한 경쟁마저 억제해 하향평준화를 낳을 수 있다”며 “자율성을 준 뒤 사후적 평가를 엄격히 하는 게 ‘교육 수월성’을 위한 올바른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사립학교법·기여입학제 등 교육 쟁점에 대해서도 국제적 기준의 큰 틀에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총장은 “한국 교육만의 독특한 제도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모나다’는 것”이라며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교육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교육의 특성상 자율성을 준다 해서 ‘경쟁 만능주의’가 되지는 않는다”며 개방·자율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중수 한림대 신임총장과의 일문일답.

-취임을 축하드린다. 주로 경제 분야를 맡아 오다 총장직을 수행하게 돼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대학 총장을 맡게 된 것은 큰 영광이라 생각한다. 또 개인적으로는 큰 도전이기도 하다. 타 분야에 있을 때도 국가경쟁력의 핵심은 대학경쟁력이라 생각해왔다. 대학경쟁력은 결국 대학의 자율성에서 나온다. 이 부분에 주목해 한림대를 발전시켜 나가겠다."

-신임총장에 대한 기대가 클 것이다. 한림대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 계획인지.

"그간 한림대를 이끌어온 분들이 ‘작지만 강한 대학’을 표방했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도 작지만 강한 대학이 많이 있는데, 그런 맥락에서 한림대의 목표 설정은 나무랄 데 없다.

다만 국제화 추세로 인해 수도권 대학과 격차가 벌어질 것이 걱정된다. 따라서 한림대 발전의 내용을 ‘국제화’로 채워나갈 계획이다. ‘작지만 강한 대학’을 꼽을 때, 한국 대학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학으로 만들고 싶다."

▲ 김중수 한림대 총장이 본지 이인원 회장(오른쪽)과 인터뷰 후 교정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한명섭 기자

-‘작지만 강한 대학’의 구체적 내용과 계획이 있다면.

"‘특화’가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확실한 브랜드 이미지가 필요한데, 특히 ‘캠퍼스 라이프’ 구축을 생각하고 있다. 한국은 학교에서 학습만 하는 ‘통학’의 개념이지만, 선진국의 경우는 학습·생활·문화가 혼연일체 되는 캠퍼스 라이프가 확립돼 있다. 대학이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일 수 있는 것도 대학 내 교육·문화 환경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한림대에도 교육 소비자인 학생들이 마음껏 영위할 수 있는 '캠퍼스 라이프'를 정립할 계획이다."

-'레지덴셜 칼리지‘와 비슷한 개념인가?

"기본적으로 비슷하다. 공간적 개념뿐 아니라 철학적 의미까지 포함한다고 보면 된다. 문화·체육활동을 포함한 동아리, 학회 활동 등 생활이 학교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한림대의 특성화 방안으로는 어떤 것을 생각하고 있는지.

"한림대는 부속병원이 5개로 의과대학에 강점이 있다. 의과대학은 확장보다는 질을 높일 계획이다. 사회과학·공학 쪽으로도 특성화 계획을 마련 중인데, 교수님들과 상의·조정해 특성화 중장기 방안을 마련할 생각이다.

대학의 특성상 개혁은 총장 혼자서 밀고 나갈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변화가 느리다는 점에서 반성할 부분도 있지만, 전체 구성원의 합의를 도출한 다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행정에 융통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은데.

"결국 규제가 많다는 얘기다. 국가적 차원에서 실물·금융 부분이 많이 개방된 반면 교육은 그렇지 못하다. 내부적으로 개방과 자율화는 같이 가야 하는데, 둘 다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개방과 자율화는 ‘가치 판단’에 의해 이뤄지지는 않는다. ‘국제 규범’에 의해 판단받아야 할 부분이다.

교육 부문은 한국 특유의 제도가 너무 많다. ‘모나다’는 얘기인데, 국제적으로 통용되지 않는 제도가 많은 것은 국제화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원하든 그렇지 않든 국제화 시대에 들어선 만큼, 교육도 국제적 기준에 발맞춰 바뀌어야 할 것이다."

-국립대와 동일한 잣대로 사립대까지 규제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의견이 많다.

"한국 대학의 80% 정도가 사립대인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가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옳지 않다. 시대적 상황에 따른 변화를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교육은 ‘투자재’·‘공공재’의 성격이 강했지만, 지금은 ‘소비재’의 성격이 강하다. 고교 졸업생의 대다수가 대학에 진학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경우를 살펴봐도, 사립대라고 해서 기업처럼 행동하지는 않는다. ‘학교’라는 특성이 있으므로, 발전기금이나 국가 지원 등이 뒷받침된다. 무조건적 규제보다는 사립대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학생이 ‘고객’과 같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전적으로 동의한다. 교육도 시장의 원리를 따라, 수요자의 요구를 존중해야 한다. 시장의 논리가 ‘상품성’에만 매몰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교육 소비자인 학생들을 적절히 고려한다는 측면이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는 한림대를 이끄는 데 있어 학생취업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다. 기업과 사회의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얘기다. 대학이 취업준비기관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대학이 배출한 인재를 사회가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그 교육은 실패라는 생각이다."

-사학법·기여입학제 같은 민감한 교육 쟁점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사학법·기여입학제가 한국에서만 허용되지 않는다면, 이는 잘못된 것이다. 국민 정서와 여론을 잘 파악하면서, 대학의 자율성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기본적으로 대학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

자율성을 침해하는 규제는 풀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사전 규제가 엄격한 반면, 이후 평가와 처벌은 허술하다. 선진사회란 자율성을 주고, 그에 따른 책임을 엄격하게 묻는 것이다. 규제가 지나치면 하향평준화의 부작용을 야기한다. 경쟁 만능주의는 문제지만, 교육의 수월성을 확보하려면 경쟁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총장으로 재직하는 동안에 한림대가 더욱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한림대 총장을 맡게 된 것은 큰 영광이자 기회인 만큼, 앞으로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

대담=본지 이인원 회장, 정리=김봉구 기자, 사진=한명섭 기자

김봉구 기자 (hr_bong@unn.net) | 입력 : 07-02-14 오전 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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