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지난해 12월 21일 취임한 이 총장은 취임 56일만에 결국 사퇴하게 됐다. 또 김호영 교무부총장과 안암·서창 처장단 12명이 일괄 사의를 표했다.
이 총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자, 이날 오전 사퇴발표 직전에 나온 교우회 사설에 눈길이 쏠렸다. 이 총장의 사의 결정에 교우회의 입장이 실린 사설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이는 고려대가 학내 논란이 있을 때마다 교우회가 영향력을 행사한 바 있기 때문이다. 교우회는 지난 1989년 이준범 총장의 연임 논란, 2002년 김정배 총장의 세금대납 의혹, 2005년 인촌동상 철거 갈등 등 학내 혼란이 있을 때마다 여론을 주도해 왔다.
교우회가 성명서를 발표한 뒤 논란을 겪던 이 총장과 김 총장이 사퇴 결정을 내렸으며, 학생들이 인촌동상을 철거하려 할 때도 교우회가 설득에 나서 철거를 포기하게 했다.
그러나 이필상 총장은 지난 13일 신임투표에 들어가기 전 이미 사의를 결정했다고 한다. 비서실 관계자는 "학내 사태가 조금도 안정되지 않고 있어 조기 수습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신임투표 전에 이미 사의할 마음을 가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총장이 신임투표 결과를 지켜본 것은 명예 회복과 관련이 깊다. 구성원 지지로 명예를 회복한 후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 비서실 관계자는 "아무래도 신임 투표를 보고 총장님께서 아직도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교의 내분이 심각한 것처럼 비춰져 더 이상 끌고 가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하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