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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신임'..이필상 총장 거취는?
"신임한다" 88.7%..but, 투표참여율 39.2% '저조'
이필상 총장이 신임투표 결과 과반수 이상의 신임을 받으면서 고려대 상황이 새 국면을 맞았다.

이 총장은 지난 9일 교수총회에서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신임투표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거취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과반수가 '불신임'을 표할 땐 자진사퇴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투표결과는 '88.7%가 이총장을 신임하는 것'으로 나왔다.

따라서 이번 투표 결과를 글자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이 총장은 과반 수 이상의 신임을 받아 총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문제는 투표율이다. 방중이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39.2%의 투표율로 전체 교수들의 신임여부를 가늠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법과대 교수는 "과반수가 투표해 그러한 결과를 얻었다면 좋았을텐데, 투표율 39%는 (판단하기) 애매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신임투표를 제안하면서 "구성원의 총의를 모아 선출되는 총장직과 관련한 진퇴 문제는 구성원 총의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 문제는 본인의 논문과 관련된 사안이므로 학내 구성원 중에서 특히 교수 전체를 대상으로 본인의 신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말대로 '구성원 총의'가 나타나기 위해선 투표율이 중요했다.

특히 이 총장의 표절 문제를 자체 조사하겠다고 밝힌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이사회(이사장 현승종)의 최종 결정에도 이 총장의 신임투표 결과가 상당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사회의 입김보다는 구성원들의 의견이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는 고려대의 특성 때문이다. 한 고려대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신임투표 결과와는 무관한 결정을 내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 사무국 관계자도 "이사회의 자체조사는 이번 투표결과와는 무관하게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재단의 결정에 신임투표 결과도 고려할 사안"이라는 점은 동의했다.

투표율이 낮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교수들의 외부 일정이 많은 방중이었다는 점과 위임장으로 대신할 수 없는 전자투표였다는 점에서다. 고려대 관계자는 "총장을 선출하는 것도 아니고, 재신임 여부를 묻는 투표치고는 투표율이 높은 편"이라며 "이번 투표가 비교적 나이 든 교수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는 전자투표 방식으로 치뤄진 점과 방중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500표 가까이 나왔다는 것은 높은 투표율"이라고 밝혔다.

이 총장측의 한 교수는 "몇몇 단과대에서 '투표 거부'쪽으로 여론몰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480명 정도가 참여했다는 것은 예상보다 높은 투표율"이라며 "이번 신임투표 결과는 이필상 총장에게 계속 자리에 있어달라는 뜻으로 볼 수 있어 이 총장이 총장직을 계속 수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정경대, 언론학부, 문과대, 이과대가 투표 불참을 선언한 것을 감안해 달라는 것이다. 이들 4개 단과대의 전체 교원수는 250여명 정도다.

따라서 이번 투표결과를 두고 '신임'으로 보는 의견과 '교수 전체의 뜻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이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방중임에도 40% 가까운 교수들이 투표를 해 88%가 넘는 교수에게 신임을 얻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역으로 '투표율 40%'는 이 총장의 낙마를 원하는 교수들이 끊임없이 문제삼을 수 있는 계제다. 결국 투표율과 투표결과, 표절 여부에 관해 최종 판단해야 할 재단의 부담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7-02-14 오후 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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