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유어 ‘-치’에 대칭되는 것으로 한자어인 ‘숭어(秀魚)’, ‘잉어(鯉魚)’, ‘붕어(?魚)’, ‘청어(靑魚)’, ‘석어(石魚)’ 등이 있다.
이처럼 어류의 이름을 고유어와 한자어로 구분하여 명명하게 된 데에는 당시에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즉 ‘치’ 계열은 대개 몸에 비늘이 없는 반면에 ‘어(魚)’ 계열은 비늘이 있는 것이 그것이다. 당시 선비들의 의식에 따라 한자어로 나타내는 ‘어’ 계열은 ‘치’ 계열보다 고급 어종으로 생각하여 명명하였던 것이 분명한데 그것은 비늘이 있는 ‘어’ 계열의 어종은 제사상에 올렸던 반면에 비늘이 없는 ‘치’ 계열의 어종은 아무리 맛이 뛰어나도 제사상에 올리지 않은 것으로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뒤 한자어가 일반인들에게 보편화되면서 비늘이 없는 ‘치’도 차츰 ‘어’의 명칭이 붙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치’이든 ‘어’이든 물고기의 이름은 대개 그 생김새와 맛을 따라 이름이 붙여진 것들이 많다. 가령 ‘숭어’는 맛이 빼어나게 좋아서 붙여진 것이고 ‘청어’는 등 쪽이 암청색을 띠었기 때문이며, ‘조기’는 머리 부분에 돌처럼 딱딱한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에 ‘석어’라고 표기했고, 작지만 노란 색깔을 띠고 있으면서 조기처럼 돌이 머리에 들어 있어 이 고기를 황석어(黃石魚)라 했는데 그것이 변하여 대개 ‘황새기’라고 부르고 있다.
‘치’ 계열도 마찬가지로 빛이 검게 생긴 고기라 하여 ‘가물치’(옛날에는 검을 현을 가물현이라 했다), 칼처럼 생겼다 하여 ‘갈(칼)치’, 입술부분에 구멍이 있다 하여 ‘공(孔)치’, 몸이 뱀처럼 길다 하여 ‘뱀장어’ 쥐 소리를 내는 물고기라 하여 ‘쥐치’ 등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뱀장어는 남성의 정력을 돋우는 어류라 하여 한자로는 ‘만어(鰻魚)’ 또는 ‘만리어(鰻?里)’라 표기하였는데 여기서 만자를 파자(破字)하여 보면 고기 어(魚) 옆에 날 일(日)자와 넉 사(四)와 또 우(又)가 합해져 있다. 이것을 풀이해 볼 때 하루에 네 번 관계를 해도 또 하고 싶을 정도로 정력이 넘치는 물고기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