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였던 체양은 낙담한 상태에서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중 극약을 마시고 숨졌으며 암울했던 자신의 심경에 대해 "탈출구가 없다. 정신과 육체는 분리된듯 하다. 죽음에 이르면 그것으로 다행이다"고 표현했다.
그녀가 숨졌다는 사실은 닷새가 지나도록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으며 룸메이트가 문을 강제로 뜯고 방안으로 들어가서야 바닥에 싸늘한 주검인 채로 누워있는 체양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체양의 죽음에서 보듯이 캘리포니아주립대를 비롯한 미국 전역의 대학에서 재학생들의 정신 건강이 갈수록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지만 대학들은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UC데이비스의 경우 최근 3년간 자살한 재학생이 체양을 포함해 모두 9명에 이르고 지난 2000-2001년 학기로 거슬러 올라가면 7년간 15명이나 된다.
특히 체양의 죽음은 캘리포니아주립대 운영위원회가 10개 지역별 대학에서 운영되는 정신건강 관련 서비스에 문제가 있으며 카운슬링 프로그램을 시급히 확대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지 4개월만에 발생한 것이었다.
이처럼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증가하고 있는 정신건강 문제점들은 빠듯한 대학 생활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들이 많아지고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이미 정신과 치료를 받은 학생들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는 미국 전역의 흐름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정신과 전문의와 대학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를 보면 UC샌프란시스코와 UC머시드를 제외한 8개 캠퍼스에서 카운슬링을 받은 학생수가 2000-2001년 학기에 1만2천384명이던 것이 2004-2005년 학기에 1만5천285명으로 23%나 증가했으며 카운슬링을 받는 학생 가운데 4분의 1 가량은 이미 우울, 분노 등으로 정신과적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였다.
또 미국 전체에서는 연간 1천300명 가량의 대학생이 자살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 같은 자살은 동년배의 취업자 그룹과 달리 사망 원인중 2위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UC 재학생정신건강위원회는 정신건강 서비스와 관련한 예산 삭감을 증액으로 되돌리고 상담의를 2배로 늘리는 한편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 제시한 여러 대안들을 이행토록 요청한 상태이며 UC 캠퍼스에서 전국적인 지침에 따르기 위해서는 104명의 신규 정신과 전문의가 필요한 상태다.
UC관리위원회는 지난해 9월 이와 관련한 보고서를 접수한뒤 올 3월 관련 서비스 제공을 위해 등록금을 일부 인상키로 결정했으나 내년에 증액될 것으로 예상되는 460만 달러로는 아주 극소수의 전문의를 충원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실제로 지난 4월 버지니아공대에서 발생한 조승희의 총기 난사사건을 접한 전문 상담의들은 최악의 악몽이 현실로 드러난 사례라고 분석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는 학생들을 매일 접하기에도 벅찬 상태라고 호소하고 있다.
UC샌타바버라의 엘리자베스 다우닝 보건소장은 "문제를 겪고 있는 학생들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며 "기성 세대 부모들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채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많은 스트레스가 쌓였으며 결국 우리의 아이들에게 몹쓸 짓을 하게 된 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UC버클리가 2004년 실시한 조사에서 재학생의 45%가 최근 1년 사이에 학업 및 행복 등을 놓고 정신적 장애를 경험했다고 답했고 10%는 자살을 심각하게 고려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UC샌타바버라의 경우에는 10년전만해도 3개월 평균 상담을 받는 학생수가 21명이던 것이 지금은 200명을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