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열린 서울대 평의원회에서 오연천 행정대학원 교수는 “외부의 변화에 맞춰 서울대가 바뀌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급선무”라며 “그러나 서울대는 국가지원의 지속 감소와 학생수 감축에 따른 기성회비 감소, 법인화 추진에 따른 재정의 불안정성 증가 등으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오 교수가 공개한 서울대 내부자료에 따르면, 서울대의 총 예산에서 국고가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 2001년 37%에서 매년 낮아져 2006년에는 26%로 집계돼 5년간 11% 포인트나 줄었다. 반면 기성회 예산은 2001년 전체 예산 중 20%의 비중에서 2006년 22%로 소폭 상승한데 그쳤다. 정부의 인원 감축 요청에 따른 것이 발목을 잡았다고 오 교수는 풀이했다.
김도연 공과대 학장도 “학생 정원감축으로 세계 대학 평가에서 지난해 63위를 기록했으나, 이는 역으로 서울대의 재정난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서울대가 공식 집계한 작년 예산 8,200여억 원이 “터무니없이 부풀려졌다”는 주장과 지출구조가 경직성을 띠고 있어 예산 재량권이 취약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오 교수는 “서울대 예산은 최근 5년간 매년 8.3% 증가한 것으로 나오는데, 이렇다면 왜 어려운지 의구심이 들 것”이라면서 “회계간 전출입과 재원이전으로 중복계상이 불가피한 총재정규모 대신 예측 가능한 가용재원으로 분석한 결과 작년 예산 규모는 최대 5,537억 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대 예산의 지출구조가 국고의 경우 법령과 규정, 관행 등에 따른 의무적 지출이 무려 94%에 이른다”며 “대학 재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 전체의 6% 수준밖에 안된다면 (이장무 총장을) ‘6% 총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재정 우려에 대해 곽수근 경영대 학장은 “재정확충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발전기금과 기성회비 확충”이라면서 “서울대가 2025년 세계 10위권 대학 수준의 재정 규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매년 기성회비를 최대 18.5% 이상, 대체로 매년 10% 이상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 학장은 기성회비의 과도한 인상에 따른 학생들의 반발을 완하하기 위한 방법으로 ‘등록금 예고제’ 도입을 제안했다. 입학 전에 자신이 납부하게 될 등록금 수준과 향 후 재정수요에 따른 인상 정도를 미리 고지해 재정의 불안정성을 해소하고 학생들의 동의를 얻어내자는 것.
그는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외국의 경우와 같이 기부입학제 도입도 고려해야한다”면서 “현재로서는 사회적인 거부감이 심해 단기적인 도입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곽 학장은 이 밖에 기부자의 자제에게 기여입학 혜택을 주는 ‘발전기금 기부자 마일리지 제도’와 건물과 강의실은 물론, 단과대 이름도 팔고, 교수와 기업을 1:1로 연결시켜는 방안도 내놨다.
그는 “경영대에서는 장학생들에게 기부자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고 추후 대학에 발전기금을 내겠다는 서약서를 받고있다”고 소개한 뒤 “단과대 이름과 교수 등 물적 인적 모든 자산을 팔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