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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불정책 대학가 반응.. 폐지·유지·시기상조 '의견 분분'
지방대는 대체로 "그대로 둬야"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불 정책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한 데 이어 서울대 를 비롯한 사립대 총장들도 3불 정책 폐지를 주장, 3불 정책 폐지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러한 3불 정책 폐지 요구에 맞서 “3불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교육부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뜨거운 감자’인 만큼이나 대학가의 반응도 엇갈리는 가운데 대부분의 수도권 대학들은 최소한 본고사와 고교등급제 정도는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속내를 조심스레 내비쳤다. 반면 지방대는 대체로 3불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입장 유보 또는 점진적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박노형 고려대 교무처장은 3불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처장은 “정부 주도 평준화 교육 결과 공교육은 황폐화됐고, 대학이 신입생들에게 고등학교 공부까지 시키는 상황을 낳았다”고 꼬집었다.

박 처장은 “본고사 시행 여부를 대학에 맡기고, 고교등급제도 경쟁에 따른 차이를 인정하는 차원에서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재정지원을 하지 않는 한, 기여입학제를 막을 명분은 없다고 덧붙였다.

성제호 성균관대 입학처장과 황규호 이화여대 입학처장은 본고사와 고교등급제 자율화에 한 목소리를 냈다. 성 처장은 “최근 사립대 총장협의회에서 지적한 사항에 동의한다”면서 “고교등급제나 본고사는 대학 학생선발의 ‘자율성 확보’ 차원에서 재고할 문제”라고 말했다.

황 처장은 “최근 수능은 사실 ‘실수 안하기’ 경쟁”이라며 “본고사는 문제해결과정을 평가해 우수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유용한 틀거리”라고 강조했다. 황 처장은 이어 “‘고교등급제’라는 명칭이 서열화로 보이지만, 다양한 고교별 특성화를 반영한 방식으로 변화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이들은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교육적 문제라기보다는 재정적 문제”라며 비껴갔다.

박제남 인하대 입학처장은 “본고사와 고교등급제는 이미 어느 정도 실시되고 있다”며 “대학에 자율권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박 처장은 “변별력이 떨어지는 전형자료에 의한 평가보다 본고사를 대학 자율에 맡겨 실시해야 한다”며 “학교 간 학력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는 만큼 고교등급제 허용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고유환 동국대 입학처장은 “3불 정책에 관해서는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사회적 여론을 고려해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처장은 “돈으로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냈다는 인식이 없게끔, 공정한 선발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 처장은 특히 “찬반 논란보다는 ‘공정한 경쟁’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라며 “기여입학제 입학생의 수학능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졸업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현숙 상명대 기획부총장은 “본고사는 대학자율에, 고교등급제는 개별 학과의 특성에 맞게 부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국가차원의 통합관리 등 제도 정비가 이뤄진 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승환 연세대 기획실장과 차경주 한양대 입학처장은 “3불 정책에 대한 본격적 논란이 인 것이 최근이라, 아직 대학 차원의 논의는 이뤄진 바가 없다”며 입장 표명을 꺼렸다.

반면 지방대는 현재의 전형요소만으로도 대학 수학능력 여부를 판단할 수 있고, 굳이 수험생들에게 부담을 지울 필요가 없다며 3불 정책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사회 양극화와 대학 서열화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점도 3불 정책 지지의 주된 근거다.

김영섭 한동대 교무처장과 조태훈 조선대 입학관리본부장은 “현재 전형 요소만으로도 학생선발에 큰 문제가 있지는 않다”며 “본고사를 굳이 도입해야 하는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고교등급제에 대해서도 “상위 1%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는 대학들의 일률적 생각이 잘못된 것”, “고교등급제 시행에 따른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정원 외 모집에 한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 김 처장은 “학교 발전에 공헌하고 사회에 이바지한 사람들을 학교에서 판단해 입학시킬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단, 지방대·수도권 대학, 비인기학과·인기학과 간 격차가 벌어질 우려가 있는 만큼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 본부장은 설명했다.

서울지역 사립대 가운데서도 예종홍 국민대 기획처장은 기여입학제와 고교등급제를 ‘몇몇 대학만을 위한 것’이라 비판했다. 3불 정책은 현행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주장. 예 처장은 “‘자율성’ 명분에 집착하기보다 재정지원책 등 대학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교육부 정책 변화가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학팀>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7-03-27 오전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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