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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초등교원 수급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박남기(광주교대 교수 / 본지 전문위원)
교육과 관련된 주장 중에서 사실이면서도 사실이 아닌 것이 몇 가지가 있다. 대학 신입생이 부족하다는 그것이고, 최근에 주장되고 있는 출산율 저하에 따른 신입생 감소로 당장 초등학교 교사가 남아 돌 것이라는 주장이 여기에 속한다.

대학 신입생 자원이 부족하다는 말은 교수 1인당 학생수를 40명 정도로 맞추어 놓은 상태에서의 정원이므로 만일 정부에서 고등학교(교사 1인당 학생수 16.7명) 수준에 맞추어 대학 입학 정원을 조정하도록 하면 졸지에 대학 입학 희망자원이 남아돌게 된다.

초등교사가 남아돈다는 주장도 마찬가지이다. 2004년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수는 OECD평균이 21.4명인데 우리나라는 33.6명이다. 교원 1인당 학생수 역시 OECD 평균은 16.9명인데 우리나라는 29.1명으로 OECD 평균을 훨씬 웃돌고 있다. 최상의 수준이 아니라 평균 수준으로만 맞추려고 해도 초등교사는 부족하게 된다.

학부모의 교육수요는 갈수록 고급화되어 가고 있다. 그런데 학급당 학생수나 교사 1인당 학생수를 우리나라 경제 여건에 맞게 개선하기는커녕 OECD 평균에도 맞추지 않으려고 할 때 국민들의 우리 공교육에 대한 불만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초등교육의 수준을 어느 정도로 유지하고자 하는가 하는 것은 우리 국민의 선택이다. 국민의 선택에 따라 국가가 수준을 조절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초등교육 여건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면 그 다음은 안정적인 수급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초등교사는 모든 교과를 가르쳐야 하고, 생활지도를 포함한 학급경영 전반을 혼자서 책임져야 한다. 과목에 따라 교사가 바뀌는 중등학교와 달리 초등학교에서는 교사 한 명의 자질이 학생의 미래를 좌우하게 된다. 이 때문에 교대는 모든 학생들이 필요한 능력을 완벽하게 갖출 수 있도록 아주 엄격한 학사운영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기 때문에 특정 직업 교육을 받는 사관학교의 임관시험과 의대생의 의사고시 경쟁률이 2 대 1 수준이 된다면 신입생의 질이 크게 떨어져서 장교와 의사의 질이 떨어지게 되는 것과 같은 현상에 교대에도 발생하게 된다. 1994년 교대 졸업생의 취업률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자 교대는 신입생 모집정원을 채우기가 어려웠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의 압력에 의해 졸업생의 임용시험 경쟁률이 크게 높아진다면 교대는 학생들에게 다른 직업을 함께 준비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충분한 실습까지 거치게 하려면 초등교사 양성기간을 최소한 5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4년 기간동안에 2 개 이상의 직업을 준비시키려고 한다면 무늬만 초등교사인 졸업생이 배출되게 될 것이다.

현재 정부는 복잡한 과정 속에서 매년 임용고사 20여일 전에야 신규채용 규모가 결정되는 기이한 정책 결정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여러 분야 학자와 정부 관계자, 다양한 시민단체가 함께 모여 우리가 꿈꾸는 초등학교의 미래를 먼저 그린 후, 그 그림에 맞추어 미래 교원 수요를 결정하고, 결정된 수요에 따라 최소 4년 뒤의 초등교사 채용 규모를 미리 결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초등교원 신규 채용 규모를 일정 범위 내에서 미리 결정할 권한을 갖는 교원중장기수요결정위원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초등교사를 어떤 체제에서 교육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는 결국 초등교사의 역할을 무엇으로 규정할 것인가, 초등교사가 가르치는 과목 수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과 직결되어 있다. 즉, 우리사회의 선택인 것이다. 만일 초등학교도 교과체제로 이행하고 상담교사가 학생 생활지도를 맡도록 하고자 한다면 초등교사 자격증 과정과 중등교사 자격증 과정을 통합한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초등학교도 4학년 이상은 교과교사들이 주로 가르치던 미국 일부 주에서 최근에는 생활지도 문제를 포함한 여러 문제 때문에 가능하면 담임이 더 많은 과목을 가르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바람직한 양성체제를 논할 때 또 하나 고려할 사항은 우리의 현실이다. 중등교원양성체제가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초등과 중등 양성 체제를 통합하면 결국 전국의 많은 대학에서 초등교사 양성 과정을 운영하는 것을 막을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앞에서 말한 이유 때문에 충실한 초등교원 준비교육을 시킬 수 없다.

설령 종합대 내의 교대 정원은 정부가 계속 통제하더라도 문제는 있다. 초등교직의 특성 때문에 교육비용도 의대생만큼은 아니지만 중등에 비해 아주 많이 드는데 교대와 사대를 통합할 경우 대학 본부에서 이러한 특성을 인정하려들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지금까지 많은 사대가 그러했듯이 교대교육과정 또한 비용이 적게 드는 값싼 과정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고, 그 결과 준비가 덜된 교사가 배출되게 될 것이다. 만일 우리사회가 사시 합격생처럼 임용고사 합격생을 대상으로 2년 정도 연수를 시켜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라면 교사 지망생을 어떻게 준비시키든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다.

OECD 국가중 우리의 초등교육 여건이 가장 열악하지만 현행 초등교원 양성체제를 통해서 우리는 세계 모든 나라가 부러워하는 초등교육 성과를 내고 있다. 완벽한 제도는 없다. 눈에 보이는 한두가지 문제 때문에 초등교원 양성체제를 뿌리째 흔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6-11-14 오후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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