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이날 제1정조위원장인 김기현 의원이 내놓은 사법제도 개혁안을 중심으로 토론을 벌였으나 찬반이 엇갈리면서 당론 확정이 유보됐다. 김 의원은 기존의 변호사법, 법원조직법 등을 개정해 법조 인력의 선발 및 양성제도를 개선하자는, 사실상 로스쿨 도입을 반대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제출한 바 있다.
특히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상수 의원은 ‘인문학 초토화’라는 새로운 반대 논리를 들고 나와 로스쿨 도입을 적극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도입된 의학전문대학원에 이공계 졸업생들이 몰리는 현상이 로스쿨에서도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교육위 소속 이주호 의원은 “로스쿨 법안을 원점으로 돌릴 경우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대 논리를 적극 반박했다.
이 의원은 “인문계열은 이미 취업률도 낮을 뿐 아니라 자기 전공과 연계성을 가지고 취업하는 학생 비율이 반도 안 될 정도로 초토화되어 있다”고 지적하고 “이런 상황에서 로스쿨의 입학 결정을 학과성적과 적성테스 및 어학실력으로 보기 때문에 오히려 열심히 학과 공부를 해 전반적인 분위기가 상승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비록 현재 로스쿨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상당수가 친한나라당 성향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간 10여년의 논의를 통해 로스쿨 도입이 고시낭인의 폐해나 법학교육 정상화를 위한 그나마 대안이라는 인식이 대체적인 중지”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한미FTA 타결로 인한 법률시장 개방으로 법률가 경쟁력 강화 조치 및 폐쇄적인 법률서비스시장 시스템 개혁 요구가 비등하다”며 “국내 로펌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형화·전문화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변호사 수 확대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총이 끝난 후 나경원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추후 각계의 의견수렴과정을 더 거쳐서 로스쿨 법안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전국 법학교수 여론수렴, 국민여론조사, 공청회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다시 의총을 열어 의견을 모으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용상 한국법학교수회 사무총장은 “대한변협이 12일 입법청원을 내면서 어느 정도 예견했던 일”이라며 “여론수렴을 더 하겠다는 것이 유야무야 하다가 장기적 과제로 넘기려는 꼼수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교육위 소속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은 “한나라당 일부 반대 의원들이 반대 논리를 대면서 논의를 원점에서 돌리려고 하는데 사실 로스쿨 법안은 지난해 4월 교육위 소위에서 합의돼 방망이 두드리는 일만 남은 것”이라며 “사실상 지금 통과가 안 되면 로스쿨이 무산될 수 있기 때문에 4월 국회서는 반드시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