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위원장 안상수)는 이날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이 대표 발의한 4개 사법개혁 법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하고 대체토론을 벌였다. 김 의원이 발의한 변호사법, 사법시험법, 검찰청법,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사법연수원 폐지 대신 로펌에서 변호사 수습교육 △경력 3년 이상 변호사 중 판·검사 임명 등을 담고 있어 사실상 로스쿨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토론은 자연스레 로스쿨 도입을 둘러싼 찬반 논쟁으로 번졌다. 열린우리당은 다양하고 전문화된 법률서비스 제공과 법학교육 개혁을 위해 로스쿨 도입을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대부분 △로스쿨 낭인 발생 △인문학 황폐화 △고비용 문제 등을 내세우며 기존 사법제도 개선을 주장했다.
△이상민 의원(열린우리당, 법조인) : 제출된 안은 종래와 다를 게 없다. 다양하고 복잡하며 전문화된 법률 소비자들의 수요를 뒷받침할 내용이 어디 있는가? 낙후된 법학교육 개혁도 부족한 것 같다.
△김기현 의원(한나라당, 법조인) : 전문변호사는 현장에서 필요한 교육을 받게 하면 된다. 제출한 안이 로스쿨보다 더 효율적이며 훨씬 더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
△김동철 의원(열린우리당, 비 법조인) : 변호사 교육을 민간에 맡긴다고 했는데 민간기관이 로스쿨 수준의 규모인가?
△김기현 :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형태이다. 로스쿨 수준은 아니다.
△김동철 : 그런 곳에서 고도의 전문교육이 가능하겠는가? 또 현행 법조인 양성 시스템은 사법시험과의 연계가 부족하다. 정원제 사법시험 제도를 계속 유지한다면 이러한 것들이 개선되고 실무교육이 가능하겠는가?
△김기현 : 로스쿨을 도입하면 인문학, 비법학, 법학 모두 황폐화된다. 의학전문대학원 제도로 이공계가 황폐화되었다고 한다.
△김동철 : 로스쿨 제도 때문에 부작용 생기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핵심은 법조인들에게 일정한 소득이 보장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이다. 사회의 제도적 문제이지 로스쿨이 문제가 아니다.
△안상수 의원(한나라당, 법조인) : 로스쿨 제도는 돈 없는 사람은 진학이 불가능해 법조인이 될 수 없는 제도이다.
그러나 법조인 출신인 박세환 의원은 같은 한나라당 의원들과는 반대로 “로스쿨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당 내에서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박 의원은 “국민들은 사법 불신이 깊고 사법시험제도의 폐지를 원하고 있다. 김 의원이 제출한 안은 국민의 열망에 상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13일 오후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도 김 의원이 내놓은 ‘사법제도 개혁안’을 중심으로 의원들이 토론을 벌였으나 찬반이 엇갈리면서 당론을 결정짓지 못했었다.
법사위는 이날 대체토론 후 김 의원이 제출한 4개 법안을 제1법안소위에 회부하는 한편 오는 25일 공청회를 개최해 대한변협과 교수회,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로스쿨 설립 법안은 교육위에서 넘어오면 그때 심의할 예정이다.
한편,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교육위)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나라당이 로스쿨 개선안을 내겠다고 해서 들여다보니 사법시험제도만 일부 수정하는 것으로, 그것도 지금 시행하는 것을 조문화한 정도”라며 “의지가 없으면 없다고 얘기를 하든가, 로스쿨 도입을 외면하기 어려우니까 무슨 궁색한 핑계를 대느라고 그런 편법을 쓰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원내 6당 대표는 국민연금법과 사립학교법, 로스쿨법 등을 오는 25일까지 해당 상윔에서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