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지도부가 개방형 이사 추천에 종단이나 재단도 참여하는 방향으로 한나라당과 사학법 재개정에 잠정 합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때 타결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당내 반발에 부딪히면서 막판 진통이 계속되고 있는 것.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주말에 이어 지난 23일 잇달아 만나 대학평의원회(학교운영위원회) 산하에 개방형 이사 추천 권한을 가진 이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하되, 여기에 대학평의원회 외에 재단이나 종단도 참여해 2배수를 추천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성 비율을 놓고 막판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대학평의원회와 재단·종단이 절반씩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열린우리당은 추천위를 홀수로 구성해 대학평의원회가 과반수를 차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개혁성향 의원들이 개방형 이사제의 본질을 훼손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글을 띄워 “당 지도부는 사학법을 야합하려면 차라리 한나라당에 입당하는 게 좋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김충환 대변인은 “이사추천위원회의 50:50의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고, 이것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결코 한나라당은 물론이고 사립학교, 종단은 결코 그 안을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은 사학법뿐 아니라 로스쿨 법안과 국민연금법을 동시에 일괄 처리한다는 당론이어서 사학법 재개정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나머지 두 개 법안도 이번 회기 내 국회 통과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로스쿨 법안의 경우 한나라당은 사학법 재개정 협상이 타결되면 자유 투표 방침을 정해 처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경우 정부안대로 통과될지 법학계와 시민단체 요구대로 변호사 수 3,000명 이상 배출 등의 취지가 담긴 수정안이 통과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열린우리당은 교육위에서 로스쿨 법안을 처리한 후 본회의에 상정하는 것을 전제하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 로스쿨 도입을 반대하는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 안과 정부안을 놓고 자유 투표를 벌이는 풍경이 연출될 수도 있다. 현재 정부안은 교육위 법안소위에, 김 의원 안은 법사위 법안소위에 각각 계류돼 있다.
한나라당은 25일 오후 2시 의원총회를 그 동안의 협상과정을 공개하고 로스쿨 법안 처리 방향 등에 대한 당론을 정할 방침이다. 열린우리당도 26일 오전 9시 의원총회를 열어 사학법 재개정에 대한 당론 변경 문제를 논의한다.
25일까지 양당 정책위의장이 사학법 등 3개 법안 처리를 합의하지 못하면 26일에는 김형오(한나라당)·장영달(열린우리당) 두 원내대표가 직접 만나 최종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져 이번 회기 내 처리 여부에 최대 고비처가 될 전망이다. 교육위와 법사위 전체회의도 이날 예정돼 있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도 사학법 개재정을 처리키로 합의했지만 개방형 이사 추천 범위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막판에 결렬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