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설립목적을 보면 “전국 대학(교)의 학사, 재정, 시설 등 주요 관심사에 대한 자율적인 협의와 연구 조정을 통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부에 건의, 정책에 반영함으로써 대학의 자주성을 제고하고 공공성을 앙양하여 대학교육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러한 설립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역대 회장들이 부단히 노력하였고, 그 결과 많은 것을 정부로 부터 얻어내고 대학발전에도 기여하였다.
그러나 그 동안의 대교협의 역할이나 얻어낸 성과에 대하여 만족스러워 하는 대학은 많지 않을지 모른다. 그것은 정책 사안마다 천차만별인 대학들의 이해득실이 다르기 때문이다. 때로는 대학들이 같은 목소리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좋은 정책도 무산되고 마는 경우가 많다. 적어도 설립목적에서 명시하고 있는 것과 같이 자율적 협의나 연구조정을 통하여 대학의 자주성과 자율성을 확보하고, 공공성과 책무성을 제고하는 데는 같은 목소리를 내어야 할 것이 아닌가? 이러한 측면에서 때가 때인 만큼 신임 회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우선 발등에 떨어진 3불 정책을 포함한 학생 선발 자율권과 개정 사학법을 포함한 대학 운영의 자율화 등을 공론화하고, 대학사회는 물론 국민들이 수궁할 수 있는 대교협차원의 정책을 정부에 공식으로 건의해야 한다. 3불 정책은 물론이고 여타 대학 자율화 정책들도 대학들의 입장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대교협 자체의 충분한 논의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논의과정을 통해 하나의 통일된 목소리로 묶어내는 것이 회장의 리더십이다. 그리고 대학들이 같은 목소리를 내어도 지금 3불 정책과 같은 사안은 대통령이 불가원칙을 고수하고 있고 부총리도 소신보다는 정부정책을 밀고 나갈 수밖에 없는 현실의 벽을 넘는 혜안을 찾는 것까지 신임회장에게 우리는 기대한다. 대학총장들이 정치에 깊이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만약 현 정부에서 대학자율화가 쟁취되지 않는다면 차기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여서라도 대학자율화와 대학의 경쟁력을 제고 하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둘째는 대교협이 대학의 자주성과 자율성 확보를 위해서는 먼저 대학이 국가․사회․국민 그리고 특히 교육수요자들에게 공공성과 책무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채찍질해야 할 것이다. 입시제도를 포함한 우리나라의 대학관련 제도와 정책의 변천과정을 보면 대학의 자정노력이 부족하여 규제와 통제를 자초한 부분이 많다. 사학법 만하여도 많은 비리 사학들이 자초한 결과가 건전한 사학들의 발목을 잡는 꼴이 되지 않았는가? 대교협이 총장들이 회원인 협의기구라는 면에서 한계는 있지만 대학의 자주성과 자율성 확보에 걸림돌이 되는 대학의 비리와 부조리 그리고 부정한 행태 등을 자치적으로 정화하는 힘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신임회장이 서울대학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대학의 경쟁력을 제고 하는데 큰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란다. 대학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돈이다. 학생등록금까지 빼돌리는 부패 사학 그리고 학생자원이 없어 폐교 직전인 일부 지방대학까지 경쟁력을 갖도록 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OECD선진국에 비교하면 우리 대학에 대한 정부지원이 너무 미약하다. 즉, 대학교육비 중 정부지원이 OECD평균이 약 78%인데 우리는 겨우 15%에 불과하다. 그래서 이제는 대교협이 나서서 대학에 대한 정부재정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것 역시 현 정부에 기대할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에 차기 대선주자들의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 자율화 없이 대학 경쟁력을 제고 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지만 자율화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재정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특히 이 부분은 모든 총장들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신임 회장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