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은 지난 8일 오전 교육방송(EBS) 특강을 통해 3불정책 옹호론을 펼쳤다.
노 대통령, "3 불 방어못하면 교육 위기 온다"
노 대통령은 '본고사가 대학 자율인가'라는 제목의 특강에서 "우리나라 교육은 그동안 성공해 왔고, 지금도 성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3불 정책을 방어하지 못하면 진짜 교육의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우선, 본고사와 관련, "세계 10위권 대학도 본고사로 학생을 뽑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대학이 뽑기 경쟁을 지양하고 가르치기 경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세계 대학 순위에서 약진하고 있는 일본이 '본고사를 시행하고 있다'는 토론 참가자의 지적에 대해, 노 대통령은 "일본은 우리가 되도록이면 일본 것은 덜 본받도록 해야지요. 일본 것도 최근의 것은 본받을 것이 좀 있는데, 옛날부터 내려오던 것, 일본식 중에서 일본 구식은 되도록이면 우리가 모르는 척하는 것이 좋습니다"며 ‘노대통령’만의 논법으로 논점을 흐렸다.
대통령은 고교등급제에 대해서도 "선진국 어느 나라에도 없는 제도"라며 "고교등급제가 되면 고교 입시가 부활, 초중등학생까지 입시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대통령) 후보 때 후보 토론에 나가서 그거(기여입학제 도입) 괜찮지 않겠느냐 했는데 항의가 빗발쳤다"며 "기여입학제로 학생 뽑을 수 있는 대학은 몇몇 사립대 뿐"이라며 "한 두개 대학 위해 엄청난 사회적 갈등을 부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조중동, "노대통령, 시대착오적 교육관 문제있다" 맹비난
대통령의 이같은 교육관에 대해 조선 중앙 동아 등 주요 일간지들이 사설을 통해 맹비난했다.
중앙일보는 9일자 신문 사설 노대통령은 '3불정책'을 잘못 알고 있다'라는 글에서 "(대통령이) 문제의 본질은 외면한 채, 시대착오적인 교육관에 집착해 있다"며 "우리 교육의 앞날이 걱정스러울 뿐이다"고 개탄했다. 신문은 "우리 교육의 기본 문제는 획일적인 평준화에 있다"며 "하향 평준화로 공교육이 붕괴되니까 학생들은 사교육에 더욱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고사의 본질은 대입 문제의 난이도가 아니라 대입 자율권에 있다"며 "사교육의 주범은 지나친 정부 규제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노 대통령이 우리 교육이 성공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자화자찬일 뿐"이라며 "지난 4년간 사교육은 갈수록 늘고, 양극화됐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3不대입'으로는 FTA시대 못 연다는 사설에서 "(3불 옹호는) 경쟁 없이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며 한미FTA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것과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노대통령의 "정부 관여는 독일 프랑스 영국도 한다" "고교등급제는 선진국 어디에서도 하지 않는다"는 각각의 발언에 대해,
"유럽대학은 정부 규제 때문에 경쟁력을 잃어 청년 실업층 양산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고, "핀란드 스웨덴 같은 교육선진국은 학교별 학업성취도를 낱낱이 공개해 교육 수요자의 평가를 받고 있다"며 대통령의 주장이 오류임을 반박했다.
특히 "노대통령이 교육을 '평등코드'의 유지 수단쯤으로 생각한다면 국가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조선일보는 제비뽑기로 신입생 뽑자는 '3不 입시강령'이라는 사설에서 대통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신문은 "고교 학력 수준을 입시에 반영하자는 것은 고교들 순위를 영속화하고 고교를 계급화하자는 뜻이 아니라 뒤직 학교는 분발하고, 앞선 학교는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해 전체 교육수준을 끌어올리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들은 대통령의 이같은 인식에 냉가슴을 앓고 있다. 국가통수권자가 직접 나서 3불정책을 옹호하고 나선 마당에 더 이상 드러내놓고 3불 폐기를 요구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날 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회장에 취임한 이장무 서울대 총장은 "3불정책을 포함한 대학 입시 자율권 문제를 대학, 정부, 사회가 좀 더 개방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한미 FTA 체결로 그 어느 때보다 우리 대학의 세계화, 수월성, 자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때가 됐다"며 "그 중에서도 첫째가 자율화인 만큼 대학자율화추진위원회를 통해 입시 문제 등 각 대학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대교협 관계자는 "일본이 2001년 '교육신생플랜'과 '시오이'(Center of excellence)사업을 통해 기초학력 저하와 글로벌 대학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며 "3불정책은 대통령이 직접 나설 사안은 아니었는데 괜히 (특강을 통해) 논란만 증폭시켰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