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거진 대학들의 이른바 '내신 무력화 시도' 파문과 관련해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대입관계장관회의가 열린 직후 가진 추가 브리핑에서 입시정책 주무부서 책임자인 황인철 대학지원국장이 무심코 내뱉은 발언 때문이었다.
황 국장은 새롭게 바뀌는 2008학년도 대입제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학생부 반영비율 확대'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각 대학이 스스로 약속한 대로 학생부 반영률을 50% 이상으로 높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기자들이 '대학들이 생각하는 50%는 명목상 비율 아니냐', '대학들이 기본점수를 주는 방법으로 실질반영률을 낮추고 있는데 그럼 기본점수를 주지 말라는 얘기냐'고 묻자 황 국장은 "그렇다. 기본점수를 주지 말라는 얘기다"고 답했다.
이 발언이 나온 직후 브리핑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기본점수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입시정책 실무책임자의 발언이, 수능을 불과 5개월 남겨둔 상황에서 자칫 초래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파장 때문이다.
학생부 기본점수를 없애게 되면, 예를 들어 총점 1천점 만점에 학생부 반영점수가 500점일 경우 학생들의 점수차는 말 그대로 0점에서 500점까지 천양지차로 벌어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학생부가 갖는 위력은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커질 수 밖에 없고 학생부는 수능, 논술 등 여타의 모든 전형요소를 제치고 당락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게 된다.
만약 이러한 교육부 방침이 기정사실화돼 알려질 경우 그동안 수능 공부에 매달려온 학생들은 물론이고 일선 학교현장에서 겪게 될 혼란은 엄청날 수 밖에 없다.
파장을 의식한 기자들이 '교육부의 공식 입장이냐', '발언이 몰고올 파장을 생각하고 얘기한 것이냐', '다시 한번 생각해서 말씀해 달라'고 재차 확인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황 국장은 한참을 생각한 뒤 "개인적 견해였다"고 얼버무리고 말았다.
황 국장을 비롯한 교육부 대학학무과 관계자들은 "공식 입장을 정리한 뒤 오후에 다시 브리핑을 열겠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교육부는 오후에 다시 브리핑을 갖고 '서울대 내신 1~2등급 만점 '내신 실질반영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학측과 적극 협의한다는 등 취지로 한층 '부드러워진' 대처 방안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김광조 교육부 차관은 대학들의 이른바 '내신 무력화 시도'에 대한 기사가 나간 13일 오후 가진 브리핑에서 "불필요한 혼란이 야기되지 않도록 언론이 협조해 달라"며 최근의 입시 논란을 언론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하지만 이렇듯 신중치 못하고 명확하지 않은 교육부의 태도는 오히려 당조 취지와는 정반대로 수험생과 부모들에게 더 큰 혼란만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