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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사학법 위헌소송’ 정치권 눈치 보느라 미루나
변론재개 두 달 넘도록 변론기일조차 못 잡아
“법리적으론 이미 다 나온 일, 미뤄선 안 돼”
헌법재판소(소장 이강국)가 사립학교법 위헌소송에 대한 변론 재개를 결정한 지 두 달이 넘도록 공개변론 날짜를 잡지 못하고 있다. 재개정 논란을 벌이고 있는 정치권의 눈치 보기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높다.

헌재는 지난 2월 26일 사학법 위헌소송에 대한 변론재개를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공개변론을 종결했지만 1월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이 새로 부임하고 2월에는 주선회 재판관의 임기만료로 송두환 재판관이 새로 임명되는 등 재판관 구성에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헌재는 변호인 측에 변론 재개를 통보한 지 두 달이 다 되어 가는 20일 현재까지도 공개변론 날짜조차 못 잡는 등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 소장이 사학법 헌법소원을 다룰 전원재판부에 참여할지 여부 등을 아직 매듭짓지 못한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 소장은 대법관 퇴임 후 사학법 위헌소송에서 정부 측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에 몸담았던 경력이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 공개변론 이후에는 재판관 전체회의인 평의에서도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심을 맡고 있는 김종대 재판관실 관계자는 “공개변론 이후에는 평의에 정식 안건으로 올라간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헌재 공보관실 관계자는 “내부 논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이 소장의 참여여부나 변론기일 등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미 공개변론까지 마친 사건을 두고 헌재가 시간을 끌자 일부에서는 비판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법리적인 쟁점이 다 드러났는데도 재개정 여부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정치권의 눈치를 본다는 지적이다.

사학 측을 대리하고 있는 이석연 변호사는 이에 대해 “법리적인 내용은 이미 다 나와 있고 결정만 내리면 되는데도 정치권 눈치를 보며 판단을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어차피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위헌 판결이 나기 때문에 이 소장이 전원재판부에 참여해도 큰 문제는 안 된다고 본다”며 “헌재는 더 이상 결정을 미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학법 위헌소송은 재작년 12월 28일 사립대와 중·고교, 종교계 학원, 사학법인 이사장 등 15명이 개정된 사학법이 헌법상 교육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는 취지로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당시 임기가 9개월 남짓 남았던 윤영철 전 소장 등 3기 재판부가 사학법 재개정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심리를 미루면서 위헌 여부 판단이 4기 재판부에 맡겨졌다.

권형진 기자 (news@unn.net) | 입력 : 07-04-20 오전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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