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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산학연구로 비상(飛上)하다
'건국 테크노 페어' 산학협력 현황 한눈에
내적으로는 자신감·자극 줘 성과확산 기대
외적으로는 건국대의 연구역량 인식 제고
때로는 숲을 이해하기 위해서 나무를 유심히 봐야할 때가 있다.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열렸던 '건국 테크노 페어'가 바로 그런 경우다. '과학기술로 도약하는 건국'을 주제로 교내 새천년관에서 사흘간 진행된 이 행사는 건국대(총장 오명)의 산학협력과 연구역량을 가늠해 볼 수 있는 행사였다.

◆산학협력 분야의 자신감=산학협력단 주최로 열린 '건국 테크노 페어'에는 건국대의 핵심 사업단 12개의 활동현황과 보유 특허기술 10건이 전시됐다. 정선호 산학협력단장은 "대외 연구비 수주액 연간 10억 원 이상의 사업단 중 내부평가를 통해 보유기술을 인정받은 사업단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사업단이 건국대가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 핵심 연구 집단이란 얘기다.

건국대는 지난해 2단계 BK21 사업자 선정에서 4개의 대형사업과 10개의 핵심사업을 유치했다. 서울시의 산학연 협력사업 중 핵심이랄 수 있는 '전략산업 혁신 클러스터 육성지원사업'에도 3가지 과제에 선정됐다. 또 2005년 기준으로 바이오특허출원 분야에서는 서울대, 고려대에 이어 전국 대학 3위에 랭크됐다.

이 같은 성과는 연구비 수주에서 수치로 확인된다. 건국대는 최근 3년간 연구비 수주액이 급증했다. 2004년 246억 원이던 연구비는 2005년 372억 원, 2006년 511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 대학 산학협력단은 올해 연구비 수주액이 7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연구비 700억 원 달성은 1,200억 원을 넘어서는 연·고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000억 원 규모인 성균관대와 한양대를 넘볼 수 있는 수준이다.

▲ '건국 테크노 페어' 개최는 오명 총장 취임 후 구체화 됐다. 행사장에 참석해 설명을 듣고 있는 오명 총장(맨 오른쪽)

이번 행사는 건국대의 연구·산학협력 성과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김종필 산학협력팀장은 "개별 대학이 기술력과 연구단, 핵심연구를 모두 전시하는 테크노 페어를 개최한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얘기"라며 "벌써부터 내년에는 장소가 더 넓은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개최하면 어떻겠느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개교기념일인 5월 15일에 맞춰 테크노 페어가 개최되고, 산학협력단 소식지인 'KU R&D Frontier'가 창간됐다. 두가지 다 건대의 연구 역량을 알리기 위한 노력이다. 오명 총장은 개교기념식에서 "특성화를 위해 10개 연구집단은 세계 30위권 연구력을 갖추도록 하고, 외부 연구비를 1,000억 원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말 속에는 연구력 증대를 통한 발전 방안이 담겨있다. 2011년까지 5대 명문사학으로 도약하겠다는 '드림건국 2011'의 실현은 산학협력과 연구 분야에서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

◆첫 행사 불구 성과는 '풍성'=이번 테크노 페어 개최에는 내부 경쟁을 유도하고, 사업단·학문분야 간 공동연구를 도모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참여 사업단에 선정되지 못한 교수들에게는 자극이 되고, 분야가 다르지만 접목이 가능한 학문 분야의 연구자들에게는 공동연구를 모색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건국대의 연구역량과 연구 성과를 대내외에 알리는 효과도 크다. 교내 구성원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자교의 연구력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행사 소식을 정·재계와 유관기관에 알림으로써 짭짤한 홍보효과도 올렸다. 김종필 팀장은 "행사를 앞두고 리플렛 수천 장을 산학협력과 관계가 있는 연구기관 기업체 정부기관 등에 보냈다"라며 "정부기관에는 건국대에 지원한 연구 사업의 성과를 보고하는 의미가, 유관 기관에는 건국대의 연구역량을 홍보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 부수적인 효과는 대학 축제의 변화를 선도했다는 점이다. 첫 행사였던 탓에 관람한 학생 숫자는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간 '놀고 마시는' 대학 축제에서 학교가 나서 학술축제 행사로 변화를 꾀했다는 시도 자체가 유의미하다.

가시적으로 나타난 성과도 있다. 건국대가 보유한 특허기술 중 4개에 대한 기술이전이 성사됐다. 강윤찬 교수의 '나노 크기의 코발트 산화물 분말 제조방법'은 한 업체와 선지급금 1,500만원, 매출액 3%의 로열티를 지급받는 조건으로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이충환 교수의 'Ori-∏ 화합물의 피부 미백 활성 기술' 역시 5,500만원의 선지급금과 매출액의 3%를 로열티로 지급받는 조건이다. 이 외에도 김조천 교수의 '대기오염 분석을 위한 수분 전처리 수단이 구비된 시료포집장치'와 신기현 교수의 'RFID 태그 보안카드를 이용한 작업자 식별 프린팅 바인더'도 기술이전이 확정됐다.

▲ 테크노 페어는 내적으로는 산학협력 성과 확산, 외적으로는 건대 연구력 재평가의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 한명섭 기자

◆학생들의 재능도 확인="우리학교 학생들이 만든 발명기술을 체험해 봤는데, 정말 신기하고 흥미로웠다."

테크노 페어 행사장에서 학생들로부터 가장 인기를 끌었던 곳은 학생작품 존이다. 이곳에 전시된 6개의 작품은 교내 공모전을 통해 선정됐다. 학생들의 작품은 오명 총장도 놀랄 정도로 수준급이었다. 학생들의 재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점도 이번 행사의 성과인 셈이다.

이건호 (컴퓨터공학·4)학생이 제작한 '당구길잡이'에는 행사 내내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당구길잡이는 당구대에 위치한 공의 위치를 천장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분석, 사용자에게 '치는 방법'을 제시한다. 쳐야 할 공의 당점, 힘의 세기, 공의 진행 방향을 레이저빔과 시뮬레이션으로 먼저 보여준 뒤 공을 치게 한다. 이 후 사용자는 자신이 친 화면과 시뮬레이션을 비교해 볼 수 있다.

당구길잡이를 체험한 한현주(행정학 4)씨는 "4구 당구를 배우고 싶어도 길을 몰라 배울 수 없었는데 당구길잡이는 여러 가지 길을 제시해줘서 연습하기 쉬웠다"라며 "같은 학생들이기 때문에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백현수(전기공학 4)씨가 제작한 '거침없이 글짓기'는 올바른 작문을 하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다. 한글과 영어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영작문을 할 때 요긴하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Elephant flying to the sky'란 문장을 적었을 경우, 문법적으로는 맞아도 코끼리가 하늘을 날 수는 없으니 '쓰지 않는 문장'임을 지적해 주는 방식이다.

▲ 한 관람자가 'i-Fashion 의류기술센터'의 3차원 코디네이션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한명섭 기자

박치준(법학)씨가 제작한 자동 살균소독기 'HANZEN' 은 이미 사업화된 기술이다. 손을 기계 가까이 가져가면 무알콜 소독액이 분사돼 소독을 시켜준다. 현재 음식점 등에서 물수건대신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사업단은 △응용생명공학사업단 및 생명·분자정보학센터 △바이오칩개발사업단 △디지털콘텐츠사업단 △i-Fashion 의류기술센터 △ST·IT융합공학인력양성사업단 △인공근육연구센터 △생각하는 팔씨름 로봇 △소프트웨어연구센터 △물리학과 BK21사업팀 △e-printing 산업클러스터 △디스플레이인력양성사업단 △U사이언스 기반 신기술융합사업단 등 12개 연구 집단이다.

건국대는 이미 IT(정보통신기술)와 BT(생명공학기술), ST(우주공학기술)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정선호 산학협력단장은 "첫 행사이니 만큼 아직 건국대 역량의 절반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매년 정기적으로 테크노 페어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건국대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는 어떠한 발전상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7-05-17 오후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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