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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법, 직권상정해서라도 6월엔 통과”
[인터뷰]유기홍 의원 / 국회 교육위 열린우리당 간사
사립학교법과 로스쿨 설립 법안 처리가 4월 임시국회에서도 무산됐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개방이사 추천위원회 구성 비율을 놓고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학법 협상이 결렬되면서 로스쿨 법안도 다시 6월 임시국회로 넘어갔다. 본지는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임해규(한나라당)·유기홍(열린우리당) 의원을 지난 2~3일 잇달아 만나 양당의 입장과 6월 임시국회 처리 전망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이 내용상 아무 관련도 없는 법안을 연계시키는 것이 모든 파행의 출발점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열린우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유기홍 의원은 지난 3일 가진 인터뷰에서 “4월 임시국회에서 사학법과 연계해 시급한 민생현안을 통과시키지 않은 것은 ‘인질 정치’”라며 “한나라당이 계속 사학법과 연계 전략을 쓴다면 6월 임시국회에서는 직권상정을 해서라도 국민연금법과 로스쿨법을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 4월 임시국회에서도 로스쿨법 처리가 무산됐다.

“노무현 대통령도 언급했지만, 사학법과 연계돼 시급한 민생현안이 통과되지 못한 ‘인질정치’이다. 국민연금법은 양당 복지위 간사가 합의해 서명까지 했고, 로스쿨법은 소위에서 의결 직전까지 갔던 법이다. 오로지 사학법이 안 됐다고 통과 못 시키겠다는 한나라당 때문에 파행이 계속 되고 있다. 사학법은 사학법대로 다루고, 로스쿨은 로스쿨대로 다루어야 한다. 두 법안을 연계하는 전략은 군사독재시절 소수 야당이나 쓰던 전략이다.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이 내용상 아무 관련 없는 법안을 연계시키는 것이 모든 파행의 출발점이다.”

- 한나라당은 6월에도 일괄처리를 주장할 텐데 전략은 무엇인가.

“국민연금법과 로스쿨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2008년부터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국민연금법이 6월에 통과되지 않으면 내년 예산에 반영할 수 없다. 로스쿨법도 4월이 거의 데드라인이었다고 보는데, 계속 사학법과 연계 전략을 쓴다면 직권상정을 해서라도 통과시키겠다. 둘 다 오랫동안 논의해왔던 법이고, 직권상정의 요건은 된다고 본다.”

-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이 합의안을 거부했다고 주장하는데.

“6인 회담에서 합의한 적 없다. 사실 왜곡이다. 한나라당의 기본 생각은 대학평의원회(학교운영위원회) 인사가 이사회에 한 명이라도 들어가선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1+1’을 제시한 적이 있다. 이사회 최소 규모가 7명이기 때문에 4분의 1이면 2명이 개방이사다. 대평에서 1명만 추천하고 나머지 1명은 이사회에서 추천하자는 안이다. 1명을 양보한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개방이사 추천위원회를 반반으로 구성하자는 안을 들고 나왔다. 이사회가 2배수를 1배수로 거르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대평에서 추천한 이사가 1명도 안 들어갈 수 있다. 대평 추천 인사를 추천위의 과반수로 하자는 것은 개방이사제를 살기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다.”

- 추천위 구성을 반반으로 하는 게 서로가 명분과 실리를 나눠 갖는 길이라고 한나라당은 얘기하는데.

“‘1+1’도 안 받은 게 한나라당이다. 이번에 낸 안도 사실상 한명도 안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개방 이사제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안이다. 우리당은 사학법을 재개정하기로 한 후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왔다. 지난해 12월 이은영 의원이 재개정안을 내 사학이 원하는 대로 겸직금지나 임기조항 등을 풀었다. 정관에 정하도록 한 개방이사 자격요건을 법에 규정하는 것까지 들어주려고 했고, 임시이사에 대한 우려를 받아들여 사학분쟁조정위원회를 법제화했다. 종교계나 사학쪽 요구를 대폭 수용했는데도 한나라당은 여전히 대평 추천 이사를 1명도 안 넣으려는 발상을 갖고 우리가 양보한 부분은 전혀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무리하게 고집 피우면 앞에 합의된 부분까지 법 처리가 안 된다. 한나라당도 명분과 실리 측면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 다른 사법개혁 법안은 통과가 됐는데 로스쿨만 사학법과 묶인 것을 두고 정치력 부재라는 비판도 있다.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우선 사학법 연계 자체가 반칙이고 약속 위반이다. 작년에 한나라당의 사학법 재개정 요구를 받아들인 후 로스쿨 법안은 방망이 두드리기 직전까지 갔다. 애초에 연계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나라당이 연계를 들고 나왔다. 한나라당의 속사정이 있다. 법조 출신 의원들의 반대 등 당내 이견을 조정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 갈등이 표출된 것이다. 거리에서 단식까지 나설 정도로 절박함을 보여준 법대 교수들한테는 죄송하다. 대학들의 투자도 투자지만, 학생들이 진로를 결정하지 못해 혼란을 겪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이다. 일본 변협도 기득권 때문에 반대가 있었지만 사회적 공감대 앞에서 직역이기주의를 강하게 내세우지 않았다.”

- 로스쿨은 통과 여부 못지않게 내용도 관심사이다.

“당연히 지난해 4월 법안소위에서 합의한 안이 중심이 돼야 한다. 핵심은 정원 문제인데, 인원은 시행령으로 돌리자는 것이었다. 한나라당도 그 부분은 같았다.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법안소위 구성 문제이다. 조금 서운한 것은, 한나라당이 소위 위원장까지 사학법에 연계시키고 있다. 지난 2월 간신히 소위 구성할 때 한나라당이 무조건 버티는 바람에 우리가 3대 3으로 양보했다. (사학법 연계는) 합의 정신에 따라 운영돼 온 교육위 기조와도 맞지 않다. 전략을 좀 바꾸었으면 한다.”

- 각 당에서 발의한 등록금 관련 법안도 소위에 계류돼 있는데.

“이건 제 생각인데, 법제화를 통해 규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리당에서 정봉주 의원이 발의한 안도 심하게 인상할 때,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하지만 약간의 장치는 필요하다는 차원이다. 대학 경쟁력의 핵심은 재정확충이다. 규제보다는 전체적인 ‘파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 등 재정확충 노력을 더 논의해야 한다. 재정지원 없이 규제만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 고등교육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교육 예산이 처음으로 30조를 넘어섰는데,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지금은 지방교부금이 남으면 대학예산에 쓰는 방식인데, 교육의 적정 예산이 얼마인지 추산해 보고 거기에 입각해서 대학 예산을 배정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예산 배분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과 함께 세제 면에서 혜택을 주는 방안과 사립대가 갖는 제도상의 불이익을 해소하는 개선책도 추진되어야 한다.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인문학 예산 300억원을 확보했는데 올해도 그런 노력을 지속할 생각이다.”

- 고등교육평가원 설립 법안 처리가 계속 늦춰지고 있다.

“한나라당이 무조건 반대하는 상황이다. ‘작은 정부’를 내세워 새로운 기관 설립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학 경쟁력을 높이고, 잘하는 곳에는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서라도 평가가 대단히 중요하다. 대학 협의체인 대교협은 본령의 일을 하고, 평가는 독립된 다른 기구가 맡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

- 3불 정책 논란이 뜨거워지면서 일부에서는 법제화를 요구하고 있다.

“3불 정책은 참여정부의 고유 정책이 아니라 수십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형성된 사회적 합의라고 본다. 사회적 합의를 과도하게 법제화까지 하는 것은 반대이다. 재조정은 좀 해야 한다. 3불 정책 폐지를 요구하는 사람 중에 기여입학제를 찬성하는 사람은 없다.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도 학교 간 차이를 인정하고 반영하는 방법에 관심이 있지 과거 필답고사 형태의 본고사는 반대하고 있다. 고교등급제도 중장기적으로 볼 때 입학사정관제 등을 통해 학생 개인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방법은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 정치권에서 여론몰이 식으로 이용하지 말고 좀더 생산적인 논의가 됐으면 싶다.”

- 17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중점을 두고 싶은 게 있다면.

“국회의원을 처음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교육격차와 양극화 해소를 통해 교육의 사회적 통합기능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 서울대가 세계대학 순위에서 100위권에 들었다 빠졌다 하는데 전체적으로 대학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 무엇인가도 주된 관심사이다. 멘토링 제도에서 보듯이 대학이 지역과 공존공생 하면서 사회적 역할을 강화해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사실 우리당이 대학 지원을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는데도 사학법 때문에 생색이 잘 안다.”

권형진 기자 (news@unn.net) | 입력 : 07-05-04 오후 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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