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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3불 올인’이 정치공방만 키워
오전 7시 15분 KBS 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 오전 12시 한국언론재단 포럼, 밤 0시 SBS 토론 ‘시시비비.’ 교육부는 13일 하루를 ‘3불 정책’으로 시작해 ‘3불 정책’으로 마감한다. 앞의 두 프로그램은 김신일 부총리가 직접 마이크를 잡았고, SBS에는 김광조 차관보가 출연한다.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3불 정책 폐지 논란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교육부의 ‘요즘’을 보여주는 한 풍경이다. 그러나 대학가 반응은 싸늘하다. 교육부가 교육부답지 못한 비교육적인 방법으로 3불 논란을 정치공방으로 몰고 간다는 지적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8일 EBS 특강을 가진 데 이어 김신일 부총리도 지난 10일 서울시 교육청을 시작으로 ‘2008대입제도 전국 순회 설명회’를 본격 가동했다. 이화여고에서 1시간 20여분 동안 열린 설명회에서 김 부총리는 “3불 정책은 국가 장래가 걸린 문제로 더 이상 흔들려선 안 된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확실히 방향을 잡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시작된 정책 설명회는 전국 10개 권역을 돌며 내달까지 이어진다. 잡혀있는 설명회와 지역별 총장 간담회만 20여 차례이다. 한국언론재단 포럼(13일)을 비롯해 밀레니엄 포럼(25일), 관훈토론(5월 중) 등 외부단체 토론회에도 적극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 본고사 바로알기’란 제목의 팸플릿도 제작했다. 3불 정책 폐지를 주장하는 논리를 반박하는 내용을 담아 총 20만부를 제작했다. 2,000여만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설명회 때 나눠주고, 전국 학교와 자치단체, 동사무소, 농협, 공공도서관, 사회복지관 등에도 배포한다.

그러나 교육부가 합리적인 문제 해결 노력은 않은 채 일방적인 선전전으로 정치공방을 오히려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2일 교원 4단체 대표와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도 김 부총리는 1시간 40여분 가운데 50여분을 3불 정책을 폐지했을 때 초래될 부작용 등을 역설하는 데 할애했다. 단체별로 관심 사항에 대해 서로 협의한다는 본래 취지는 뒤로 밀려났다.

정부의 이런 대응 방식에 대해 안선회 서울시정개발연구위원은 “정부가 너무 과잉대응하고 있다. 정치공방일 뿐이다. 정말 학교와 학부모를 어루만질 수 있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안 연구위원은 올해 초까지 대통령 자문 교육혁신위원회에서 교육정책 현안담당 전문위원을 지냈다.

한화갑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지금 방식은 논쟁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 방향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과거에는 정부가 방침을 정하면 무조건 따라오라고 했지만 요즘은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논의가 되도록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며 “대학도 무조건 폐지를 주장해서는 안 된다. 교육문제만큼은 계급적, 정치적 관점을 떠나 교육의 본질에서 이야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학 전공의 한 서울 사립대 교수는 “잘 알지 못하니까 설득해야 한다, 국민을 굉장히 수준이 낮은 존재로 보는 거다”라며 “국민 요구를 받아주고 여론 수렴할 필요가 있는데 그런 것을 안 하니까 보는 입장에서는 불편하다”라고 말했다.

박천일 숙명여대 입학처장은 “대국민 홍보를 뭐라 할 수는 없지만 홍보 이전에 공론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사회 공론이 들끓자 일방적으로 몰아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한 해 입시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새 입시를 시작하기 전인 이 때가 새로운 입시제도의 부작용이나 바람직한 해결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는 시기”라며 “국민들의 합의 도출을 위해서라도 쌍방적으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공론화 장을 이해당사자 간에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태중 중앙대 교수(교육학)는 “정치적인 쟁점이 되다 보니 교육부도 대학도 서로 얘기 들을 준비를 하는 게 아니고 자신들이 유리한 방식으로 얘기하는 측면이 강하다”라며 “대화 없이 선전전으로 해결될 논쟁이 아니다. 찬반이 아니라, 좀더 차분하게 정리하고 전문적으로 접근하려는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형진 기자 (news@unn.net) | 입력 : 07-04-13 오후 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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