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는 지난 19일, 가정교육학과 교수 1명을 채용 심사하는 과정에서 화상면접 방식을 처음 도입했다. 김규태 교수학습개발원 부원장(전기전자전파공학부)이 개발한 '유비쿼터스 KU' 프로그램(이하 U-KU)을 통해 시범 실시한 것.
박노형 고려대 교무처장<사진>은 "미국의 대학에 있는 대만인 교원 1명에 대한 심사과정에서 웹캠을 이용한 화상면접을 시범 실시해, 면접의 목적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앞으로 해외 대학에 있는 외국인 교원이나, 해외대학에서 공부중인 우리나라 교원을 채용할 때 화상 면접을 통해 선발하는 방법을 학교 전체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화상면접은 비용과 시간이 크게 절감되는 이점이 있다. 박 처장은 "기존에는 해외 교수를 임용할 때 직접 현지에 가서 면접을 보거나, 응시자가 국내에 들어와 면접을 봐야 했다"며 "이러한 부분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아 IT기술을 이용해 화상면접을 시도해 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U-KU 프로그램은 웹캠과 해드셋만 설치하면 지구촌 어디서나 화상으로 대화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고려대는 해외 교원의 프리젠테이션을 화면을 통해 볼 수 있고, 응시자와의 질의응답을 진행할 수 있다.
박 처장은 "화상 면접을 시범 실시하자고 했을 때 교수를 채용하는 해당 단과대에서는 응시자를 직접봐야 한다고 요구했다"며 "그러나 화상으로도 면접의 목적을 충족시킬 수 있고, 비용과 시간이 절감된다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
영어강의 비율 2010년 50%로
박 처장은 이 프로그램을 화상강의에도 적용, 영어강의를 확대하는데도 활용할 방침이다.
"고려대가 오는 2010년까지 영어강의 비율을 50%까지 확대하려고 하는데 전임 총장 때는 신임교수들에게 이 부분에 대한 부담을 지게 한 측면이 있었다. 화상강의는 이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면서 영어강의 비율과 질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화상강의는 프랑스의 한 대학의 협조를 받아 전기전자전파공학부에 한 해서 시범 실시되고 있다. 박 처장은 이 또한 시범실시를 거쳐 2학기 때부터는 다른 단과대까지 확대시킬 계획이다.
"교육의 질 높이려 교육실명제 도입"
특히 박처장은 교육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성적증명서에 교수 이름을 명기하는 '교육 실명제'를 오는 4월 중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의 가장 큰 존재 이유는 교육에 있다. 최근 대학평가 등으로 연구나 사회봉사가 교육보다 중요하게 간주되고 있는데, 교육이 대학의 일차적인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학생들 성적 증명서의 교과목 옆에 강의한 교수 이름을 적을 생각이다. 그러면 누구에게 배웠는지 사회가 평가할 수 있게 되고, 교수들도 강의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게 될 것이다."
박 처장은 '국제화'를 강조해 온 고려대가 외국인 학부생 비율(0.6%)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에 대해 "영어강의 비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기 때문에 곧 개선될 것"이라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학부생이 와서 영어로 수업을 들을 수 있어야 하는데, 지난해 고대가 34%의 강의를 영어로 진행했다. 올해 이를 40%, 2010년까지는 50%로 확대할 것이기 때문에 이제는 외국인 학부생을 받을 준비가 된 것으로 봐도 된다."
해외석학 초청 특강 준비
고려대는 또 이르면 오는 여름학기부터 '해외석학초청 특별강의'도 진행한다. 고려대 교수들이 해외대학에서 수학할 당시의 지도교수를 모셔와 공동으로 강의한다는 얘기다.
"교수님들 중 유학할 당시 훌륭한 교수님에게 지도를 받은 분들이 있을 텐데, 그런 분들을 초청해 정규강좌로 개설하면 어떻겠느냐고 생각했다. 올해 처음으로 시도해 보려고 하고, 이미 3명을 초청할 수 있는 예산을 책정받았다. 다만, 초청 대상은 해당 학문분야에서 석학으로 인정받는 분으로 제한한다는 기준을 세웠다."
박 처장은 요즘 제기되는 '3불 정책 폐지론'에 대해 사견임을 전제로 폐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지금까지 정부가 주도한 평준화 교육의 결과, 학원 비지니스는 성장했고 공교육은 황폐화되었다. 평준화 교육은 대학이 학생들에게 고등학교 공부까지 시켜야 하는 부작용도 낳았다"며 3불 정책을 폐지하고 입시에 관한 대학 자율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