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홍석 전국 국·공립대학 교수(협의)회장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총장직선제 무용론에 대해 대통령 직선제를 예로 들며 정면으로 반박한다.
대통령 직선제가 지역감정의 악화와 같은 결점이 있다고 해서 직선제를 부정하고 ‘체육관 선거’(간선)로 대통령을 뽑자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받아들일 수 없듯이 총장직선제의 폐해가 있다고 이를 전면 부정하는 주장에 대해서는 모욕감마저 느끼게 된다고 토로한다.
총장직선제는 피선거인과 대학 구성원간의 토론과정을 거쳐 대학발전의 비전에 대한 합의를 이루고 구성원의 참여를 유도해 냄으로써 총장의 독선적인 행정을 막을 수 있는 제도라고 설명한다.
파벌조성 등 직선제의 폐해를 과대 포장해 폐지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교수들의 자정 노력에 의해 혼탁선거가 되지 않도록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는 것.
“총장 선출로 갈등을 빚고 있는 고려대는 직선제를 시행해서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 재단이 직선으로 뽑은 후보대신 현 총장을 연임시켰기에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서울대의 경우 후보 난립을 막기 위해 간선제 채택을 검토 중이라고 하는데 후보가 많은 것이 문제가 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대학 행정을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많은 것은 긍정적인 일로 후보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선출과정에서 여러 장치를 통해 잡음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부 대학 재단에서 직선제를 폐지하고 임명제나 간선제를 추진 중인 것에 대해 고 회장은 “임명제는 대학이 정치권의 역학관계에 종속돼 본래의 사명을 다하지 못하고 정권유지를 위한 사회화기구로 전락했던 비민주적이고 타율적인 관행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교수들만의 직선이 아닌 직원·학생들의 참여를 주장하는 요구에 대해서는 지금 현실에서는 총장직선제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 회장은 “대학내 민주화가 정착되고 직원·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 선출권 확대가 가능하다고 보나 아직은 직선제마저도 사수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총장 선출권 확대를 둘러싼 구성원간의 갈등이 자칫 직선제를 폐지하고 임면권을 되찾으려는 교육부와 사학재단의 입장에 동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외부 인사 영입, 특히 정치권과 교육 관료의 대학 진출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 고 회장은 바람직한 총장상을 묻는 질문에 △구성원의 합의를 바탕으로 민주적으로 대학을 운영하고 △정치권력, 교육부 및 사학재단으로부터 자율성을 확보, 대학 자치를 구현하며 △인사, 재정에 있어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