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기 광주교대 교수팀이 교육인적자원부 의뢰를 받아 전국 국·공·사립대 교수 1,3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이다. 최근 발간된 ‘대학별 교수업적평가 현황 분석 및 교수업적 평가 모형 개발’에 실렸다.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해 교수업적평가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2000년대 이후 실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첫 보고서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10곳 중 1곳만 교수가 영역별 비중 선택= 조사결과 현재의 교수업적평가제도에 대한 만족도가 50%를 넘지 않았다. 조사 대상자의 46.7%가 만족한다고 응답했지만 만족하지 못한다는 응답도 38.8%나 됐다. 평가결과 활용 방식에 대해서는 만족하지 못한다(39.1%)는 응답이 만족한다(35.8%)는 응답보다 오히려 높게 나왔다. 심지어 교수업적평가가 교수들의 활동을 불합리하게 규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교수도 30.6%(그렇지 않다 42.7%)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교수업적평가제도의 문제점으로는 역시 평가항목과 기준, 배점에 대한 불만이 가장 컸다. 42.2%가 ‘질적 평가의 어려움과 양적 평가에 대한 신뢰성 확보의 어려움’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심지어 10명 3명(31.0%)은 불합리한 평가 기준을 통해 교수 역할의 범위를 벗어나는 활동을 강요당하는 경험을 했거나 주위에서 보고 들었다고 응답했다(없다 69.0%).
대학발전을 위한 활동, 면학분위기 조성, 건학이념 구현을 위한 노력과 같이 일부 항목은 이를 평가하기 위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교육·연구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는 응답도 35.7%(없다 64.3%)나 됐다. 특정영역의 점수를 무한대로 놓고 평가자 마음대로 평가하는 사례를 경험하거나 봤다는 응답도 11.1%가 나왔는데, 사립대·산업대에서 이 같은 문제가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29개 4년제 대학 가운데 교수업적평가 때 교육, 연구, 봉사 등 영역별 비중을 교수가 선택할 수 있는 곳은 18곳(14%)에 불과했다. 국·공립대가 조금 높았다. 34개 국립대 가운데 8개(23.5%) 대학이 교수에게 선택권을 줬다. 하지만 사립대는 95곳 가운데 10곳(10.5%)만 교수가 영역별 비중을 선택할 수 있었다.
◆학문분야·개인별 특성에 맞는 평가모델 개발 시급= 교수업적평가제도 틀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는 응답이 65.9%로 나왔는데, 특히 ‘평가기준을 전반적으로 조정해야 한다’(88.3%)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평가제도 개선 과정에 보다 많은 교수가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84.6%에 달했다. 74.3%는 교수경력별로 평가유형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가자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61.0%가 나왔는데 주로 사립대 교수들이 이렇게 답했다.
교수업적평가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85.2%가 평가영역별 비중에 대학 특성을 반영해야 한고 지적했다. 같은 학과 내에서도 평가영역별 비중에 교수 개인별 특성 차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68.6%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교수업적평가 중 연구업적을 강조하는 대학이 늘어나는 것이 최근의 추세이다. 연구영역 평가에서 ‘학문영역별, 전공별 차이 반영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 82.4%)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객관성이 떨어지더라도 연구의 질 평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안에는 비교적 찬성률(63.9%)이 낮게 나왔다.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점으로는 역시 ‘학문분야나 개인별 특성에 맞는 업적평가 모델 개발’이라는 응답(44.1%)이 가장 많았다. 이어 업적평가의 목적을 교수능력 개발 지원으로 전환(28.3%)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업적 자료에 대한 객관화 작업, 즉 평가지표의 객관화(12.4%)와 업적 평가의 질적 요소 강화(11.6%)가 그 뒤를 이었다. 업적평가 결과 반영을 확대하자는 안에 대해서는 3.6%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산학협력 분리, 아직은 글쎄= 대학의 체질 개선을 위해 정부가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산학협력 강화이다. 그러나 교수들은 교육, 연구, 봉사 영역 외에 산학협력 영역을 분리하여 신설하는 것에 대해서는 9.4%만이 찬성했다. 지금처럼 교육, 연구, 봉사활동 영역에 포함하되(24.1%) 산학협력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12.2%)는 의견이 더 많았다. 38.2%는 대학에 따라 산학협력 영역의 분리·신설 여부가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학 유형에 따라 평가 영역별 반영비율을 달리한다고 할 때 가장 적절한 반영비율을 고르도록 한 결과 연구중심대학에서는 ‘교육:연구:봉사’ 영역의 비중을 ‘30:60:10’으로 하자는 의견(43.1%)로 가장 많았다. 반대로 교육중심대학에서는 ‘60:30:10’으로 하자는 의견이 41.4%로 가장 높았다. 교육과 연구를 병행하는 대학에서는 ‘40:50:10’의 비중(44.6%)을 선호했다.
교수 유형 중에서 본인이 희망하는 교수 유형을 표시해 달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교수가 연구교육병행교수(57.7%)를 희망했다. 교육중심대학의 교수도 연구교육병행교수를 희망하는 비율이 52.7%로 가장 높았다. 교육중심교수를 바라는 교수는 39.9%에 그쳤다.
교수업적평가 영역별 반영 점수 중에서 어떤 한 영역 점수가 기본 점수보다 높게 나올 경우 이를 다른 평가영역 점수로 전용해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58.8%의 교수들이 찬성했다. 반대하는 교수는 32.0%였다. 정교수 쪽으로 올라갈수록 반대하는 교수가 많았다.
박남기 교수는 “교수업적평가가 대학경쟁력 제고를 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각 대학의 특성과 학문영역의 특성을 반영한 평가모델을 개발하고, 교수 개인의 선택권과 대학 구성원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